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이 나를 찾아와
안개를 타고 우울이 나를 노크한다
동무가 없어 쓸쓸하다는 걸
바람에게 전해들은 걸까
아무리 동무가 없어도
아무나 동무할 순 없다
나는 우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안녕 때늦은 인사를 건넨다
낙엽이 발밑에서 신음으로 부서지는 산길을
손잡고 걸어본다
우울의 곁에서는 이상하게도
혼자보다 더 쓸쓸해진다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온 우울을
야속하니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다
아무나 동무할 순 없어도
(2000년 11월 8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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