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제는 일단은 제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고, 또 탁구치는 분들이 모두 공유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제 생각을 몇 자 적어봅니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탁구를 치고 있기는 해도, 제 자신이 선수 출신도 아니고(선수 출신이라고 해서 모두 탁구를 잘 치는 것은 아니지요) 또 아마추어로서도 대단한 고수라고 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이런 말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위치라고 하기는 힘들겠지만, 탁구를 가르치는 입장이 되고 보니 그래도 몇 마디 조언을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탁구 실력 향상은 개인의 탁구 감각, 신체적 조건, 나이, 성별 등 여러 가지 변수가 있기 때문에 무조건 열심히 한다고 쭉쭉 느는 것은 아닙니다(그래도 일단은 꾸준히, 열과 성을 다해 치는 것이 갖는 중요성을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탁구의 진리 중의 하나는 "탁구를 쳐도 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안 치면 분명히 준다"는 것입니다. 다른 모든 일도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탁구는 몸을 움직여 하는 운동 중에서도 아주 섬세한 감각을 요구하는 운동이라 며칠이라도 안 치면 볼이 제대로 안 맞습니다(아주 감각이 좋은 사람은 탁구를 오래 안 쳐도 그 감각을 몸이 기억하고 있다가 쉽게 풀어내는 드문 경우를 보기는 했습니다).
저의 경우 운동 신경이나 감각이 아주 둔한 편이기 때문에 탁구 기술을 익히는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렸고 아직도 미숙한 면이 많습니다. 대신에 원래 타고난 체력이 강하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운동 덕분에 지구력, 심폐력, 하체 근력 등은 남들보다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론이 자꾸 길어지고 있는데, 많은 분들의 초미의 관심사인 탁구 실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점들을 생각이 닿는 대로 적어보겠습니다.
1. 탁구도 운동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부상을 당하게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탁구를 깔보는 것인지 자신의 체력을 과신하는 것인지 준비 운동이나 마무리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그냥 탁구를 치고 또 시합을 하다가, 엘보나 허리 통증, 무릎 관절통(도가니) 등으로 탁구를 몇 개월 씩 쉬어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저의 경우 타고난 신체 조건이 좋지 않아서 인지 준비 운동을 나름 했음에도 엘보, 허리 통증, 어깨 통증 등으로 탁구 실력이 좀 늘만 하면 라켓을 내려놓아야 하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해 보니 제가 제 몸에 대해서 너무 몰랐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적절한 물리치료나 마사지 등으로 피로한 근육을 풀어주면서 운동을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기초 체력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입니다. 힘이 있어야 강한 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악력기, 손목 힘 강화기, 아령, 팔굽혀 펴기, 달리기 등을 통해 체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1. 그 다음은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탁구의 기본 기술인 포핸드, 쇼트, 커트 이 세 가지 기본기를 제대로 익혀서 가지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탁구 실력 향상의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특히 포핸드의 경우 꾸준한 스윙 연습을 통해 정확한 포핸드 자세를 가지는 것이 올바른 탁구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면서도 막상 또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망각하고 탁구를 어느 한 부분만 강화시켜서 다른 부분은 큰 구멍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포핸드는 좋은데 쇼트에 약점이 있다던가, 백핸드는 좋은데 포핸드가 너무 약하다던가? 저의 경우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제 실력에 비해서 커트에 약점이 있습니다. 이 약점은 특히 수비수와의 시합에서 두드러지는데 요즈음은 그래도 조금은 보완이 된 듯합니다.
좀 더 부연해서 설명을 하자면, 포핸드와 쇼트의 경우 포핸드와 쇼트를 따로 연습한 다음, 포핸드와 쇼트를 연결해서 치는 훈련(화쇼트)을 많이 할 필요가 있습니다. 커트는 백핸트 커트를 많이 연습하시고, 그것에 익숙해 지면 포핸드 커트도 좀 연습하시면 됩니다.
1. 탁구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도 초보자분들이나 대부분의 아마추어분들이 가장 게을리 하는 것이 서브 연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서 시합을 하면 서브의 구질도 한두 가지로 단조롭고 공도 밋밋하고, 거기다 길게 나옵니다. 탁구를 좀 치는 사람들에게 이런 서브는 정말 눈 앞에 굴러온 떡이라고 할 수 있지요. 가장 기본적인 서브, 즉 커트 서브와 길고 빠른 서브 연습을 - 그 방법을 잘 모른다면 동영상을 보거나 아니면 코치나, 고수에게 물어서 - 하루에 1,2십분만 꾸준히 하더라도 탁구 실력이 일취월장하게 됩니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말을 해본다면 서브 연습을 하면서 리시브에 대한 감각도 더 많이 생겼고 게임에서의 승률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횡회전 서브를 제대로 넣게 되었을 때의 희열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횡회전 서브를 넣기 위해서는 손목이 많이 젖혀져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는 않지요.
물론 서브 연습이 지루하기 짝이 없고, 때로는 할 여건이 잘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탁구 실력 향상에 서브 연습보다 지름길은 없습니다.
1. 탁구 실력 향상을 위해서는 몸으로 익히는 것 외에 이론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터넷에 많이 나와 있는 동영상 중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들을 시청하는 것도 도움이 많이 되지요. 그 다음 '탁구 일지'를 적는 것도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게임을 하고 난 다음에는 '이겼다면 무엇을 잘 해서 이겼는가?' 졌다면 '어떤 부분 때문에 졌는가?'를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원래 글쓰는 것을 좋아하기도 해서 작년 한 해는 제 블로그에다 '탁구 일지'를 써서 올렸지요(올해도 계속 적어나갈 겁니다). 블로그뿐만 아니라 제가 가입한 카페들에도 글을 올렸기 때문에 저와 상대하는 사람들은 '지면 카페에 글이 올라간다'는 부담 때문에 더욱 더 심혈을 기울여서 탁구를 쳤고, 저 역시도 그러한 상대를 이겨 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좀 더 실력이 향상된 듯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인지를 잘 파악해서, 강점을 최대한 살리고 약점은 최대한 보완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르는 상대와 시합을 할 때에는 상대의 강점과 약점을 재빨리 파악해서, 강점은 피하고 약점은 최대한 공략할 줄 알아야 합니다.
1. 제가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 빼먹었다가 중요한 부분이라 적어봅니다. 탁구를 많이 치는 경우에는 사실은 별로 필요가 없을 수도 있는 것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이 있습니다. 서브를 넣고 3구를 어떻게 공격하고, 또 넘어오는 어떻게 치고 하는 것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훈련입니다. 리시브의 상황을 설정하여 그것을 그려볼 수도 있겠지요.
탁구를 많이 치지 못할 때 머릿속으로 탁구를 치는 것이 어떤 사람의 경우에는 상당히 효과적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1. 다양한 상대와의 실전 경험이 갖는 중요성은 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일단 늘 치는 상대와는 승패보다는 연습을 한다는 생각에 조금 더 방점을 두어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으십시오(물론 승패를 완전히 등한시 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실력 향상에는 자신보다 핸디가 2알 정도 고수가 최적입니다. 그 상대를 목표로 꾸준히 탁구를 쳐서 그 상대와 맞수가 된다면 그만큼 실력이 는 것이겠지요. 맞수나 2알 정도 아래 부수의 사람과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만, 어떤 상대라도 - 완전 초보가 아니라면 - 배울 점이 없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회피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다양한 전형과의 시합을 통해 경험치를 쌓는 것이 실력 향상의 밑거름이 됩니다. 저의 경우 수비수나 숏핌플에게 굉장히 취약한데 이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수비수와 될 수 있는 대로 게임을 많이 하려 수비수들은 만나는 대로 전화번호를 따서 시합을 청하기도 했지요.
몇 가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를 큼직한 틀에서 생각이 나는 대로 적어보았는데, 마무리는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 탁구는 남녀노소 누구라도 사시사철 할 수 있는 운동이므로, 꾸준히 한다면 무엇보다도 건강과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됩니다. 쉽게 말해 노화를 많이 늦출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강한 공격으로 득점을 올릴 때는 쌓인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지요.
실력 향상과 함께 건강 증진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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