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lley, Mary, 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 (030704) (1818)
[감상]
메리 셸리의 이 작품은 소설 자체보다, 소설 속의 주인공의 이름 또는 이미지가 하나의 신화가 되어버린 그런 경우이다. 그 결과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인 프랑켄쉬타인은 그가 창조한 괴물, 즉 그의 안테고니스트와 혼돈되기가 일쑤이다. 이 소설은 이 당시 그녀의 이웃에 거주하던 바이런이 ‘귀신 이야기를 써보자’는 권유에 따라, 등골이 오싹해 질 공포를 불러일으킬 이야기를 써보겠다는 메리 자신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지만, 우리가 더욱 흥미를 갖는 부분은 당시 스물한 살에 불과하던 그녀로 하여금 이런 이야기를 지어내게 한 진정한 동기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우선 메리 셸리가 이 작품을 구성해 나가는 방식이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데 있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찾을 수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 소설은 상당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다. 소설은 월튼(Walton)이라는 젊은 선장이 북극해를 탐험하는 도중에 만난 프랑켄쉬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기록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거기다 소설을 열고 닫는 부분은 월튼이 자신의 누나에게 편지를 보내는 양식이다. 프랑켄쉬타인의 이야기 중간에는 괴물이 프랑켄쉬타인에게 해준 이야기를 다시 프랑켄쉬타인이 월튼에게 전하는 부분이 상당 부분 지속되고, 프랑켄쉬타인이 죽고 난 다음에는, 월튼이 괴물과 직접 대면하는 장면(누나에게 보내는 편지이긴 하지만)도 등장한다. 많은 19세기 소설들이 갖는 약점이지만, 소설의 전개에서 메리 셸리는 자신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야 한다는 점과 논리적 설득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 사이에서, 후자의 부분, 다시 말해 형식의 부분에서 다소 무리를 감수한 듯이 보인다. 소설의 구조가 한 화자가 다른 화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인데, 편지가 갑작스럽게 여러 번 등장한다든지, 천재적인 기억력이 아니라면 불가능한 과거 상황의 세세한 묘사, 우연의 일치(인간에 대한 증오심으로 죽인 인물이 하필이면 프랑켄쉬타인의 동생이라는 점)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러한 지적은 소설에 더욱 많은 것을 요구하는 현대 독자의 까다로움이라고 할 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우리의 관심은 이후 무수히 많은 변형태를 낳은 이 소설의 등장인물, 즉 프랑켄쉬타인과 괴물에 보다 집중된다. 이 두 인물이 왜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고 마는가? 이 인물들이 처한 상황이 과연 필수불가결한 것인가? 이러한 점에 대해서 답을 하기 위해서는, 이 소설의 부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의 프로메테우스(The Modern Prometheus)'라는 부제에서 우리는 메리 셸리가, 인류에게 불을 준 프로메테우스의 업적, 또 그로 인해 그가 받게 되는 고난에, 이 소설의 내용을 생각해 볼 때 부정적 내지는 비극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듯이 비춰진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낭만주의 문학이 갖는 특성과 이 작품의 공통점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초인간적인 노력, 고독, 기괴함 등 낭만주의 문학의 특성이 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작품 자체의 내용에 초점을 맞춰 본다면, 프랑켄쉬타인과 괴물의 비극은 우선 ‘인간으로서 넘어서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섰는데, 그것도 잘못 넘어섰다’는 데에 있을 것이다. 프랑켄쉬타인은 신의 고유한 영역이라고 생각되어졌던 ‘생명의 창조’에 도전하여, 나름대로 성공을 거두었는데, 그 결과가 바람직한 것이라기보다는 흉물스럽기 짝이 없는 괴물의 탄생으로 귀착되고 말았다. 이 피조물에 대해서 프랑켄쉬타인은 그것을 파괴하지도, 또 수용하지도 못한 채, 책임을 회피하고 만다. 그 결과 이 피조물은 고난과, 멸시와, 고독 속에 내버려지게 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괴물은 초인간적인 힘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보통 이상의 지력도 지니고 있다. 그가 지니고 있는 유일한 결점은 외면적인 흉측함인데, 이 흉측함이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여서, 이 소설 속의 그 누구도 견디지 못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의 마음속에 자신의 창조자 및 인간에 대한 증오가 싹트는 것은 당연하며, 그의 유일한 소망으로서 자신의 동류를 갈망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프랑켄쉬타인으로서는 그 소망을 들어줄 수가 없다. 다시 한 번 ‘치명적 잘못’을 되풀이할 수는 없는 노릇인 것이다. 분열된 자아와 같은 이 두 인물의 고뇌와 고통과 증오는 해결 방도를 찾을 수가 없다.
I was often tempted, when all was at peace around me, and I the only unquiet thing that wandered restless in a scene so beautiful and heavenly --if I except some bat, or the frogs, whose harsh and interrupted croaking was heard only when I approached the shore-- often, I say, I was tempted to plunge into the silent lake, that the waters might close over me and my calamities forever. (87) (프랑켄쉬타인)
when I run over the frightful catalogue of my sins, I cannot believe that I am the same creature whose thoughts were once filled with sublime and transcendent visions of the beauty and the majesty of goodness. But it is even so; the fallen angel becomes a malignant devil. Yet even that enemy of God and man had friends and associates in his desolation; I am alone. (213) (괴물)
나는 이 작품을 [워더링 하이츠]와 같은 맥락에서 읽어 나갔다(그것의 타당성은 이후로도 계속 공구해야 겠지만). 즉 메리 셸리의 어머니도 메리 셸리가 태어나고 얼마 있지 않아 죽었기 때문에, 메리 셸리의 무의식에는 자신의 탄생이 어머니를 죽음으로 이끌었다는 죄의식이 자리하고 있고, 그러한 죄의식이 이 작품을 낳은 것이 아닐까 하는.
I, not indeed, but in effect, was the true murderer. (89) (프랑켄쉬타인)
이 밖에 이 소설에서 자연 묘사가 차지하는 비중, 감정의 과도한 노출 등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이 소설은 그 보다는 이후 작품의 하나의 원형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영향력을 조사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작업일 것이다.
<인용>
*One man's life or death were but a small price to pay for the acquirement of the knowledge which I sought, for the dominion I should acquire and transmit over the elemental foes of our race. (27) (Walton's Letter)
*It was the secrets of heaven and earth that I desired to learn; and whether it was the outward substance of things or the inner spirit of nature and the mysterious soul of man that occupied me, still my enquiries were directed to the metaphysical, or in its highest sense, the physical secrets of the world. (36) (F)
*I will pioneer a new way, explore unknown powers, and unfold to the world the deepest mysteries of creation (46) (F)
*Whence, I often asked myself, did the principle of life proceed? (49) (F)
*Learn from me, if not by my precepts, at least by my example, how dangerous is the acquirement of knowledge and how much happier that man is who believes his native town to be the world, than he who aspires to become greater than his nature will allow. (51) (F)
*I foresaw obscurely that I was destined to become the most wretched of human beings (72) (F)
*I was seized by remorse and the sense of guilt, which hurried me away to a hell of intense tortures such as no language can describe. (86) (F)
*I was often tempted, when all was at peace around me, and I the only unquiet thing that wandered restless in a scene so beautiful and heavenly --if I except some bat, or the frogs, whose harsh and interrupted croaking was heard only when I approached the shore-- often, I say, I was tempted to plunge into the silent lake, that the waters might close over me and my calamities forever. (87) (F)
*I, not indeed, but in effect, was the true murderer. (89) (F)
*The gentle manners and beauty of the cottagers greatly endeared them to me; when they were unhappy, I felt depressed; when they rejoiced, I sympathized in their joys. (108) (Monster)
*My person was hideous and my stature gigantic. What does this mean? Who was I? What was I? Whence did I come? What was my destination? These questions continually recurred, but I was unable to solve them. (124) (M)
*Increase of knowledge only discovered to me more clearly what a wretched outcast I was. (126) (M)
*There was none among the myriads of men that existed who would pity or assist me; and should I feel kindness towards my enemies? No; from that moment I declared ever-lasting war against the species, and more than all, against him who had formed me and sent me forth to this insupportable misery. (131) (M)
*From you only could I hope for succor, although towards you I felt no sentiment but that of hatred. Unfeeling, heartless creator! You had endowed me with perceptions and passions and then cast me abroad an object for the scorn and horror of mankind. (134) (M)
*for to me the walls of a dungeon or a palace were alike hateful. The cup of life was poisoned forever, and although the sun shone upon me, as upon the happy and gay of heart, I saw around me nothing but a dense and frightful darkness, penetrated by no light but the glimmer of two eyes that glared upon me. (176) (F)
*In a fit of enthusiastic madness I created a rational creature and was bound towards him to assure, as far as was in my power, his happiness and well-being. This was my duty; but there was another still paramount to that. My duties towards the beings of my own species had greater claims to my attention because they included a greater proportion of happiness or misery. Urged by this view, I refused, and I did right in refusing, to create a companion for the first creature. (209) (F)
*when I run over the frightful catalogue of my sins, I cannot believe that I am the same creature whose thoughts were once filled with sublime and transcendent visions of the beauty and the majesty of goodness. But it is even so; the fallen angel becomes a malignant devil. Yet even that enemy of God and man had friends and associates in his desolation; I am alone. (213) (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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