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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서해 대교를 건너다

by 길철현 2016. 4. 14.


서해대교를 건너다*


한 마음이 다른 한 마음에게로 가닿고자 하는 간절함이

다른 한 마음이 한 마음에게로 와닿고자 하는 애절함이

고탄력 고무줄처럼 늘어나고 늘어나고 또 늘어나서

눈길마저 미치지 않는 아득함으로 늘어나서

마침내 두 마음 매듭도 없이 하나로 묶이었구나

나는 통행세 한 푼 지불하지 않고

이제는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잡아

한 마음의 시작에서 다른 한 마음의 시작을 향하여

한 걸음 한 걸음 걸음을 헤아리며 나아간다

정말이지 얼마나 큰 간절함이길래

정말이지 얼마나 깊은 애절함이길래

바다가 너른 것도 바다가 깊은 것도

모두 눈감아 버렸단 말인가


정말이지 얼마나 간절하고 애절한

마음이었기에

                   

(2009년 5월 20일)

(2000년 11월 14일)

(2000년 11월 4일)


*아산만을 가로지르는 서해대교가 7년여의 대역사 끝에 완공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긴 것은 물론, 세계에서도 아홉 번째 긴 다리로, 정식 개통을 앞둔 며칠 동안만 답교가 허용이 되었다. 이 다리는 서해안 고속도로 위에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걸어서 건너는 것이 허용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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