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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우울이 나를 찾아와

by 길철현 2016. 4. 14.


우울이 나를 찾아와



안개를 타고 우울이 나를 노크한다

동무가 없어 쓸쓸하다는 걸

바람에게 전해들은 걸까

아무리 동무가 없어도

아무나 동무할 순 없다

나는 우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안녕 때늦은 인사를 건넨다

낙엽이 발밑에서 신음으로 부서지는 산길을

손잡고 걸어본다

우울의 곁에서는 이상하게도

혼자보다 더 쓸쓸해진다

그렇다고 일부러 찾아온 우울을

야속하니 나 몰라라 할 수도 없다


아무나 동무할 순 없어도


(2000년 11월 8일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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