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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춘천은 멀다

by 길철현 2016. 4. 14.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

두툼한 장갑 끼고

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륙색 맨다

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리

며칠 전에 내린 눈 녹아 푸근하여도

발걸음으로 벗어나기엔 

서울은 버거울 정도로 팽창했다

푸르게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

지친 발걸음을 동여매지만

삶을 깨닫지 못한다면

차도 위의 저 고양이처럼

창자 터져 뒈지리라

걸어도 걸어도 이어지는 경춘 국도

삶은 언제나 부푸는 물집이고

끊어질 듯 쑤시는 다리며 허리이고

머리끝 쭈뼛 서는 배고픔이더라

 

천마산 지나 마석 들어설 때

삶보다 한 걸음 앞서 어둠이 내리고

어질머리만 어질어질 맴돈다

 

(19980731)

(200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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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은 멀다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

두툼한 장갑 끼고

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룩색 맨다

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리

며칠 전에 내린 눈 녹아 푸근하여도

발걸음으로 헤아리기엔

서울은 이미 버겁게 부풀어 올랐다

시리게 푸른 한강

지친 발걸음을 동여매지만

삶을 깨닫지 못한다면

차도 위의 저 고양이처럼

창자 터져 뒈지리라

걸어도 걸어도 이어지는 경춘 국도

삶은 언제나 부푸는 물집이고

끊어질 듯 쑤시는 다리며 허리이고

머리끝 쭈뼛 서는 배고픔이더라

 

천마산 지나 마석 들어설 때

삶보다 한 걸음 앞서 어둠이 내리고

어질머리만 어질어질 맴을 돈다

                   

                      (98년 7월 31일)

                      (0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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