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
두툼한 장갑 끼고
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륙색 맨다
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리
며칠 전에 내린 눈 녹아 푸근하여도
발걸음으로 벗어나기엔
서울은 버거울 정도로 팽창했다
푸르게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
지친 발걸음을 동여매지만
삶을 깨닫지 못한다면
차도 위의 저 고양이처럼
창자 터져 뒈지리라
걸어도 걸어도 이어지는 경춘 국도
삶은 언제나 부푸는 물집이고
끊어질 듯 쑤시는 다리며 허리이고
머리끝 쭈뼛 서는 배고픔이더라
천마산 지나 마석 들어설 때
삶보다 한 걸음 앞서 어둠이 내리고
어질머리만 어질어질 맴돈다
(19980731)
(20040731)
(20230829)
(20241112)
춘천은 멀다
양말 위에 양말 덧신고
두툼한 장갑 끼고
속옷 두어 벌 챙겨 넣은 룩색 맨다
삶을 보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으리
며칠 전에 내린 눈 녹아 푸근하여도
발걸음으로 헤아리기엔
서울은 이미 버겁게 부풀어 올랐다
시리게 푸른 한강
지친 발걸음을 동여매지만
삶을 깨닫지 못한다면
차도 위의 저 고양이처럼
창자 터져 뒈지리라
걸어도 걸어도 이어지는 경춘 국도
삶은 언제나 부푸는 물집이고
끊어질 듯 쑤시는 다리며 허리이고
머리끝 쭈뼛 서는 배고픔이더라
천마산 지나 마석 들어설 때
삶보다 한 걸음 앞서 어둠이 내리고
어질머리만 어질어질 맴을 돈다
(98년 7월 31일)
(0407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