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났더니 천만다행으로 손목의 통증은 거의 사라져 시합에는 지장이 없을 듯했다. 지난 1개월 정도 꾸준히 연습을 해왔고(YG 서브 연습은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했다), 시합 전주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까지 올라가 탁신 정기모임에도 참석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거기다 그 전날에는 서울 올라가는 길에 세종에 들러 셰이크로 전형을 바꿔 좀 약해지긴 했으나 한 때 아마추어 최강자이자 같은 탁신 멤버인 김재욱을 만나 연습을 한 것도 빠른 박자의 볼에 대한 디펜스 감각을 되찾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잘 가늠이 되지는 않지만 개인단식이든, 멤버가 괜찮은 단체전이든(김광훈 3부, 박재철 5부) 어느 하나만이라도 입상을 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내 개인단식 예선전은 10시 반에 있을 예정이라 시간에 맞춰 느긋하게 [성서 다목적 체육관]으로 향했더니,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데 이름을 불렀다는 전화가 왔다. 서둘러 체육관 안으로 들어가 게임에 들어갔다. 상대는 이경자(5부, 펜홀더)라는 분이었다. 좀 연습을 해보니 내 드라이브를 잘 막지 못해서 어렵지 않을 듯했으나, 막상 시합에 들어가 보니 커트량이 많아 서브 공략이 쉽지 않았고, 그냥 넘겨주니 스매싱 공격이 날카로웠다. 뒤지다가 듀스까지는 쫓아갔으나 첫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2세트는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두 번째 세트마저 내주자, 예선 탈락을 막으려면 어쨌거나 0대 3으로 지는 것만은 막아야했다(게임 내용에서는 내가 밀릴 것이 없는 듯했는데 내 범실이 많았고, 상대가 노련한 것은 틀림이 없었다). 이를 악물고 3,4세트를 따내 2대 2를 만들어, 흐름이 내 쪽으로 넘어올 듯했는데, 개회식 때문에 시합을 잠시 중단했다.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이때서야 나는 예선전은 탈락이 없다는 걸 알게 되어 마음 편히 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음을 너무 놓은 탓일까? 5세트에서는 또 원사이드 하게 밀려 5점인가 밖에 못 내고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대신에 그다음 상대인 백두산(6부, 펜홀더)은 손쉽게 3대 0으로 이겨 최소한 조2위는 확보했다. 이경자와 백두산의 게임에서는 첫 두 세트를 이경자가 쉽게 따내 이 여자분이 선수 생활을 어느 정도 한 강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3세트부터는 백두산이 괴력을 발휘하여 3대 2로 역전승을 거두었다. 세 명이 물고 물렸으나 세트 득실에서 내가 앞서서 조1위로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다.
본선 1회전은 부전승이었고, 2회전(64강) 상대는 뒷면에 롱을 쓰는 수비수였는데 좀 약한 분이어서 3대 0으로 쉽게 이겼다.
개인단식을 여기까지 진행한 다음 단체전으로 들어갔다. 단체전도 세 팀이 예선전을 한 다음 본선 토너먼트를 하는 방식이었는데, 개인단식과 마찬가지로 탈락은 없었다. 우리 팀(GFS B)의 첫 번째 상대는 성서 A(박성후, 경원규, 남정애)였고, 내가 1번 단식으로 나갔다. 상대 팀에서는 박성후가 나왔는데, 부수는 4부로 같았지만 넘사벽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어려운 상대였다. 탁구장 리그전에서의 전적은 2전 2패, 그것도 모두 0대 3패배였다. 이 젊은 친구는 예전보다 실력이 더 늘어 내가 아무리 용을 써도 거의 하프 게임이었다. 들어오는 공 한 볼 한 볼이 버거웠고, 어떻게 넘긴다 해도 그 다음 공은 더 어려웠다. 2부나 3부와 맞친다고 해도 이런 정도로 점수 차이가 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선전에 만난 것이 차라리 다행이었다. 이 팀과의 시합에서 복식에서 역전승을 거두어 이기는가 했으나, 3번 단식에서 안타깝게도 김광훈이 패하고 말았다. 두 번째 상태는 박용길 D(조인정, 신명환, 한태희)였고, 역시 1번 단식으로 나가 신명환(4부)과 시합을 했다. 커트가 강하고 받아치는 것이 좋긴 하지만 그 밖에 큰 강점은 없어서 쉽게 이길 듯했으나 2세트를 따낸 다음 3세트부터는 커트가 더 강해지고 드라이브 건 공 받아치기를 몇 개 당해 2세트를 연거푸 내주고, 마지막 세트에서 다소 버겁게 이겼다(11대 8). 우리 팀의 복식도 고전을 하긴 했으나 역시 3대 2로 승리를 거두어, 조2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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