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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으로

K. T. 판(Fann),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황경식, 이운형, 서광사 (Wittgenstein's Conception of Philosophy)

by 길철현 2016. 9. 20.

* K. T. (Fann),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이란 무엇인가, 황경식, 이운형, 서광사

 

<읽고 나서> (110829)

신고서적에 들렀다가, 있는 책인 줄 모르고 이 책을 다시 구입해서 빠른 속도로 읽었다. 프랑스 철학자들이 대세라 근래에는 비트겐슈타인의 이름이 그렇게 많이 언급되지는 않는 듯하다. 하지만 그는, 현재 나의 초미의 관심사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언어의 문제를, 그 한 극한까지 밀고 나간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이명현의 [이성과 언어]라는 책을 통해 그의 사상의 대략적인 윤곽을 접했는데, 이 책을 통해 윤곽을 한 번 더 접하게 되었다. 그것은 그의 사상이 전기와 후기로 나뉘며, 전기의 사상이 간략하게 말해 그림 이론이라면 후기의 사상은 말놀이 게임 이론이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언어에 대한 그의 생각은 전기와 후기에 있어서 커다란 변화를 보여주면서도, 또 어떤 면에서는 이어지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 필자의 주장인 듯하다.

후기의 그의 생각은 내가 최근에 읽은 [존재와 언어]나 라캉의 언어관에서 유추한 관념들을 다시 한 번 짚어보게 한다. 그는 진리를 못 박는 것보다도 현실의 효용성에 더욱 깊은 관심을 보여주는 듯하다.

혼돈, 혼란스러움, 그러면서도 나아가고자 하는 힘과 나를 주저앉히는 힘, 이런 이질적인 것들의 혼종이 현재의 나의 상태이다. 답을 찾으려는 단순하면서도 고집스러운 생각에서 좀 벗어나서 그 과정 자체, 그리고 현재의 문제 자체를 중요시하려는 태도가 부각이 된다. 물론 그러면서도 부지런히 내 머리와 몸을 움직여 나가야 한다.

       

<1> 전기 비트겐슈타인

-언어는 명제로 되어 있다. 모든 명제들은 요소 명제로 분석될 수 있으며 요소 명제의 진리 함수이다. 요소 명제들은 직접 대상을 지시하는 이름들의 직접적인 결합체이다. 그리고 요소명제들은 대상들의 직접적인 결합인 원자적 사실들의 논리적 그림이다. 원자적 사실들은 결합되어서 다양한 복합 사실들을 구성하며, 이 복합 사실들이 세계를 구성한다. 그러므로 언어는 진리 함수적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것의 본질적인 기능은 세계를 서술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언어의 한계를 갖게 되며, 결국 같은 말이지만 세계의 한계를 갖게 되는 것이다. (43)

-우리는 언어의 한계 안에서만 사물에 대해 의미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언어의 한계에 관해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한다면 결국은 무의미한 명제가 되며, 그 한계 너머에 놓여 있는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한다면 결국 헛소리가 된다. (48)

-“언어와 세계의 본질은 무엇인가?”, “언어와 세계의 한계는 무엇인가?”와 같은 물음들을 제기하고 그러한 물음들에 답변을 하고자 함으로써 결국은 그 물음과 답변 둘 다가 엄밀히 헛소리를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 과정에 의해서만 독자의 처지는 나아지게 되며, “세계를 올바르게 보게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인해 독자가 사다리를 오른 후에 사다리를 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64)

 

<2> 후기 비트겐슈타인

-[탐구] 한 문장을 이해하는 것은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하나의 기술을 습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112)

-절대적인 정확성과 엄밀성을 향한 항구적인 노력은 환상으로 간주되며, 모호성은 그것이 일상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한 현실적인 것으로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115)

-[탐구 520] 우리가 철학에서 아주 쓸모없는 것을 명제로 간주하려는 유혹을 느끼는 것은 우리가 그것의 용도를 충분하게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26)

-철학적 물음들로부터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깨달음의 상태는 비트겐슈타인이 추구한 완전한 명료성의 상태와 다를 바가 없다. (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