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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학작품

주디스 게스트 - [보통 사람들](Judith Guest, Ordinary People, Penguin)(081125)

by 길철현 2016. 12. 7.

*Judith Guest, Ordinary People, Penguin(081125)

(10월 한 달은 정신적으로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그 와중에도--이 글을 쓰는 도중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이 책의 번역본이 막 도착했다--책을 몇 권 읽긴 했지만, 독후감을 쓰거나 하지는 못했다. 그럴 만한 힘이 없었다. 이제 다시 한 번 힘을 내서 길을 걸어 나가야 할 때이다.)

 


<줄거리>

열일곱 살인 콘래드는 자살을 기도한 뒤, 정신병원에 몇 개월 있다가 다시 학교로 복학한 상태이다. 그는 성적이 우수하고 착실한 학생이었는데, 형과 함께 보트를 타고 호수로 나갔다가 갑자기 닥쳐온 폭풍우로 형이 죽자, 그 죄책감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기도한 것이었다. 그 뒤로 그는 지속적인 불안감에 떤다. 그러다가, 버거라는 정신과 의사를 만나면서 차츰 정신적인 안정감을 찾는다. 그의 아버지인 캘빈은 세무 변호사로 콘래드에게 자상한 반면, 어머니는 다소 냉정한 모습을 보인다. 콘래드는 때때로 자신의 정신적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해서, 어머니에게 심한 말을 하고, 친구들과도 소원해 진다. 자신이 계속 몸담아 왔던 수영 팀에서도 탈퇴한다.

지니라는 성가대 단원이자 자신과 동갑인 여자애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두 사람은 사귀는 상태가 된다. 점차 안정을 찾아가던 그에게, 정신병원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의 자살 소식은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불러오기도 하지만, 큰 사고 없이 지나간다. 하지만, 이제 문제는 콘래드 부모님 사이에서 발발한다. 아버지와 계속 말다툼을 하던 어머니가 장기간의 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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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가족 구성원의 죽음이라는 비극이 한 가정에 불러일으키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명한 심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작품은 콘래드와 그의 아버지의 시점이 번갈아 가면서, 그리고 때로는 교차되기도 하면서 전개되는데, 그 때문에 이 작품의 다른 한 축이 될 수도 있는 어머니의 입장이나 관점이 소외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렇긴 하지만, 이 작품은 두 주인공의 심리의 흐름을 대체로 섬세하게 잘 따라가고 있으며, 그것이 이 작품의 강점이라고 본다. 작품의 후반부의 처리는 어떻게 보면 다소 평이한 듯한 것이 아쉽기도 한데, 번역해나가는 와중에 그런 느낌은 바뀔 지도 모르겠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소설사적인 측면에서 큰 획을 그을 정도의 작품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상처 입은 인간의 모습을 정치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이 작품이 지니는 흡인력이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