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한국 소설을 집어 들었다. 2016년 재작년에 이 연작 소설집은 맨부커 상을 수상함으로써 한 동안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나는 이 연작 소설 중 한 편인 [몽고반점]을 2005년도 이상문학상 수상작으로 읽었는데, 그 당시엔 전체 맥락을 모르는 상태에서 그 관능성과 예술성의 추구에 묘한 매력을 느꼈던 듯하다. 하지만 세 편의 연작을 다 읽은 느낌은 사뭇 다르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가운데 어쩔 수 없이 부딪히게 되는 폭력성과 (사회적인) 억압, 그 앞에서 파멸되고 마는 정신 등을 치열하게 밀고간 작품이라는 것이 전체적인 느낌이다(허윤진은 해설에서 '의식의 퓨즈가 나가는 편이 덜 고통스러운가, 의식의 퓨즈를 잇는 편이 덜 고통스러운가'(222)라고 재치 있게 말하고 있다).
삶이 주는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심한 파열음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것을 보고 듣는다. 관성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성찰이, 돌아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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