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 앞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을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 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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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전체적인 흐름이 좋고, 특히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 주고'라는 표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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