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 Sagan, Contact, Simon and Schuster 99년 8월 25일
이 소설에 대한 관심은 영화를 보고 나서 고조되었다. 칼 세이건의 책 <코스모스>는 내가 상당히 흥미롭게 읽은 책이라서 작가에 대한 관심은 이전부터 있었다. 과학자가 직접 쓴 소설은 어떠할까 하는 호기심도 만만치 않았다.
이 소설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관심은 과연 이 우주상에 외계인이 존재하며, 만일 그들이 존재한다면, 그리고 그들이 우리보다 기술적으로 월등히 앞서 있다면, 과연 어떤 방식으로 우리와의 접촉을 시도할 것인가 하는 점을 이 책이 어느 정도 보여줄까 하는 점이었다. (앞부분은 내 자심의 심리적 불안과 이 책 자체의 흥미의 부족으로 읽어나가기가 만만치 않았다.) 우주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너무나도 광활하고, 별의 수만 해도 엄청나기 때문에, 외계에 생명체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이다. 하지만 바로 그 광활함 때문에, 이전에 유럽인들이 신대륙을 발견하기 전에는 미국의 인디언들이 미지의 사람들이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접촉>은 용이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에게 놓인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외계인이, 거의 신과 맞먹는 능력을 지닌 외계인이,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우리를 그들이 있는 곳으로 초대한다면. 그런데, 초대를 받고 갔다 오긴 했지만 그걸 증명할 방법이 전혀 없다고 할 때는? 이 뒷부분의 이야기는 작품에 신비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신빙성을 떨어뜨린다. 외계인들이 굳이 하나의 증거도 주지 않을 까닭이 무엇이란 말인가?
글이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소설 자체로서야 저자의 과학적인 지식에다 일반적인 소설작법을 결합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저자의 과학적인 지식에서 몇 가지 새로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 중 첫 째는, 우주에서의 여행이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으로만 이루어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블랙홀이나 웜홀을 이용하여 보다 효과적인 여행이 이루어 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다음은 파이나 무리수, 우리가 흔히 순환하지 않는 소수라고 부르는 수에 우주의 메시지가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른다는 착상이다. 마지막에 엘리가 발견한 부분은 너무 과도하게 뛰어넘는 느낌을 주기하지만 여기에서 인용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The universe was made on purpose, the circle said. In whatever galaxy you happen to find yourself, you take the circumference of a circle, divide it by its diameter, measure closely enough, and uncover a miracle--another circle, drawn kilometers downstream of the decimal point. There would be richer messages father in. It doesn't matter what you look like, or what you're made of, or where you come from. As long as you live in this universe, and have a modest talent for mathematics, sooner or later you'll find it. It's already here. It's inside everything. You don't have to leave your planet to find art, there is, written small, the artist's signature. Standing over humans, gods, and demons, subsuming Caretakers and Tunner builders, there is an intelligence that antedates the universe.
파이에 나타난 메시지를 본 엘리의 생각인데, 마지막 부분 ‘인간과, 신과, 악마와, 포섭하는 관리자와 터널 건축자 위에 서 있는 우주보다도 앞서는 지능이 있다’는 말이 흥미롭다.
인간은 아직까지는 외로운 존재, 버려진 아이(abandoned children)와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이 우주와 생명과 인간 자체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내었고, 현재도 많은 것을 알아나가고 있는 중이다. 물론 우리가 아직도 모르고 있는 것도 너무나 많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 미지의 것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삶을 때로는 절망적으로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흥미진진한 드라마로 만든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 준 책이다.
(아직도 영어 읽기가 서투르다. 꾸준히 읽는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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