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이곳은 한국 최초의 중력식 콘크리트 댐이자 근대적 상수도용 수원지로, 부산 지역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1907-1909년에 건립되었다. 저수량은 약 61만톤으로, 1910년 당시 부산 전체 인구 4만 5천 명이 150일간 쓸 수 있는 양이었다고 한다.
집수 과정은 수원지 내에 거미줄처럼 설치된 사방수로를 따라 흘러든 물을 침전지 댐으로 보낸 다음 토사를 가라앉힌 맑은 물을 지하 수로를 거쳐 여과지로 운반하도록 이루어졌다. 또한 저수지에 저장된 물이 일정량을 넘을 때는 여분의 물을 댐 하류에 거주하는 농민들에게 공급할 수 있도록 별도의 수로가 마련되어 있었다.
1972년 낙동강 상수도 공사가 마무리됨에 따라, 성지곡 수원지는 공업용수 공급용으로 전환되었다가 1985년 1월부터 용수 공급을 중단하였다. 상수도 시설로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지만 원래의 시스템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성지곡은, 신라의 유명한 지관이었던 성지가 전국의 명산을 찾아다니다가 이곳이 경상도에서 가장 빼어난 골짜기라며 자신의 이름을 붙인 데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국가등록문화재 제376호) (안내판)
[탐방기] 나는 부산에는 회동수원지 외에는 저수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가, 안타까운 일로 이 수원지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그런데, 지금 다시 조사를 해보니 기장군을 제외하고도 꽤 많은 수원지와 소류지가 있다. 부산에 여러 번 가기는 했지만 부산이라는 도시가 크고 내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징표이다). 아침 이른 시각에 울산에서 출발하여 국도를 타고 중앙대로로 부산을 관통한 다음 성지곡수원지(어린이대공원)에 도착했다. 입구에 주차장이 있었으나 변두리인데다 일요일이라 골목에 주차를 해도 무방할 듯하여 부근 골목에다 차를 주차했다.
배가 출출하여 식당을 기웃거리는데 아직 문을 연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국밥 집이 눈에 띄어 들어가려고 보니 9시 반에 문을 연다고 되어 있었다. 이때 시각은 9시 11분이었던 듯하다. 문이 열려 있어 일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식사가 된다고 했다. 순대국밥을 시켰는데 순대의 크기가 역대급이었다.
등산객들이 눈에 많이 띄어 호기심이 일었다. 가깝게는 백양산을 비롯하여 멀리 금정산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금정산이 부산의 진산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수원지로 올라가는 길 바로 옆에 있는 성도암에 잠시 들러보았다.
2주 전 용두산 공원을 찾았을 때에도 두 사람의 글로 도배가 되어 있었는데 여기도 마찬가지였다.
백양산 줄기를 배경으로 가득한 맑고 푸른 물에 눈이 시원했다. 전날 저녁에 소나기가 내린 여파인지, 저수지에 도착하여 댐 위를 지날 때까지만 해도 바람이 꽤 세찼는데 어느 순간 잦아들었다.
이 카페에서 잉어 먹이인 건빵을 팔고 있어서 잉어들에게 반을 주고 반은 걸으면서 내가 먹었다.
성지곡수원지를 알게 된 것은 큰 소득이었다. 가볍게 수원지 둘레만 한 바퀴를 돌든지 아니면 산행과 함께 하든지 어떤 방식이든 좋은 휴양이 될 듯했다. 창원의 봉암수원지와 팔룡산을 찾아보고 두 수원지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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