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및 탐방기] 2년 전인 2022년 3월에 이곳에 들렀을 때는 물을 다 뺀 상태에서 정비 공사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날 친구와 같이 이곳을 다시 한번 찾았다. 오전 10시 반에 도착했는데, 날이 벌써 무더웠다. 올 더위는 물러갈 줄을 모르고 모든 사람들의 진을 빼고 있었다.
연잎이 가득 메우고 있는 저수지. 군데군데 분홍빛 연꽃도 피어 있었다.
저수지를 한 바퀴 도는데에는 대략 20분 정도 걸렸다. 가볍게 걸을 수 있는 코스지만 더위가 변수였다. 직사각형의 만수면적 5헥타르 정도로 보이는 이 저수지가 나에게 흥미로웠던 것은 그 명칭 때문이었는데, 황제리라는 명칭도 이 황제지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오래되었을 것으로 짐작은 가지만 정확한 조성 년도를 파악할 수 없었다. 물론 황제의 한자는 凰堤로 봉황과 관련된 것이지만(그렇다면 황제와 아주 연관이 없는 것은 아니군) 황제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탐방기를 적으려는데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지명 혹은 명칭, 상호 등으로 엮는 글이 불쑥 솟아올라 시 한 편을 완성했다.
황제리에서
황제리에선 모든 것이 황제스럽다
황제공인중개소가 중개해준
황제타운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아이를 황제지역아동센터에 맡기고
황제1길을 따라 황제지를 한 바퀴 산책한다
황제답게 여유롭게 돈다
그 다음 황제글로브로 출근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부지런히 장갑을 만든다
주말이면 황제스크린골프에서
골프의 정수를 익힌 후
황제분식에서 떡라면 한 그릇으로 허기를 달래본다
아직 연식이 부족하여 황제마을회관엔 출입금지
시내에 급한 일이 있을 때는
황제 택시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황제교차로를 지날 때 과속 차량이
황제교를 무단횡단하는 사람을 치는 걸 보아도
황제답게 의연하게 대처한다
모든 것이 황제스러운 황제리에
밤이 찾아와 이윽고 황제성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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