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에서
김 종 길
냇물이 마을을 돌아 흐른다고 하회
오늘도 그 냇물은 흐르고 있다
세월도 냇물처럼 흘러만 갔는가
아니다. 그것은 고가의 이끼 낀 기왓장에 쌓여
오늘은 장마 뒤 따가운 볕에 마르고 있다.
그것은 또 헐리운 집터에 심은
어린 뽕나무 환한 잎새 속에 자라고
양진당 늙은 종손의 기침소리 속에서 되살아난다
서애대감 구택 충효당 뒤뜰
몇 그루 모과나무 푸른 열매 속에서
문화재 관리국 예산으로 진행 중인
유물전시관 건축공사장에서
그것은 재구성 된다
[감상] 대표적인 집성촌인 하회 마을을 찾은 뒤 전통과 그것이 오늘에 지니는 의미 등을 되새겨보는 시인데, 지나치게 산문적인 어투가 시를 다소 밋밋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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