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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

김성동, 길(상, 하). 만다라. 집(상, 하) (131112)

by 길철현 2016. 12. 17.

*김성동, (, ). 만다라. (, ) (131112)

 

이 다섯 권의 책 앞에는 [김성동 자전소설]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다시 말해 소설들은 김성동의 가족 및 개인사를 담고 있는 글이라는 말이다. 길이 출가 이전의 삶을, 그리고 만다라가 출가한 후 수행의 과정을, 집은 환속 후 두 번째 결혼 생활을 흥미롭게도 부인의 입장에서 기술을 한 글이다.

이 책들을 읽을 당시 나는 다시 한 번 무력감에 사로 잡혀 영화 보기와 떠돌기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이 책들은 인간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경험하게 되는 불행과 고통을 생생하게 접할 수가 있어서 나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주었다. (작년에는 Iris MurdochPhilosopher's Pupil이 나에게 힘을 주었다.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죄의식과 분노에 대한 이야기가 뭔가를 던져주는 듯했다.)

시대적 압박감(아버지가 좌익이었다는 것에서 오는 불리함은 물론이거와 아버지 없이 자라야했던 서러움과 한)과 가난이라는 멍에, 그러다가 불교를 통해 구도의 길을 가지만 거기서도 답은 찾지 못하고 대신 소설가가 된 상황. 소설에서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불행했던 첫 결혼과, 두 번째 결혼에서도 지속적으로 따르는 고부간의 갈등(그러한 갈등에 대한 정신분석적 해석 작업을 해본다는 것도 흥미로울 듯) 이런 것이 이 작품들에 적나라하게 나타나 있다.

 

작품으로서는 심혈을 기울인 [만다라]가 그래도 한 경지를 이룬 듯이 보이고, 길과 집은 자전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갖고 읽게 되지만, 소설적 성취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의 경우에는 화자를 아내로 해서, 아내의 입장에서 가족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페미니즘적인 측면에서 다루어 볼 것이 많긴 하지만, 글이 반복이 심하고 지나치게 신변잡사에 빠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단편 소설에서의 김성동의 성취는 어느 정도인지 그것도 한 번 기회가 된다면 접해볼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