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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호수행

백곡지 세 번째[백곡저수지, 충북 진천군 진천읍 건송리](20221121)역사테마공원/식파정/두건마을

by 길철현 2022. 11. 21.

식파정에서 본 저수지

[소개] 백곡저수지는 '1949년에 축조되었고, 1984년 제방 증축공사가 이루어졌'으며, 2013년에 다시 둑 높이기 공사를 했다. 현재 만수면적은 243.4헥타르로 전국적으로 볼 때에도 열세 번째로 큰 저수지이다. 거기다 이 저수지는 크게 세 군데 정도 돌출부가 있어서 그 모양 또한 여느 저수지와는 다르게 복잡하고 특이하다(물론 단순화시키자면 ⎿⏌모양이 되겠지만). 초평저수지와 함께 진천군을 대표하는 저수지이지만, 천 년이나 된 농다리를 끼고 있는 초평저수지(미호저수지)보다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둘레길은 식파정 부근을 비롯하여 일부 구간 조성되어 있고, 제방(410m) 위에서 바라보는 저수지의 조망이 시원한데 돌출부로 인해 저수지의 일부만 볼 수 있다. 저수지 상부에 있는 식파정에서의 조망 또한 뛰어나다. '교통이 편리하고 잉어의 입질이 좋아' 낚시인들도 이 저수지를 자주 찾는다. 그리고, 제방 아래에는 '인조잔디구장 등의 체육시설과 휴게시설이 설치된 역사테마공원을 비롯하여 한국 범종의 예술적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2005년 9월 문을 연 "진천 종박물관"이 있다.'

 

[탐방기] 지난 9월에 이곳을 찾았을 때 시간 관계로 찾지 못했던 식파정을 비롯하여 저수지 상부를 탐방하기 위해 정확히 두 달만에 이곳을 다시 찾았다.

 

서울에서 대구로 내려오는 길, 좀 피곤하긴 했지만 새벽에 일어나 이 저수지에 들렀다가 오려고 알람을 5시 50분에 맞춰 두었는데, 4시 좀 넘어서 잠이 깨 좀 뒤척이다가 5시 반 정도에 다시 깼다. 이 시간이면 막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전날 꾸려둔 짐을 챙겨 5시 45분 정도에 집을 나섰는데, 월요일 아침이라 그런지 동부간선도로에서 북부간선도로로 이어지는 구간이 막혔고, 화랑대 사거리를 지나 북부간선도로로 들어가는 곳, 그리고 구리남양주 톨게이트부터 상일IC를 지날 때까지 상습정체구간은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막혔다(막히지 않는 시간은 아마도 새벽 2,3시일 것이다). 요 몇 년 대구에서 지내다 보니 서울을 비롯하여 수도권의 정체는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상반천 졸음 쉼터를 지나면서 정체가 완전히 풀리는가 했더니 호법을 지나면서 또 병목 현상으로 막혔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출근하지는 않을 텐데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는 몰라도 통행량이 겁나게 많다. 

 

일죽IC에서 중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38번국도에서 17번국도를 쌩쌩 달리는데 어디서 나는 지도 알 수 없게 축사에서 나는 듯한 냄새가 몇 분 정도 심하게 풍겼다. 17번 국도 송문주로 좌측으로는 중형급 저수지인 용설저수지가 잠시 모습을 드러내고는 야산에 막혀 보이지 않았다. 

 

다시 34번 국도를 타고 '진천역사 테마공원'에 도착한 시각은 8시 5분 경. 차량 정체때문에 30분 정도 더 걸렸다. 용변을 보고 편의점에서 산 샌드위치와 우유로 간단하게 아침을 때웠다. 

 

탐방을 어떤 경로로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일단 '백곡수상레저(보트면허시험 면제교육장)' 쪽으로 향했다. 그 안쪽 주택에서의 조망이 어떨지 궁금했던 것이다. 

이 단독 주택 앞에서는 조망이 좋지 못했다.
보트면허시험 면제교육장(백곡수상레저) 앞에는 출입금지를 알리는 안내판이 있어서 몇 걸음 들어가지 못하고 나왔다.
건송길에서, 저수지 좌측 상부. 안개가 좀 남아 있어서 저수지는 흐리면서 몽롱한 분위기를 띠었다.
건송길, 혼저옵서예 펜션 옆 언덕에서. 중앙에 보이는 산은 만뢰산(612.1m)인 듯.

- 미락쉼터길 (따로 둘레길 이름이 있는 것은 아니나 미락쉼터가 있어서 이렇게 붙여 보았다)

혼저옵서예 펜션 옆 건송길 끝까지 가니 '산마루전망대'로 이어지는 산길이 있어서 호수를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올라가 보았다.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지 길에는 낙엽이 잔뜩 깔려 있었다. 하지만 정작 전망대에 도착하고 보니 나무들 때문에 호수를 조망하기가 어려웠다. 이곳에다 '산마루 전망대'라고 이름을 붙인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전망대를 세웠을 때는 나무가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가?). 투덜거리며 돌아나와 안내판의 지도를 다시 살펴보니 호수를 따라도는 둘레길이 있었다. 다시 올라가는 것이 그래서 '호수낚시쉼터'로 가서 길을 찾아보았으나 관리소의 아주머니가 길이 없다고 했다.

빨간 색으로 표시한 부분을 도는 데는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전망할 수 있어야 전망대일 텐데
호수낚시쉼터 옆에서

번거롭기는 해도 호수 옆길(미락쉼터길)을 걷지 않으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아 다시 건송길로 올라와서 안내판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곳에 사시는 할아버지께서 '어디를 찾느냐'고 물으며 안내를 해주셨다. 미락쉼터길을 따라 걸으면 호수를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올라오는 길이 없어서 '되돌아와야 하느냐'고 물었더니 '수상좌대가 있는 곳 부근에서 올라오면 된다'고 말해 주셨다. 

 

호숫가로 내려가는 길은 전망대 바로 옆 왼쪽에 있었다. 

방치된 오두막

둘레길을 따라가다 보니 호숫가로 내려갈 수 있는 곳이 있었고 그곳에서 시원한 호수의 조망을 담을 수 있었다. 

호수 건너편으로 보이는 백곡낚시쉼터와 베이스캠프
미락쉼터, 낙엽이 가득하다.
제방 쪽

수상좌대 지나자 말자 올라와야 했으나 좀 더 걸어가 보았더니 길이 막혀 있었다. 토지 주인과 마찰이 있는 듯했다. 우측 산쪽으로 있는 듯 없는 듯한 산길을 걸어 올라 다시 건송길로 나왔다.  

원래 이 길로 올라왔어야 하는데.

이 집 마당으로 들어가 호수를 보며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저수지 좌측
이 계단도 사용을 안 해 풀이 무성하다.

이곳에서 차를 몰고 나오는데 둘레길을 알려주셨던 할아버지께서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고 있었다.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자 할아버지도 반갑게 답해주셨다. 

 

- 건송길을 돌아나오며

이 조형물이 궁금해서 찾아가 보았는데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 작가는 무얼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출렁다리

- 역사테마공원

이 공원에는 '진천 종박물관,' '생거판화미술관' 등이 있었다. 종 박물관에는 시간이 되면 한 번 들러볼까 하는 생각이 있었으나 월요일이라 휴관이었다.  

이 공원에도 산책로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겠다.
유홍준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에밀레종을 극찬했는데, 이곳에서는 누구라도 종을 칠 수 있게 해둔 것이 좋았다. 세 번 정도 타종을 했는데 종소리가 길게 여운을 남기며 이어졌다. 그러고 보니 종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인 듯하다.
문맥으로 대충 알 수는 있으나 당목, 당좌 어려운 용어이다.
생거판화미술관

- 식파정길(이 둘레길도 따로 이름이 있는 것은 아닌데 편의상 붙여본 것이다)

34번 국도를 타고 가다 대성사를 지나 좌회전해서 사정교 쪽으로 향하다 보면 '카페 브릭' 조금 전에 식파정 입구가 나온다. 지난번에 이곳을 지날 때 식파정에서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을 몰랐고 거기다 시간도 없어서 그냥 지나쳤는데, 그것이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에 이 저수지를 다시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이 식파정에서 저수지를 조망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오른쪽 앞에 카페 브릭이 보인다.

차를 몰고 산을 올라가니 이내 포장도로가 끝나고 흙길을 따라 좀 더 나아가니 삼거리가 나왔다. 식파정으로 향하는 이정표는 따로 없었고, 인터넷에서 읽은 기억을 더듬어 왼쪽 길을 타고 올라가보려고 했는데 내 차로는 올라가는 것이 무리라 후진하여 내려왔다. 차를 세울 곳을 찾지 못해 오른쪽 길을 타고 좀 내려가 길 옆 빈 공간에 차를 세웠다(이 길도 마찬가지로 차로 지나기엔 심하게 울퉁불퉁했다).

식파정 입구에 차를 세우고 올라가면 1시간 반,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끝나는 곳에 차를 주차하고 둘레길을 한 바퀴 돈다면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두 길 다 식파정으로 이어지는데 왼쪽 길이 좀 더 가깝다.
삼거리 직전에 있는 이 공터에 차를 세우면 될 듯하다(나올 때 찍음). 이곳을 보지 못하고 나는 다른 곳에 차를 세웠다.
산길을 따라 걷다보면 왼편에 위치한 두건마을이 보인다.
두 번째 삼거리에서는 오른쪽 길을 따라 가야 한다. 왼쪽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지 모르겠다(두건마을 쪽으로 이어지는가?).
소나무 문
묘들이 꽤 많이 눈에 띤다.

산길에서 내려오자 드디어 식파정이 나를 반겼다. 20분 정도 걸은 듯했다.

소중한 문화유산에 현수막을 거는 것은 괜찮은가?

기대했던 대로 식파정이 있는 곳에서 바라보는 저수지의 조망은 탁 트여 시원하다. 

중앙에 있는 야산은 미락쉼터길이 있는 곳이다.
저수지 좌측

돌아서나오다가 좌측으로 다른 길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그 길을 따라 걸어가보았다.

낙엽이 덮힌 이 길은 저수지 좌측 부분을 보면서 호젓하게 걷기에 좋다. 아쉽게도 다소 물 비린내가 났다.

 

멀리 사정교와 마을이 보인다.
폐가 한 채

식파정길은 둘레길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은 이 저수지에서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코스로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아주 좋은 구간이다. 입구에 안내지도를 좀 더 자세하게 그려놓으면 좋을 듯하다. 

 

- 두건 마을 

 

다시 34번 국도로 돌아나와 두건 마을로 들어가 보았다. 

왠지 두건을 쓰고 들어가야 할 듯한?
예전에는 길이 다소 뚜렷했던 모양이다. 내가 걸은 부분은 사진에서 제일 아랫부분.
이 쯤에서 돌아설까 하다가 좀 더 나아가보았다.

호숫가를 따라 길이 없는 듯한 곳을 지나자 뜻밖에도 다소 넓게 조성된 길이 나왔다. 둘레길을 만들려다가 폐기한 것인가? 

묘와 비석의 거리가 멀다.

- 백곡낚시터와 베이스캠프

출입을 통제할까 다소 걱정스러웠으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생각과는 달리 사진을 찍기는 좋지 않아 쓱 둘러보고는 이내 나오고 말았다. 

이렇게 백곡지(백곡저수지) 탐방은 막을 내렸다. 대형 저수지인 데다가 모양도 특이하고 골도 있어서 탐방하는 재미가 쏠쏠한 저수지였다. 제방에서 건송로를 따라 걸으면서 저수지를 조망해도 좋고, 아니면 식파정길을 걸으며 가벼운 산행과 저수지 조망을 동시에 즐기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