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22)
[콘래드의 작품들을 정신분석적으로 풀어보는 것이 내 논문의 큰 주제인데, 콘래드의 적지 않은 작품들을 다 읽었고, 또 몇 번씩 읽은 작품들도 있지만, 정신분석 자체에 대한 이해의 부족과 작품을 좀 더 심도 있게 접근하는 노력의 부족 - 관련 논문들을 많이 읽어야 할 터인데 콘래드의 논문을 정신분석적 견지에서 접근한 논문들이 많지는 않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박사 과정을 마친 후, 논문을 쓰는 훈련을 하지 않은 것 등이 겹쳐져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그렇긴 하지만 마침 방학과 함께 논문에 몰두할 시간적 여유도 확보 되었고 요 며칠 무더운 날씨로 에어컨이 잘 나오는 동네 도서관에서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으니 조만간에 파편적으로 흩어져 있는 생각들이 꿰어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해본다.
작년 1월 하순의 2주일 간의 영국 여행은 나의 50년 생애에서 가장 이채로웠던 체험들 중의 하나이고, 그래서 그 경험을 글로 제대로 적어보고 싶은 욕망이 이따금씩 솟아 오르는데, 너무나도 큰 작업이 될 듯하여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당시 여행을 하면서 저녁 시간에는 대체로 그 날 있었던 일들을 노트북에다 부지런히 기록해 여행이 끝났을 때는 8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이 채워졌다. 이 글에서는 여행 4일차, 그러니까 1월 25일의 일, 그 중에서도 콘래드의 묘를 찾으러 갔을 때의 일을 기억이 닿는 대로 자세하게 적어볼까 한다(그 당시의 경험 자체가 내 생각에는 흥미로운 것이기도 하고, 또 이 글을 써나가면서 콘래드를 좀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면 논문을 쓰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면서).
오십이 넘은 나이에 처음으로 혼자 하는 외국 여행이었기에 심리적으로 많이 들떠 있는 상태이기도 했고, 또 영문학을 전공하고 있고 영어도 어느 정도 되니까 문화적 차이를 그렇게 많이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 부딪혀 본 영국은 많은 것이 너무나도 낯설었고, 배우고 알아야 할 것 투성이었다. 콘래드의 묘를 찾아가는 이 날의 여정에도 여러 복병이 숨어 있었다.]
(2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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