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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학작품

헨리 밀러 (Henry Miller) <사다리 아래에서의 미소> 김수영 옮김. ([세계의 문학] 98년 겨울호) 99년

by 길철현 2016. 12. 1.

헨리 밀러 <사다리 아래에서의 미소> 김수영 옮김. ([세계의 문학] 98년 겨울호)


밀러의 작품도 처음 접하지만,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 내 선입견이었다. 하지만 실지로는 우화적인 그런 작품이었다.

 

여기에 소개하는 헨리 밀러의 작품은 진정한 자아에 도달하려는 한 영혼의 우화이다. 이 이야기는 광대와 광대의 미소와 그가 경험하는 무아지경, 그리고 달과 사다리의 아름다운 이미지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는 자아가 완벽하게 실현되는 유토피아에 대해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광대 어거스트는 아마도 헨리 밀러를 가장 닮은 인물일 것이다. 세상사랄들에게 지고의 행복감을 주고 싶어했던, 그리고 결국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나서는 광대의 꿈은 예술가로서의 자기 정체성을 묻는 헨리 밀러의 꿈이다.

 

천부적인 광대 어거스트는 관객들에게 최상의 기쁨을 나누어 주려고 애를 쓰지만, 결국에는 조롱과 야유를 받고 쫓겨 난다. 사람들에게 버림받은 어거스트는 죽음을 경험하고, 다시 유랑 극단으로 돌아가 궂은 일을 하면서 행복을 찾는다. 그러다가 광대 안토인이 병이 나자, 그를 대신해 어거스트는 안토인 역할을 하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천부적인 솜씨를 보여, 관중의 박수갈채를 받는다. 어거스트는 안토인을 위해서 그의 역할을 한 것이지만, 안토인은 충격 때문인지 죽고 만다. 그래서 어거스트는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먼 곳으로 떠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작은 공원에서 그는 자신의 참된 비극은, 또 다른 세상, 무지와 연약함 너머의 세상, 웃음과 눈물 너머의 세상에 대한 자신의 인식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줄 수 없었다는 데에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 그는 죽고 만다.

이 우화는 사실은 좀 더 신중하게 읽고 생각해야 할 작품이지만, 대충 읽어본 바로는 옮긴이의 말대로 예술가가 진정한 자아를 찾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예술을 타인과 공유하려는 노력 등이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