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이란 것이 국가의 폭력이기도 해
그래서 좆같을 때도 많지만
버젓이 존재하는 법을 지키지 않아도
아무도 처벌 받지 않고
아무리 하소연하여도
누구도 코털 하나 까딱하지 않는 이 현실
몸부림칠수록 초라해지는 이 현실
나라가 가난하니
우리 노동자는 더욱 가난하고
코피 터지는 어지러움에도
미싱에 매어달릴 수밖에 없구나
길이 보이지 않는다
길이,
어디로, 어떻게, 왜 삶이?
어두운 기억의 저편은
쉽사리 망각으로 덮어버렸나
다리 아래로 맑게 흐르는 물을 따라
사람들은 풍요를 노래하며 산책하고
내 옆에선
내 또래의 젊은 한국 남자가
외국 여자를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
* '어두운 기억의 저편'은 이균영의 소설 제목에서 차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