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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문학작품

스티븐 크레인(Stephen Crane) - [붉은 무공 훈장](The Red Badge of Courage) (Shinasa)[170419-0429]

by 길철현 2017. 6. 28.

 

 

[후기](170628)

 

학생들에게 [영미문학사]를 강의하면서 곤혹스러운 점 중의 하나는 읽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 설명해야 할 때이다. 영미 문학의 방대한 작품 세계를 생각해 보면 중요한 작품이라고 해도 읽지 않은 작품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시간 관계 상 영화나 작품 소개를 읽고 줄거리나 핵심 포인트를 이야기하기 마련인데,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를 하다보면 작품을 읽지 않았음에도 정말 그럴 것이라는 믿음 비슷한 것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어떤 작품을 읽었다고 해도 [후기]를 제대로 적지 않은 경우에는 그 작품에 대한 인상이 시간과 함께 망각의 늪으로 가라앉고 만다.)

 

자연주의 작가로 알려진스티븐 크레인의 작품으로 내가 이전에 읽은 것은 [매기 - 거리의 여자](Maggie : A Girl of the Street 1893)인데, 자연주의 특유의 '하층민의 끔찍한 삶과 그 비극적 결말'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 한 비관적 세계관이 잘 드러나는, 어떤 면에서 보자면 요즈음의 르포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그의 대표작이자, 남북 전쟁을 배경으로 한 순진한 젊은이가 전쟁을 겪으면서 느끼게 되는 심리적 변화를 심도 있게 추적한 것으로 잘 알려진 이 작품을 1951년에 나온 존 휴스턴 감독의 영화로만 접한 채 미루어 두었다가 이번 기회에 읽었다.

 

(작품을 읽은 지 두 달이나 지나 세부 상황에 대한 생생한 느낌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과 인용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큰 인상들을 중심으로 글을 전개해 보겠다.) 우선 흥미로운 점은 이 작품이 작가의 직접 체험이 아니라 전적으로 간접적인 경험, 군사 학교에서 남북 전쟁에 참전했던 교관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들, 그리고 남북 전쟁을 체험한 군인의 수기 등을 바탕으로 작가적 상상력을 덧입힌 것이라는 점이다. 중학교 시절에 내가 좋아했던 작가 중 한 명이 독일의 레마르크인데, 그의 첫 장편이자 그의 대표작이기도 한 [서부 전선 이상 없다]는 작가가 직접 체험한 일차 세계 대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또 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을 많이 쓴 헤밍웨이나, 2차 세계 대전 후에 등장했던 작가들, 제임스 존스, 노먼 메일러, 어윈 쇼, 허만 우크 등의 전쟁 소설들도 개인적 체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스물네 살의 어린 나이에 직접적인 전쟁 경험 없이 간접적인 경험만으로 전쟁이 주는 공포심이나 주인공의 심경의 변화를 면밀하게 추적한 이 작품은 특이한 위치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작품은 주인공인 헨리 플레밍(Henry Fleming)이 전쟁에 참전하여 그가 겪게 되는 일들을 그의 시점에서 전달하고 있다. 어머니와 헤어질 때의 장면, 실제 전투에 참가하기 전의 지루한 기다림, 첫 번째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었을 때의 당당함, 두 번째 전투에서 죽음의 공포심을 이기지 못하고 달아난 것, 같은 편 군인에게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얻어 맞은 것, 동료들에게 그것을 총에 맞아 생긴 부상이라고 거짓말 한 것, 그리고 그 뒤의 전투에서 아주 용맹하게 싸운 것 등에서의 플레밍의 심리를 면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한 개인이 거대한 조직의 일원으로 조직의 목적을 위해 희생 당하고마는 전쟁의 냉혹성을 고발하는 장면도 엿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두드러지는 것은 "삶의 맹목성"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콘래드는 이 작품과 자신의 [로드 짐]과의 유사성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두 작품 다 "죽음이라는 공포" 앞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물러난 인물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후 그러한 심리적 상처를 안고 '보통 사람을 능가하는 힘으로 살아간다는 점' 등에서는 공통점을 엿볼 수 있다. [로드 짐]의 경우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 파멸(인식)에 까지 이르게 되지만.

 

스물 네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전쟁터를 배경으로 한 한 인물의 심리적 변화와 그 행동의 변화를 다채로운 인상주의적 언어로 엮어나갔다는 것은 크레인의 천재성 외에는 달리 설명하기가 어렵다. 스물 다섯 살의 나이에 폐결핵으로 죽고만 존 키츠처럼, 스물 여덟이라는 젊은 나이에 결핵으로 죽고 말았다는 것은 문학사에 큰 손실이다.  

 

 

 

 

 

 

 

 

(15) psychological portrayal of fear

- 조지프 콘래드는 이 작품이 자신의 작품 [로드 짐]과 유사하다고 말함.

(37) It had suddenly appeared to him that perhaps in a battle he might run.

(65) 도망자는 사살하겠다는 장교의 엄포.

(72) 전투에 돌입한 장면 - a blistering sweat, a sensation that his eye balls were about to crack like hot stones. A burning roar filled his ears.

Following this came a red rage.

(76) He experienced the joy of a man who at last leisure in which to look about him.

(81) Flemming이 도망치는 장면 - one who has come to the edge of a cliff at midnight and is suddenly made aware. There was a revelation. He, too, threw down his gun and fled. There was no shame in his face. He ran like a rabbit.

(87) 도망친 후의 생각 - He had fled. . . because annihilation approached.

(92) 달과 지구가 충돌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걸 구경하기 위해 지붕 위로 올라갈 것이라는 것.

(100) Jim Conklin의 죽음. 예수를 상징.

(112) 도망간 것에 대한 양심의 가책. 들통이 나지 않을까 하는 부담.

(123) 한 병사를 붙들고 늘어지다 플레밍이 개머리판에 머리를 맞는 부상을 당함.

(130) 플레밍은 총에 맞고 부대와 떨어지게 되었다고 거짓말.

(132) 곤봉에 맞은 상처 같다는 이야기.

(136) 잠에서 깨고 난 뒤 전혀 새로운 세계를 맞은 느낌.

(145) how could they kill him who was the chosen of gods and doomed to greatness?

공포에 질려 달아나는 군인들을 비웃음. (As for himself, he had fled with discretion and dignity)

(148) "All quiet on the Rappahannock" 레마르크의 첫 장편인 [서부전선 이상없다]라는 제목이 여기에서 나온 듯.

(156) 심경의 변화. 용맹하게 싸움.

(158) 플레밍의 용맹함에 대한 장교의 칭찬. (a war devil)

(163) 전쟁의 냉혹성에 대한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