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알게 모르게 푸코의 글을 꽤 많이 접하고 있다. 푸코의 사유에 공감하는 부분이 클 뿐만 아니라, 국역된 그의 책들이 그나마 읽을 만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광래의 이 책은 푸코가 현대 프랑스 철학계에 등장할 당시의 사상적 배경과, 그의 주요 저작들에 대한 설명과 비판이 주를 이룬다. 니체의 계보를 잇는 푸코와, 또 푸코의 반대편에 서 있는 하버마스나 촘스키 등을 생각해 볼 때, 진리라는 것, 지(식)이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하는 것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로 부각된다.
내 능력이 닿는 껏, 체계를 잡기는 힘들지만, 꾸준히 책을 읽고 정리해 나가도록 하자.
[인용]
제1부 현대 프랑스철학과 미셸 푸코(2016년 10월 29일 정도에 마침)
제1장 현대 프랑스철학과 구조주의의 등장
(20) 직접적인 체험은 세계를 우리에게 무감각한 객관적 사실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세계로서, 즉 우리의 욕망과, 야망과 열망의 대상으로 나타낸다.
(24) 대자는 자기와 즉자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부정행위를 통해 발생한다. 대자는 (존재가 결핍된) 어떤 것으로서, (자기 자신의 무)로서 나타난다. 나에게 결핍된 것은 대상으로서의 자기 자신이다.
(25) 대자는 항상 공중에 매달려 있다. 왜냐하면 대자의 존재는 부단의 유예이기 때문이다.
(32) 구조주의는 근대적 주체주의의 붕괴와 더불어 인간과학 시대의 개막을 선언하며 전면에 나선다. 데카르트적 코기토로부터 시작해서 칸트, 훗설을 거쳐, 사르트르, 메를로-퐁티에로 이어지는 근대적 주체의식의 특징은 그것 자신에게서 확고한 토대 내지 근거를 갖는다.
(33) 구조주의는 주체는 결코 자립적 실체일 수 없으며 따라서 그것은 역사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그것은 구조의 결과일 뿐 제구조의 담당자 이상일 수 없다고 응수한다. 다시 말해 주체가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계가 주체를 구성한다는 것이다. 라깡과 알튀세도 주체란 무의식의 관계와 구조가 만들어내는 이데올로기적 주체일 뿐, 그것은 결코 근거로서의 실체일 수 없다고 주장.
(38) 라캉 - 인간은 대상을 구조화하는 존재가 아니라 구조화된 존재이다. 그는 언어의 산물이자 결과일 뿐이다.
제2장 포스트-구조주의와 미셸 푸코
(42) 라깡은 최소한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를 잇는 중요한 교량이었음에 틀림없다.
(47) 푸코는 구조주의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포스트-구조주의자이다.
(51) 들뢰즈 - 프로이트는 욕망의 장을 가족의 장으로 환원해 버리기 때문에 신경증이나 편집병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분석이 가능하지만 사회적, 집단적인 내용을 지닌 정신분열증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예로서 피해망상에 대한 이해부족을 들 수 있다. 정신분열증에 있어서 환상은 본래 정치적, 사회적, 역사적인 내용들과 연관되어 있다.
(54) 노마드적 속도 - 파시스트적 속도 ; 가속도를 지닌 근대이성과 그것에 기초한 여러 학문들은 인간생활의 모든 측면을 폭력적으로 가속화시켰다.
(58) 데리다는 불결정성의 제거 불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기존의 형이상학적 사고의 종말을 선언한 것이다.
(68) 푸코 -깡귀렘; 사회적 정치적 요소가 과학적 지식의 내부적 구성에 있어서 불가분적이라는, 다시 말해 외부가 내부에 있어 본질적인 구성요소로서 사회적 역사적 과정이 곧 과학적 인식과정이라는 입장이다.
(69) 쉐리단 - 푸코 ; 금세기 말의 니체
(71) 권력은 지식을 생산한다. . . . 분야별 지식의 상관적 구조가 없는 권력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권력관계를 전제하지도, 그것을 구성하지도 않은 지식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제3장 푸코의 역사이해와 연구방법
(79) 새로운 에피스테메는 그 이전의 사상가들을 논하지 않으며 하나의 에피스테메 내에 있는 사상가들은 그 이전의 에피스테메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파악하지 않는다.
(80) 니이체에게 영향받은 푸코의 일관된 관심은 관념의 역사가 아니라 관념을 산출하는 제도의 역사.
(94) 육체는 사건들의 각인된 표현이며 분열된 자아의 저장고이자 끊임없이 풍화되고 있는 한 권의 책이다. 따라서 가계(家系)의 분석인 계보학은 육체와 역사의 분절점 내에 위치한다. 계보학의 임무는 전적으로 역사에 의해 자취가 보존된 하나의 육체를 드러내는 일이며, 육체에 대한 역사의 파괴과정을 폭로하는 일이다.
제2부 지의 대상으로서 주체의 구성
제4장 광기의 역사
(112) 푸코 - 데카르트야말로 이성으로부터 광기를 배제한 최초의 인물
(124) 유아기 상태에 있던 정신의학에 대해 <도덕화하려는 가학증>이라고 비난을 퍼붓는 푸코의 [광기의 역사]도 한 편의 수준 높은 이데올로기적 멜로드라마에 불과할 수 있다.
제5장 임상의학의 탄생
(140) 비이성의 경험으로부터 심리학이 생겨났다고 한다면 죽음을 의학적 사고 속에 도입함으로써 개인에 관한 과학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제6장 인간과학의 고고학
(145) 푸코는 일정한 시대에 우리 인식의 지평과 문화적 구조를 가능케 하는 하부구조를 에피스테메라고 부른다. 그것은 지식의 공간에 배치된 경험의 근본적인 존재양식, 역사적 과정에 내재해 있는 구조의 필연적 체계, 혹은 일정한 시대의 특징적인 지식과 눈에 드러나는 역사의 줄거리를 가능케 하는 조건의 총체이다. 그에 의하면,
에피스테메는 일정한 시기에 있어 인식론적 형상들, 학문들, 그리고 형식화된 체계들을 낳게 하는 언설적 실천들을 결합하는 관계들의 총체이다. . . . 에피스테메는 매우 다양한 학문 영역들을 넘나들면서 하나의 주체나 정신 또는 어떤 시대의 지배적인 통일성을 나타내는 인식의 한 형태나 합리성의 유형이 아니다. 그것은 언설적 규칙성들의 수준에서 학문들을 분석하고자 할 때 제반 학문들 사이에서 일정한 시대 동안 발견될 수 있는 관계들의 총체이다. (지식의 고고학)
이처럼 푸코는 에피스테메를 일정한 시대 동안의 언설 =실천을 결합하는 관계들의 총체 - 서구 사상에 있어 여러 시대들을 특징지우는 관념적인 층 - 로 파악했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역사적 분석이란 곧 고고학적 모델을 발견해내는 일이었다.
(147) 쿤이 과학적 혁명이란 패러다임의 위기 시기에 진행된다고 주장했던 것처럼 푸코도 강조는 덜하지만 두 개의 에피스테메의 비연속적인 변화의 요인으로 결핍과 약화를 제시하고 있다.
(150) 깡귀렘 - 모든 개별 과학들은 그 역사의 각 계기마다 그 자신의 진리의 규범들을 생산해낸다는 바슐라르의 역사적 인식론의 기본 가정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154) 푸코에게 있어 에피스테메적인 변이들은 근본적으로 임의적이다. 에피스테메들은 아무런 내적 논리 없이 서로서로 이어진다. 더우기 그것들은 근본적으로 이질적인 지식의 토막들을 구성하는 경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푸코에게는 절대적 불연속성만이 에피스테메의 최고의 내적 논리일 뿐이다.
(195) 푸코의 역사학적 주장들은 실제에 있어 정밀하지 못한 부분을 많이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르네상스 시대에 있어서 합리적 사고와 마술간의 차이를 무시하는 경향이었다.
(197) 나아가 [말과 사물]은 과학의 줄거리를 고의적으로 무시하는 것 이외에(는) 종종 지식의 역사마저도 왜곡하고 있다.
(199) 비판적 역사가로서 <계보학자>를 구분해 주는 것은 사물이란 어떤 비밀스런 본질도, 은폐된 기원도, 본체적인 근거도 지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음이라는 것이다.
(200) 그에게 있어 지식은 진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임의적 해석들에 대한 지속적인 <회의>에로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제3부 권력의 대상으로서 주체의 구성
제7장 감시와 처벌: 감옥의 탄생
(206) 이론이란 안경과 같은 것이 아니라 총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더 잘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잘 싸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이제 지식인들은 그들을 대상으로 삼거나 도구화하는 권력 형태들, 즉 지식, 진리, 언설들과 대항해서 투쟁하지 않으면 안 된다.
(238) 권력은 통치권의 중심 속에 있지 않다. 오히려 그것은 편재해 있다. 주변에 있다. 권력은 매 순간 모든 지점에서, 모든 지점의 상호관계 속에서 생산된다. 권력은 도처에 있다. 아니 권력은 도처에서 온다. 권력은 제도도 아니고 구조도 아니며, 어떤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권한도 아니다. 그것은 한 사회의 복잡한 전략적 상황에 붙여진 이름이다.
제4부 개인적 윤리의 대상으로서 주체의 구성
제9장 윤리의 계보학 : 푸코의 철학
(269) 권력은 본질을 갖는 것이 아니라 작용하는 것이다. 권력은 관계이지 속성이 아니다. 권력관계는 힘의 유대의 집합
제10장 푸코의 마지막 강의
(299) 너 자신에 대해 배려하라
- 지식을 동반하지 않은 자기배려는 있을 수 없읍니다. 자기배려는 곧 자기인식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수많은 행동 규칙에 대한 인식일 수도 있고, 진리인 동시에 규제이기도 한 원칙들에 대한 인식일 수도 있읍니다. 자기를 배려한다는 것은 이러한 진리들로 자기 자신을 무장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윤리란 진리놀이들과 연관지어져 있는 것입니다.
결론
(313) 1984년 6월 25일 사망
(314) Major-Poetzl : 고고학에 충실한 푸코의 패러다임은 현대 물리학에서처럼 무질서에 대한 체험에 질서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제반 문화현상을 분석하는 새로운 모델.
(316) 푸코가 생각하는 보편적 진리란 모든 지식의 규준으로서 가장된 권력의 또다른 명칭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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