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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23년 탁구 이야기 - 27회 달서구청장기 1(20230422)

by 길철현 2023. 4. 24.

4년 전 어머니 간병 때문에 대구로 내려온 후로 탁구장 리그전은 꽤 다녔으나(최근에는 주로 개인전만) 대구에서의 체육관 시합은 데뷔전이라 살짝 긴장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로 인해 2020년에는 시합 자체가 아예 없었고, 이후에도 어머니 간병으로 시간이 잘 맞지 않았다. 또 두어 번 나가려는 시도는 코로나 상황이 악화되어 시합 자체가 무산되었다. 더욱이 올해 초에는 불면과 우울이 겹쳐 탁구고 뭐고 내 삶 자체가 위태로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위기의 순간이 지나고 나자 삶에 대한 의욕은 물론 탁구를 향한 열정도 더욱 가열차게 타올랐다. 우선 어머니의 간병 문제로 탁구를 제대로 칠 수가 없었는데, 큰동생이 일주일에 세 번 정도는 마음 편히 탁구를 칠 수 있도록 서너 시간 나 대신 엄마를 간병하기로 해서 탁구를 칠 시간을 확보했고, 또 어머니가 자는 새벽에는 아파트 내 탁구장에서 지난 몇 년간 별다른 소득도 없이 시간만 잡아먹던 YG 서브 연습을 매일 한 시간 정도 재개했다(YG 서브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쓸 계획이다. 여기서는 최근 들어 커트량이 조금은 늘어서 실전에 어느 정도 효과적으로 써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 밝혀둔다).

 

그렇게 2주 정도 연습을 해서 실력이 다소 회복되었을 때 [달서구청장기] 시합 소식이 들려왔고, 나는 홈구장인 [GFS탁구클럽]으로 개인단식과 단체전을 신청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월 서울대 체육관에서 열린 [스마일 탁구 대회]가 체육관 시합으로서는 거의 마지막이었는데, 4부로 참가하여 개인단식에서 예선전 3전 전패로 탈락, 단체전 1패로 1회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날의 패배는 당시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닥공으로 치려고 했던 것과, 안 좋은 대진운 등이 겹친 결과였으나 이제는 더 이상 예전처럼 입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에 코로나 이후 유일하게 참가한 [단양 정현숙 배]의 경우 단체전에서는 본선 1회전에서 안타깝게도 최강자를 만나 0대 3으로 완패를 당했으나, 개인단식에서는 16강(본선 3회전)까지 가는 선전을 했다. 

 

이번 시합은 전체적으로 의욕이 넘치고 실력도 많이 회복이 되었으며(GFS 내 까다로운 상대들인 김광훈, 허진, 김윤희, 김현우 등과의 시합에서도 승률이 나쁘지 않았다) 운동량도 꾸준했기 때문에 최소한 면피는 하지 않을까 했지만, 입상을 기대할 수 있을지는 잘 가늠이 되지 않았다. 다리에 힘이 올라 공을 잡아주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었으나, 5구 공격은 아직 불안정했고, 볼 파워를 좀 높인 여파로 탁구를 치고 나면 삭신이 더욱 쑤셨다(특히 어깨의 통증이 심했다). 그런데, 이게 뭔가? 시합 이틀 전인 20일에 마지막 연습을 마친 다음 자고 일어났더니 손목의 통증이 극심했고, 무엇보다 힘을 줄 수가 없어서 시합을 참가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YG 서브를 연습하면서 쌓였던 과부하가 터져나온 것이었다. 부랴부랴 병원을 찾아 소염진통제를 처방받아 먹었더니 천만다행으로 통증도 감소하고 손아귀에 힘도 좀 들어갔다. 자고 나면 시합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될까? 불안감을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