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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잠든 어머니를 보면서

by 길철현 2023. 9. 13.

어머니, 길고 길었던 노역의 시간이 겨우 끝났는데
휴식 대신 아픔이 찾아왔네요
고통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당자의 것이라
약을 드리고
파스를 붙여 드리고
위안의 말을 건네며
몸을 주물러 드리는 것외에
달리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네요
더욱 많이 아파서
또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그나마 다행이라 여기면서요
어머니,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며
곤히 잠이 든 이 순간만큼은
그 무거운 고통을 멀리 보내버리고
추운 겨울 지나고 새 봄이 찾아와
온 산이 신록으로 물들  때
마음도 덩달아 연두빛으로 물들던 것처럼 
찬연한 삶의 한 시절로 돌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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