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보다
떨어지지 않는 떨어짐의
호기심이 더욱 강렬했다
발이 머리 위로 올라서자
떨어지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잠시 주변을 바라보는 것
손가락을 꼼지락거려 볼 생각은
애시당초 떠오르지 않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은
이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무한한 자유에 가닿다가
그리하여
죽음은 누군가가 지어낸 거짓이라고
삶 또한 믿을 수 없다고
말들이 뒤엉키다가 분해되다가
문득
내 삶은 시작하기도 전에
죽어나가 떨어졌다는 생각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