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즉생 행생즉사의 결의가 없는 자는
필패하기 마련
하긴 목숨을 걸고 시합에 임한다 해도
승리의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칼과 칼이 부딪혀 불꽃을 튀기고
머리 위로 총알이 난무하는 전쟁터가
바로 지금 이곳이다
나와 적은 사적인 감정은 일도 없다
다만 서로의 심장을 노릴 뿐
심장을 뽑아 손아귀에 든 다음엔
상대를 한 없이 너그러이 포옹할 정도
하지만 심장이 뽑힌 자는
존중과 질투가 뒤엉킨 눈초리로 쓰러질 따름
죽이고 죽고를 만 번 이상 되풀이한 백전노장에게도
대결은 늘상 같으면서 언제나 새롭다
심장의 정중앙을 쏘아 맞추고자 하는 마음과
심장의 정중앙으로 돌진하는 총알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은
둘이자 동시에 하나인 양자역학
자작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