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붙였으니 반은 된 거야
나머지 반이야 어떻게든 되겠지
빵 공장에서 빵을 찍어내듯
시도 그렇게 쓸 수 있다면
맛있고 달콤하고
건강에 좋은지는 미지수이지만
취한 발걸음은
더 이상 너를 기억하지 못하고
너를 사랑했었다
다른 누구도 아닌 너만을 사랑했었다
이 따위 말로는
폐부를 찌르기는커녕
폐부 근처에도 가닿지 못하니
팬티를 벗고 브래지어를 끌르고
야한 게 좋은 거잖아
모두가 바라는 그것
취한 언어는 갈피를 잡을 듯 잡지 못하고
이렇게도 시를 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지만
이렇게도 망가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줄 따름이고
정말 딱 한 번, 딱 한 번만
내가 원하는 게 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노라고 말하지는 말아줘
너를 너만을 다른 누구도 아닌 너만을 사랑했었다
넌 콧방귀도 뀌지 않았고
난 시궁창에 코를 박고 있었고
세상은 언제나 그런 거였다
다시 한번, 나는 시를 쓰고 싶었을 따름이고
당신은 바보처럼 이 글을 읽고 있을 따름이고
넋두리의 끝에는 언제나 토가 나올 따름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