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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

조셉 콘라드의 재조명(카페에서 퍼온 글)

by 길철현 2018. 6. 2.

1924년 콘라드의 사망 이후 그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떨어졌다. 몇몇 연구서들이 출판되었지만 전문적인 비평서로 현대의 독자들이 읽기에는 미비한 점들이 많고, 194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야 그의 문학적 위상을 정비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50년대 후반에 이르러서 괄목할 만한 연구서들이 출판되기 시작하였으며 60년대 이후에는 콘라드에 대한 연구물들이 홍수같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최근 이십여 년간 다양한 비평 사조들의 출현과 더불어 콘라드의 텍스트는 다각적인 면에서 해석되고 재평가되었다. 콘라드에 대한 초기 연구를 약술하고 최근 이십여 년간 학계의 활동 상황을 분석하여 콘라드를 새롭게 자리매김 하는 것이 이 글의 취지이다.


콘라드에 대한 본격적인 초기 비평서로 리챠드 컬(Richard Curle)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Study (London: Kegan Paul, Trubner and Co., 1914), 루스 스타퍼(Ruth M. Stauffer)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His Romantic Realism (Boston: The Four Seas, 1922), 벤즈(E. Bendz)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n Appreciation (New York: H. W. Wilson Co., 1923), 구스타프 모프(Gustav Morf)의 ?조셉 콘라드의 폴란드 유산? The Polish Heritage of Joseph Conrad (London: Sampson, 1930), 에드워드 크랭쇼(Edward Crankshaw)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Some Aspects of the Art of the Novel (London: Macmillan, 1936), 브래드부룩(M. C. Bradbrook)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Poland’s English Genius (Cambridge: Cambridge UP, 1941) 등이 발견되는데, 이 저서들은 콘라드 비평에 대해 언급할 때 가끔 거론되는 역사적인 의미를 지닌 정도이다.


?스크루티니?지(Scrutiny 10. 1. 1941: 22-50)에 수록되었던 리비스(F. R. Leavis)의 ?위대한 전통? The Great Tradition: George Eliot, Henry James, Joseph Conrad (London: Chatto & Windus, 1948)은 구체적인 작품에 대한 해석은 미흡하지만 조셉 콘라드를 영국 문학 전통의 캐논으로 위치지은 비평으로 그 중요성이 인정된다. 이 저서에서 콘라드는 조지 엘리엇, 헨리 제임스와 함께 도덕적 인본주의자로 간주된다. 그보다 일년 전에 출판된 고단(J. D. Gordan)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The Making of a Novelist (Cambridge: Harvard UP, 1940)는 사본, 연재물, 그리고 책으로 인쇄된 작품 사이의 관계를 밝히는 등 콘라드의 제작 방법에 관한 선구자적인 연구서이다.


1950년대에 발간되었지만 콘라드 연구자들에 의해 현재에도 읽히고 후학들에 의해 언급되는 비평서 중 괄목할 만한 저서로 토마스 모저(Thomas Moser)의 ?조셉 콘라드: 성취와 쇠퇴? Jopseph Conrad: Achievement and Decline (Cambridge: Harvard UP, 1957)를 꼽을 수 있다. 이 저서에서 모저는 콘라드의 전성기가 ?서구인의 눈으로? Under Western Eyes로 마감짓는다고 주장하였다. 더글라스 헤윗(Douglas Hewitt)의 ?콘라드? Conrad: A Reassessment (London: Bowes and Bowes, 1952)와 더불어 ?서구인의 눈으로? 이후 작품이 예술적 가치가 떨어진다는 견해를 일반화시킨 저서이다. 알버트 게라드(Albert Guerard)의 ?소설가 콘라드? Conrad the Novelist (Cambridge: Harvard UP, 1958)는 ‘밤 여행’(Night Journey) 이론으로 콘라드 연구가들에게 알려져 있다. 에로이스 크납 헤이(Eloise Knapp Hay)의 ?조셉 콘라드의 정치 소설들? The Political Novels of Joseph Conrad (Chicago: Chicago UP, 1963)과 아브롬 프레이쉬만(Avrom Fleishman)의 ?콘라드의 정치학? Conrad’s Politics: Community and Anarchy in the Fiction of Joseph Conrad (Baltimore: Johns Hopkins UP, 1967)은 정치적인 관점에서 콘라드를 읽는 선구적인 저서들이다. 존 팔머(John Palmer)의 ?조셉 콘라드의 소설? Joseph Conrad’s Fiction: A Study in Literary Growth (Ithaca: Cornell UP, 1968)은 ?노스트로모? Nostromo, ?승리? Victory에 대한 가치있는 분석 뿐 아니라 콘라드의 첫 두 소설과 ?로드 짐? Lord Jim과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주는 저서이다. 브루스 존슨(Bruce Johnson)의 ?콘라드의 마음의 모델? Conrad’s Models of Mind (Minneapolis: U of Minnesota P, 1971)은 심리적이고 철학적인 모델에 대한 콘라드의 반응을 다룬 책으로 특히 쇼펜하우어(Schopenhauer)와 관련된 분석이 탁월하다. 자크 버투(Jacques Berthoud)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The Major Phase (Cambridge: Cambridge UP, 1978)는 탁월한 작품 분석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언급되고 인용되는 저서이다. 노만 세리(Norman Sherry)가 편집한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Commemoration (London: Macmillan, 1976)에는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 아브롬 프레쉬만(Avrom Fleishman) 등이 쓴 탁월한 연구물들이 실려있다. 콘라드 연구서로서의 단행본은 아니지만 마르크스주의자인 아놀드 케틀(Arnold Kettle)의 ?영국소설개설? An Introduction to the English Novel (London: Hutchinson, 1967)과 테리 이글튼(Terry Eagleton)의 ?추방자와 망명자? Exiles and Emigres (London: Chatto and Windus, 1970)와 ?비평과 이데올로기? Criticism and Ideology: A Study in Marxist Literary Theory (London: Verso, 1976)에서 콘라드를 논의하는 부분은 지금도 비평가들에 의해 언급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아담 길론(Adam Gillon)의 ?영원한 고독? The Eternal Solitary: A Study of Joseph Conrad (New York: Bookman Associates, 1960), 스톨만(R.W. Stallman)에 의해 편집된 ?조셉 콘라드의 예술? The Art of Joseph Conrad: A Critical Symposium (Michigan: Michigan State UP, 1960), 레오 거코(Leo Gurko)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Giant in Exiles (London: Macmillan, 1962), 테드 보일(Ted Boyle)의 ?조셉 콘라드 소설에서의 상징과 의미? Symbol and Meaning in the Fiction of Joseph Conrad (The Hague: Mouton, 1965), 해양 소설에 관한 연구인 제리 알런(Jerry Allan)의 ?조셉 콘라드의 해양시절? The Sea Years of Joseph Conrad (Garden City: Doubleday, 1965), 콘라드의 작품에서 원형적인 패턴을 찾고자 한 클레어 로젠필드(Claire Rosenfield)의 ?뱀들의 천국? Paradise of Snakes (Chicago: U of Chicago P, 1967)과 로버트 앤드리치(Robert J. Andreach)의 ?피살자와 부활한 신? The Slain and Resurrected God: Conrad, Ford and the Christian Myth (New York: New York UP, 1970)이 출간되었다. 콘라드 부친의 낭만주의와 외삼촌의 실용주의, 슬라브족와 영국의 양축을 바탕으로 콘라드를 해석한 호지스(R. R. Hodges)의 ?조셉 콘라드의 이중 유산? The Duel Heritage of Joseph Conrad (Paris: Menton, 1967)이 있고, 폴 키르쉬너(Paul Kirschner)의 ?콘라드? Conrad: The Psychologist as Artist (Edinburgh: Oliver and Boyd, 1968)는 플로베르(Flaubert)와 모파상(Maupassant) 등의 문학적 영향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이다. 윌프레드 도우든(Wilfred Dowden)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The Imaged Style (Nashville: Vanderbilt UP, 1970), 로얄 러셀(Royal Roussel)의 ?어둠의 형이상학? The Metaphysics of Darkness (Baltimore: Johns Hopkins UP, 1971), 콕스(C. B. Cox)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The Modern Imagination (London: Dent, 1974), 로버트 세카(Robert Secor)의 ?변화하는 관점의 수사학? The Rhetoric of Shifting Perspectives: Conrad’s ‘Victory’ (University Park: Pennsylvania State UP, 1971), 피터 그라스만(Peter Glassman)의 ?언어와 존재? Language and Being: Joseph Conrad and the Literature of Personality (New York: Columbia UP, 1976), 콘라드의 실존주의 해석서인 다레스키(H.M. Daleski)의 ?콘라드? Conrad: The Way of Dispossession (London: Faber & Faber, 1977), 게코스키(R.A. Gekoski)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The Moral World of the Novelist (London: Elek, 1978), 프란시스 허바드(Francis A. Hubbard)의 ?콘라드의 행위 이론? Theories of Action in Conrad (Ann Arbor: UMI Research P, 1978) 등의 저서가 발간되었다.


콘라드의 전기에 관해서는 쟝-오브리(G. Jean-Aubry)의 ?바다의 몽상가? The Sea Dreamer: A Definitive Biography of Joseph Conrad (London: Allen and Unwin, 1957)가 있으나 믿음직하지 못하고, 버나드 메이어(Bernard C. Meyer)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Psychoanalytical Biography (Princeton: Princeton UP, 1967)와 콘라드의 인생을 폴란드인(Pole), 선원(seaman), 작가(writer)로 나누어 심리적으로 접근한 프레드릭 칼(Frederick R. Karl)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The Three Lives (London: Faber, 1979)는 방대한 연구이기는 하지만 명확성이 떨어진다. 죠스린 바인즈 (Jocelyn Baines)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Critical Biography (London: Weidenfeld and Nicolson, 1960), 노만 셰리 (Norman Sherry)의 ?콘라드의 동양 세계? Conrad’s Eastern World (Cambridge: Cambridge UP, 1966), ?콘라드의 서양 세계? Conrad’s Western World (Cambridge: Cambridge UP, 1971), ?콘라드와 그의 세계? Conrad and His World (London: Thames and Hudson, 1972)는 콘라드의 생애와 작품과의 연계성을 추적한 대표적인 저서이다.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이르러 한편으로는 콘라드의 업적에 대한 체계적인 비평서들이 출판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포스트-구조주의, 포스트-콜로니얼리즘, 페미니즘 등 다양한 비평이 부상되면서 콘라드는 영문학에서 관심과 논쟁의 대상이 되었다. 혹자는 그를 인종차별주의자․섹시스트라고 비난하기를 서슴지 않았으며, 이에 대하여 그의 예술 세계를 변호하는 시도 또한 끊이지 않았다.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해 상충되는 수많은 견해들이 병존하는 것이 오늘날 콘라드 학계의 현실이다. 콘라드를 재평가하고 새로운 자리 매김을 하려는 시도가 최근 20년간에 걸쳐 부단히 이루어졌다.


인본주의적 견지에서 콘라드의 위상을 정립시킨 대표적인 학자로 이안 와트(Ian Watt)와 세드릭 와츠(Cedric Watts)를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안 와트의 ?십구세기의 콘라드? Conrad in the Nineteenth Century (Berkeley: U of California P, 1980)는 이제 콘라드 연구에서 고전으로 읽히는 책이다. 그가 콘라드의 작품을 분석하면서 사용한 용어인 “지연된 판독”(Delayed Decoding)은 콘라드 연구에서 뿐만 아니라 비평 용어로도 사용되고 있다. 원인에 대한 지식을 지체시키고 그 결과만을 독자에게 먼저 제시하는 이 기법은 궁극적으로 각 사건에 대한 첫 인상의 강렬함과 생소함을 강조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 용어는 학계에서 콘라드의 인상주의 기법의 효과에 대한 가장 설득력 있는 해명으로 간주된다. 이 책은 ?올메이어네 집?(Almayer’s Folly), ?나르시서스호의 검둥이?(The Nigger of the ‘Narcissus’), ?어둠의 속?(Heart of Darkness), ?로드 짐?(Lord Jim)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깊은 분석을 담고 있으며, 1988년에 저술한 ?노스트로모? Nostromo (Cambridge: Cambridge UP)는 이 작품에 대한 훌륭한 개론서이다.


현재 영국의 서섹스 대학(Univ. of Sussex)에 있는 세드릭 와츠의 연구 업적 또한 주목할 만하다. 1977년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이 ?콘라드의 어둠의 속? Conrad’s Heart of Darkness: A Critical and Contextual Discussion (Milan: Mursia Internation)이라는 제목 아래 출판된 이래로 80년대 이후 와츠는 콘라드와 관련된 네 편의 저서를 발간한다. ?콘라드 서설? A Preface to Conrad (London: Longman, 1982), ?현혹적인 텍스트? The Deceptive Text: An Introduction to Covert Plots (Brighton: Harvester, 1984),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Literary Life (London: Macmillan, 1989), ?노스트로모? Nostromo (Harmondsworth: Penguin, 1990)가 바로 그것이다. 세드릭 와츠의 가장 큰 업적은 콘라드 작품의 이면에 존재하는 “숨어있는 플롯”(covert plot)을 발견한 점이다. 와츠는 “명백한 플롯”(overt plot)외에도 은닉된 또다른 플롯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작품의 복선적인 구도를 강조함으로써 콘라드가 세상의 부조리함을 보다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야누스 형식의 구도”(Janiform design) 또한 와츠의 신조어로서 서로 상반되는 방향을 동시에 쳐다보는 야누스 신처럼 콘라드의 텍스트가 서로 갈등을 일으키는 특질들을 공유한 패러덕스의 집결체임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최근 20여년간의 콘라드 전기에 대한 연구를 살펴볼 때 자슬로우 나저(Zdzislaw Najder)와 존 배철러(John Batchelor)의 연구가 괄목할 만하다. 1964년에 ?콘라드의 폴란드 배경? Conrad’s Polish Background (London: Oxford UP)을 편집한 바 있는 폴란드인 나저는 1983년에 ?일족의 시각으로 본 콘라드? Conrad Under Familial Eyes (Cambridge: Cambridge UP)를 편집하고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Chronicle (Cambridge: Cambridge UP)를 저술한다. 이 저서는 체계적으로 콘라드의 일생을 조감하고 있으며 콘라드 전기 중에서는 가장 믿을만한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콘라드 전기에 관한 최근 저서는 뉴카슬 대학(Univ. of Newcastle)에 있는 존 배철러에 의해 발간되었다. 프랑스어로도 번역되어 널리 읽히고 있는 그의 저서 ?조셉 콘라드의 삶? The Life of Joseph Conrad: A Critical Biography (Oxford: Blackwell, 1994)의 특징은 작가의 일생에 대한 연구 뿐 아니라 작품에 대한 비판적인 해석을 곁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옥스포드 출판부에서 발간하는 The World’s Classics 시리즈의 책임 편집자인 그는 이 시리즈의 ?로드 짐? Lord Jim을 편집하면서 결정본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토마스 모저(Thomas Moser)가 편집한 Norton Critical Edition의 오류와 결점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수정하는 업적을 남겼다. ?로드 짐? Lord Jim (London: Unwin Hyman, 1988)과 더불어 ?에드워드조 소설가들? The Edwardian Novelists (London: Duckworth, 1982)은 콘라드의 각 작품에 대한 상세한 해설 뿐만 아니라 콘라드와 동시대 작가와의 관계를 다룬 심오한 저서들이다. 이 외에도 로저 테난트(Roger Tennant)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Biography (London: Sheldon, 1981)와 제프리 메이어즈(Jeffrey Meyers)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Biography (London: Murray; New York: Scriber’s, 1991) 등의 전기가 있으나 콘라드 학자들에게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는 못했다.


콘라드에 대한 관심은 1977년 나이지리아 소설가인 치누아 아체베(Chinua Achebe)가 「메사추세스 리비우」(Massachusetts Review 17. 4: 782-94)에 「아프리카에 대한 이미지: 콘라드의 어둠의 속에서의 인종주의」(“An Image of Africa: Racism in Conrad’s ‘Heart of Darkness’”)를 게재하면서 가중되었다. 그는 이 글에서 콘라드를 “잔혹한 인종주의자” (bloody racist)로 규정지으면서 콘라드의 작품을 맹렬히 비난했다.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도 관심이 현상학적 접근 [그의 박사학위 논문은 ?조셉 콘라드와 자서전 소설? Joseph Conrad and the Fiction of Autobiography (Cambridge: Harvard UP, 1966)로 출판되었다]에서 문화비평으로 옮아가면서 제국주의 논쟁에 가담하였다. 비록 콘라드 작품에 대한 단행본은 아니었지만 ?오리엔탈리즘? Orientalism (New York: Random House, 1978)과 ?문화와 제국주의? Culture and Imperialism (New York: Knopf, 1993)는 콘라드 연구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였다. 제국에 대한 공식적인 이상과 아프리카에서 실제로 벌어진 사건들 사이의 불일치를 제시함으로써 콘라드가 제국 뿐만 아니라 리얼리티에 대한 독자의 감각을 불안정하게 하였고 따라서 콘라드가 시대를 앞서나간 작가라고 사이드는 지적한다. 그러나 콘라드가 피지배인에게 자유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비전에 한계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사이드의 견해는 콘라드 옹호론자와 비판론자 양 진영의 공격을 받는다. 「잔혹한 인종주의자: 아체베의 콘라드에 대한 견해에 관하여」 “A Bloody Racist: About Achebe’s View of Conrad”에서 아체베의 논지를 신랄하게 비판한바 있는 세드릭 와츠는 콘라드가 제국주의의 지평을 넘어서는 세계를 제시함으로써 사이드를 예견했다고 주장한다. 반면 토고브닉(Torgovnick)과 같은 비평가는 사이드와 같은 포스트-콜로니얼리즘 비평의 대가가 콘라드를 강도있게 비판하지 않은 점을 애석해 한다.


콘라드와 제국주의와의 관계를 연구한 단행본으로 1983년 발간된 베니타 페리(Benita Parry)의 ?콘라드와 제국주의? Conrad and Imperialism: Ideological Boundaries and Visionary Frontiers (London: Macmillan)가 있으며, 이 책은 이제 콘라드의 제국주의 비평에 관심이 있는 학자에게는 필독서로 간주된다. ?조셉 콘라드: 언어와 허구적 자의식? Joseph Conrad: Language and Fictional Self-consciousness (Lincoln: U of Nebraska P, 1979)의 저자인 제러미 호돈(Jeremy Hawthorn)은 1990년에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Narrative Technique and Ideological Commitment (London: Arnold)에서 콘라드의 서술 기법과 이데올로기와의 관계를 다루었다. 이 책은 계급, 인종문제, 페미니즘 등 이데올로기 문제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제국주의 비판”(The Critique of Imperialism)이라는 단원 아래 「발전의 전초기지」, 「어둠의 속」, ?노스트로모?를 분석하였다. 같은 해 스리랑카의 구네티렉(D.C.R.A. Goonetilleke)은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Beyond Culture and Background (London: Macmillan, 1990)를 출판하였는데, 콘라드 작품에 나타나는 제국주의와 인종주의적 편견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앙드레 화이트(Andrea White)는 ?조셉 콘라드와 모험 전통? Joseph Conrad and the Adventure Tradition: Constructing and Deconstructing the Imperial Subject (Cambridge: Cambridge UP, 1993)에서 서구의 모험주의 전통과 콘라드의 연관성과 그 전통으로부터 이탈된 점을 심도 깊게 논하였다. 이 저서는 「발전의 전초기지」, 「어둠의 속」 등 콘라드 텍스트의 구체적인 분석 뿐 아니라 19세기 여행기와 모험소설에 드러난 제국주의 담론의 양태를 분석하고 이와 같은 전통이 콘라드의 담론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연구되어 있다. 크리스토퍼 고그윌트(Christopher Gogwilt)는 ?서양의 발명? The Invention of the West: Joseph Conrad and the Double-Mapping of Europe and Empire (Stanford: Stanford UP, 1995)에서 오리엔탈리즘과 제국의 문제를 심도 깊게 다루었다. 이 외에도 로버트 햄너(Robert D. Hamner)가 ?조셉 콘라드: 제삼세계 관점들? Joseph Conrad: Third World Perspectives (Washington: Three Continents, 1990)을 편집하였고, 1996년에는 ?포스트식민주의의 눈으로? Under Postcolonial Eyes: Joseph Conrad After Empire (Rondebosch: U of Cape Town P)가 가일 핀참(Gail Fincham)과 미르틀 후퍼(Myrtle Hooper)에 의해 편집되었는데, 이 책에는 이화여자대학교에 재직 중인 전수용의 「두 제국으로부터 탈출로서의 글쓰기」 “Writing as an Exodus from Two Empires”가 실려있다.


제국주의와 연관되어 콘라드를 전통적인 보수주의자로 해석한 대표적인 비평가로 마르크스주의자인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과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k Jameson)을 간과할 수 없다. ?결에 어긋나게? Against the Grain: Essays 1975-1985 (London: Thetford, 1986)에 수록된 「형식, 이데올로기, 그리고 ?비밀정보원?」 “Form, Ideology and The Secret Agent”은 알투세르(Althusser)의 이론을 ?비밀정보원?에 적용시킨 구조주의적 막시즘의 대표적인 글이다. 단행본으로 발간된 콘라드 연구서는 아니지만 제임슨의 ?정치적 무의식? The Political Unconscious: Narrative as a Socially Symbolic Act (London: Methuen, 1981)은 최근 콘라드 연구가들에 의해 자주 언급되는 저서이다. 제임슨은 ?로드 짐?과 ?노스트로모?에서 노동과 역사의 공간이 콘라드의 정치적 무의식에 의해 은닉된다고 주장한다. 노동이 이 세상을 지탱한다는 사실을 은닉하고, 여기에 대한 보상으로 인상주의적 기법을 콘라드가 구사한다. 감각적 이미지를 강조하는 인상주의적 기법이 궁극적으로 사회적 사실에 대한 인식을 가로막는데, 이것이 바로 제임슨이 주장하는 사회적으로 상징적인 행위로서 콘라드의 “스타일로서의 의지”이다.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가 마르크스주의와 결합된 제국주의에 대한 해석의 실례로 이글턴과 제임슨을 들 수 있다면 보다 순수한 구조주의, 포스트구조주의적 접근의 실례로 힐리스 밀러, 쯔베탄 토도로프, 제이콥 로스의 평을 들 수 있다. “?로드 짐?에 대한 해석 The Interpretation of Lord Jim,” “「어둠의 속」 재고 Heart of Darkness Revisited”를 쓴 힐리스 밀러(J. Hillis Miller)는 ?소설과 반복? Fiction and Repetition: Seven English Novels (Cambridge: Harvard UP, 1982)에서 ?로드 짐?이 두 양태의 반복이 서로 얽혀있는 텍스트라고 주장한다. 이 반복은 윤리적이고 현상학적 해석을 가능케 하는 안정한 기초를 제공하지 않으며, 로고스 중심의 형이상학에 기초를 둔 미학적 완결성에 대한 믿음을 허물어뜨린다. 쯔베탄 토도로프(Tzvetan Todorov)의 글은 「허공에서의 지식」 “Knowledge in the Void: Heart of Darkness”으로 번역되어 ?콘라디아나? Conradiana (21. 3, 1989)에 수록되었다. 이 글에서 토도로프는 「어둠의 속」의 등장 인물들과 그들의 행위는 해석을 필요로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일련의 기호라고 지적한다. 또한 그는 이 텍스트에서 궁극적인 의미와 진리가 발견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 작품의 핵심이 텅비어 있어서 중심이 없기 때문이다. 윌리엄 보니(William W. Bonney)는 ?가시와 아라베스크? Thorns and Arabesques: Context for Conrad’s Fiction (Baltimore: Johns Hopkins UP, 1980)에서 존재론적(ontological), 속적(generic), 기술적(technical) 문맥에서 콘라드의 작품을 분석하였는데, 담론 사이의 불일치에 대한 분석이 섬세하다고 평가된다. 제이콥 로스(Jakob Lothe)는 ?콘라드의 서술기법? Conrad’s Narrative Method (Oxford: Clarendon, 1989)에서 지라드 제네트(Gerard Genette)와 쯔베탄 토도로프(Tzvetan Todorov)의 서술이론을 콘라드에 적용시켜 주요 작품들을 분석하였다. 이 저서는 콘라드의 서술기법에 관한 상세하고 전문적인 저서로 평가받고 있다.


1990년대에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이름 아래 콘라드를 조명한 두 권의 괄목할 만한 저서가 발간되었다. 다프나 어디나스트-벌칸(Daphna Erdinast-Vulcan)은 ?조셉 콘라드와 현대적 기질? Joseph Conrad and the Modern Temper (Oxford: Clarendon UP, 1991)에서 콘라드를 해체하는 작업을 감행한다. 니이체(Nietzsche)의 인식론적․윤리적 회의주의에서 현대의 기질을 규정할 잣대를 발견한 후 그녀는 “신화의 실패”(The Failure of Myth), “형이상학의 실패”(The Failure of Metaphysics), “텍스츄얼리티의 실패”(The Failure of Textuality)라는 소단원 아래 콘라드의 중기․후기 작품에서 삶의 통합된 의미를 추구하려는 시도와 이 구속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충동 사이에서 발생하는 긴장과 갈등을 읽어낸다. 특히 ?기연? Chance에 대한 해석이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브루스 헨릭슨(Bruce Henricksen)은 ?방랑하는 음성들? Nomadic Voices: Conrad and the Subject of Narrative (Urbana: U of Illinois P, 1992)에서 콘라드의 주요 작품에서 권력의 네트워크로부터 생겨나는 다양한 음성들을 분석하였다. 콘라드의 소설은 통합적인 자아와 주체에 대한 문제에 대해 회의를 던지고 있다고 그는 주장한다.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장-프랑수아 료따르(Jean-Francois Lyotard) 등의 이론가들에 의존하여 통합적인 주체가 붕괴되는 증후를 탐지하고 다양하고 이질적인 음성들의 갈등을 추적하는 것이 이 책의 취지이지만 실제 작품 분석에서는 이와 같은 접근의 한계를 밝히는 작업이 병행되어 있다.
바흐친의 이론과 관련되어 1985년에 출판된 아론 포겔(Aaron Fogel)의 ?언급 강요? Coercion to Speak: Conrad’s Poetics of Dialogue (Cambridge: Harvard UP, 1985)는 주목할 만하다. 그는 바흐친의 대화주의 틀 안에서 “강요된 대화”(forced dialogue)라는 새디즘적인 대화주의 모델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사회적 코드와 계약에 얽매어 있으며, 법적․제도적인 힘은 우리로 하여금 상호작용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강제적인 대화를 유도해 낸다. 타자가 말하도록 강요하며 감시와 처벌이 수반되는 담론이 포겔이 말하는 강요된 대화이다. 그의 글은 ?바흐친 다시 생각하기? Rethinking Bakhtin (Evanston: Northwestern UP, 1989)에 실려 바흐친 연구자들에게도 읽히고 있으며, 콘라드 연구가에게는 그의 해석이 과장된 면이 있고 다소 어색하기는 하나 그 아이디어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콘라드를 다양한 사조와의 관계에서 조명하고자 하는 시도 또한 활발하게 이루어 졌다. 데이비드 토번(David Thorburn)은 ?콘라드의 낭만주의? Conrad’s Romanticism (New Haven: Yale UP, 1974)에서 콘라드의 소설을 19세기 영국 낭만주의의 전통에서 해석한바 있는데, 마크 보레거(Mark A. Wollaeger)는 이에 맞서서 ?조셉 콘라드와 회의주의 소설들? Joseph Conrad and the Fictions of Skepticism (Stanford: Stanford UP, 1990)을 출판한다. 이 책은 콘라드를 흄(Hume), 데카르트(Descartes), 쇼펜하우어(Schopenhauer)의 회의주의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한다. 「발달의 전초기지」에서부터 ?서구인의 눈으로?까지 작품에 드러난 회의주의 성향을 분석한 보레거는 콘라드 후기작품의 실패 이유를 회의주의의 퇴색에서 찾는다. 지나치게 독단적인 해석이 있지만 데이비드 토번의 저서와 같이 읽는다면 콘라드 작품의 균형있는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일년 뒤 오토 볼만(Otto Bohlmann)은 ?콘라드의 실존주의? Conrad’s Existentialism (New York: St. Martin’s, 1991)를 출판한다. 이 저서에서 볼만은 콘라드를 키에르케고르(Kierkegaard), 사르트르(Jean-Paul Sartre), 니이체(Friedrich Nietzsche), 하이데거(Martin Heidegger) 등의 실존주의 사상가들을 통하여 재조명한다. 콘라드의 주요인물들은 비이성적인 세계에 고독한 존재로 내던져진다. 부조리한 세계를 인식하고 자유의지와 선택을 통하여 자아를 탐구하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가려는 콘라드의 주요인물들의 노력과 이들의 한계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주 관심사이다.


콘라드를 다아윈이즘과 연관짓는 연구 또한 80년대에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레드먼드 오할런(Redmond O’Hanlon)과 알런 헌터(Allan Hunter)를 그 대표적인 학자로 꼽을 수 있다. 오할런의 ?조셉 콘라드와 챨스 다아윈? Joseph Conrad and Charles Darwin: The Influence of Scientific Thought on Conrad’s Fiction (Edinburgh: Salamander, 1984)은 빅토리아조의 물리학과 다아윈주의자들의 이론을 소개하고 이를 ?로드 짐?에 적용하는 작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편 알런 헌터의 ?조셉 콘라드와 다아윈이즘 윤리? Joseph Conrad and the Ethics of Darwinism: The Challenges of Science (London: Croom Helm, 1983)는 헉슬리(Huxley), 다아윈(Darwin), 드루먼드(Drummond), 스펜서(Spencer), 홉슨(Hobson), 롬브로소(Lombroso)의 이론을 「어둠의 속」, ?로드 짐?, ?노스트로모?, ?서구인의 눈으로?에 적용시킨 책이다.


한편 페미니즘과 관련된 콘라드의 저서들이 1990년대에 들어서 발간되었다. 헬리나 크렌(Heliena Krenn)이 쓴 ?콘라드의 린가드 삼부작? Conrad’s Lingard Trilogy: Empire, Race, and Women in the Malay Novels (New York: Garland, 1990)은 인종주의와 섹시즘과의 관계를 다룬 저서이다. 톰 린가드(Tom Lingard)와 그의 세계에 의해 연결되는 ?올메이어네 집?(Almayer’s Folly), ?도서지방의 추방자?(An Outcast of the Islands), ?구조?(The Rescue) 세 작품을 통하여 여성과 피식민주의자 사이의 공유점을 다양한 차원에서 밝히는 것이 이 저서의 기본 취지이다. 페미니스트 독서(Feminist Readings) 시리즈의 일환으로 기획된 루스 나델하프트(Ruth L. Nadelhaft)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Hemel Hempstead: Harvester Wheatsheaf, 1991)는 독자들에게 다소간 당혹스러운 책이다. 콘라드의 저서에 드러난 부권주의적 편견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기대했던 독자들은 그녀의 저서에서 콘라드 작품에 대한 강력한 옹호를 발견하게 된다. 콘라드는 믿음직스럽고 강력한 여성상을 창조했는데, 지금까지 많은 비평가들이 이와 같은 이미지를 무시하고 남성상에만 초점을 맞추었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콘라드가 서구의 부권주의와 식민주의의 패턴과 관례에 맞는 여성을 창조한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관례를 타파하고 제약에서 벗어났으며 강력한 여성상을 만들어 낸 콘라드의 상상력에 경탄할 뿐이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콘라드 작품에 대해 널리 읽히는 페미니즘적 비평으로는 피터 하이랜드(Peter Hyland)의 「어둠의 속에서의 작은 여인」 “The Little Woman in the Heart of Darkness” (Conradiana, xx, 1988, 3-11)과 조하나 스미스(Johanna M. Smith)의 「함께 너무 아름다움」“Too Beautiful Altogether: Patriarchal Ideology in Heart of Darkness” in Joseph Conrad: Heart of Darkness, ed. Ross C. Murfin (New York, 1989)이 있다. 또한 ?콘라디언? The Conradian에서 특집호로 ?콘라드와 성? Conrad and Gender(17. 2, 1993)을 발간하였는데, 여기에는 파드미니 몬기아(Padmini Mongia), 스콧 멕크라켄(Scott MaCracken), 레베카 스톹(Rebecca Stott), 수잔 존즈(Susan Jones), 로렌스 데이비스(Laurence Davies), 앤드루 마이클 로버츠(Andrew Michael Roberts), 로버트 햄프슨(Robert Hampson), 모니카 엘버트(Monika Elbert)의 글이 실려있다. 마리아나 토고브닉(Marianna Torgovnick)의 ?지나가버린 원시? Gone Primitive: Savage Intellects, Modern Lives (Chicago: U of Chicago P, 1990)에도 콘라드의 전형적인 여성상에 대한 예리한 비판이 수록되어 있다.


콘라드가 후대 작가들에게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 또한 전개되고 있다. 자큐린 바돌피(Jacqueline Bardolphe)의 「콘라드의 ?서구인의 눈으로?와 ?승리?의 독서로서 응구기 와 티옹고의 ?밀알?과 ?피의 꽃잎? “Ngugi Wa Thiong’o’s A Grain of Wheat and Petals of Blood as readings of Conrad’s Under Western Eyes and Victory” (The Conradian, 12. 1 (1987): 32-49), 그라함 후간(Graham Huggan)의 「영향의 근심」 “Anxieties of Influence: Conrad in the Caribbean” (Commonwealth, 11 (1988): 1-12), 마크 킨케드-위크스(Mark Kinkead-Weekes)의 「?어둠의 속?과 제삼세계 작가」 Heart of Darkness and the Third World Writer (Sewanee Review, 98. 1 (1990): 31-49), 피터 나자레트(Peter Nazareth)의 「콘라드의 후예들」 “Conrad’s Descendants” (Conradiana, 22. 2 (1990): 101-9) 등에서 콘라드와 응구기, 윌손 해리스, 나이폴 등의 아프리카 작가들과의 상호관계가 연구되고 있다. 한편 제임스 쿠퍼(James Cooper), 나타니엘 호돈(Nathaniel Hawthorne), 허만 멜빌(Herman Melville), 에드가 알런 포우(Edgar Allan Poe), 스테펜 크레인(Stephen Crane), 헨리 제임스(Henry James), 마크 트웨인(Mark Twain),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 스콧 핏제랄드(F. Scott Fitzgerald) 등의 미국 작가와 콘라드 사이의 언급이나 평자들의 언급이 간략하게 나열된 ?조셉 콘라드와 미국 작가들? Joseph Conrad and American Writers (Westport: Greenwood Press, 1985)이 로버트 세코(Robert Secor)에 의해 편집된 바 있다.


1980년 이후 콘라드에 대한 주목할 만한 편집물은 다음과 같다. 해럴드 블룸(Harold Bloom)은 첼시 하우스 씨리즈로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Modern Critical Views (New York: Chelsea House, 1986), ?어둠의 속? Heart of Darkness (1987), ?로드 짐? Lord Jim (1987), ?노스트로모? Nostromo (1987), ?말로우? Marlow (1992)를 편찬하였다. 1992년 키츠 카라빈(Keith Carabine), 오웬 노울즈(Owen Knowles), 비슬로 크라카(Wieslaw Krajka)는 ?콘라드의 문학 이력? Conrad’s Literary Career (Boulder: East European Monographs, 1992)을 편집하였다. 진 무어(Gene M. Moore)는 ?콘라드의 도시들? Conrad’s Cities: Essays for Hans van Marle (Amsterdam: Rodopi, 1992)을, 1985년에 로스 머핀(Ross C. Murfin)은 ?콘라드 재고? Conrad Revisited: Essays for the Eighties (Alabama: U of Alabama P)를 편집했다. 키츠 카라빈(Keith Carabine)은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Critical Assessments (Robertsbridge: Helm Information, 1992)라는 네 권의 방대한 콘라드 평론집을 편집하였으며, 최근 편집물로는 스타프(J.H. Stape)의 ?조셉 콘라드 케임브리지 컴퍼니언? The Cambridge Companion to Joseph Conrad (Cambridge: Cambridge UP, 1996)이 있다.
이 외에도 80년 이후에 발간된 주목할 만한 콘라드 연구서는 다음과 같다. 토스텐 페터손(Torsten Pettersson)은 ?의식과 시간? Consciousness and Time: A Study in the Philosophy and Narrative Techniques of Joseph Conrad (Abo: Abo Akademi, 1982)에서 콘라드의 철학과 문학 이론, 시간과 서술기법과의 관계를 다루었다. 콘라드가 직면했던 인식론적 문제점과 윤리적 딜레마에 대한 언급은 이제는 다소 진부한 느낌이 있으나 ?로드 짐? ?노스트로모? ?기연?의 시간과 사건 사이의 관계를 제시한 도식은 유용하다. 얀 버륜(Jan Verleun)은 ?파트나와 파투산 시각들? Patna and Patusan Perspectives (Groningen: Bouma’s Boekhuis, 1979) 이후에 ?돌말? The Stone Horse (Groningen: Bouma’s Boekhuis, 1982)을 저술했는데, 이 책에서 각각 ?로드 짐?과 ?노스트로모?의 부차적인 인물들을 상세하게 분석하였다. 두 작품을 상세하게 읽을 때 참고도서로 좋은 서적이다. 드위트 퍼디(Dwight H. Purdy)는 ?조셉 콘라드의 성경? Joseph Conrad’s Bible (Norman: U of Oklahoma P, 1984)을 출판하였는데, 이 저서에서 콘라드 작품에 드러난 방대한 양의 성서에서의 인유를 밝혀내었다. 로버트 햄슨(Robert Hampson)은 ?조셉 콘라드: 배신과 정체성? Joseph Conrad: Betrayal and Identity (London: Macmillan, 1992)에서 콘라드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문제를 정체성(identity)으로 간주하고, 자기 자신에 대한 기만과 타자에 대한 배신과 정체성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연구하였다. 이 저서는 ?황금 화살? The Arrow of Gold과 ?유랑자? The Rover를 콘라드의 예술적 성숙을 드러내 주는 심리 소설로 재평가하는 등 콘라드의 초기작과 후기작에 초점을 맞추어 그의 전․후기작을 평가절하한 토마스 모저(Thomas Moser)의 성취와 쇠퇴의 패러다임에 야심차게 도전한 서적으로 평가된다.


1980년대 발간된 콘라드 연구서는 다음에 열거한 저서를 포함한다. 워너 센(Werner Senn)의 ?콘라드의 서술적 음성? Conrad’s Narrative Voice: Stylistic Aspects of his Fiction (Druck: Francke Verlag Bern, 1980), 게리 게데스(Gary Geddes)의 ?콘라드의 후기 소설? Conrad’s Later Novels (Montreal: McGill-Queen’s UP, 1980), 다니엘 스와즈(Daniel R. Schwarz)의 ?콘라드? Conrad: Almayer’s Folly to Under Western Eyes (London: Macmillan, 1980)와 ?콘라드: 후기 소설? Conrad: The Later Fiction (London: Macmillan, 1982), 자크 다라스(Jacques Darras)의 ?조셉 콘라드와 서양? Joseph Conrad and the West (London: Macmillan, 1982)이 있다. 존스(M. P. Jones)의 ?콘라드의 영웅주의? Conrad’s Heroism (Ann Arbor: U. M. I Research P, 1985)는 영웅적인 여행이라는 관점에서 콘라드의 소설을 바라보는데, 밀턴과 워즈워드를 포함한 문학전통에 대한 언급이 있다. 노만 페이지(Norman Page)의 ?콘라드 컴페니언? A Conrad Companion (London: Macmillan, 1985), 아놀드 데이비슨(Arnold E. Davidson)의 ?콘라드의 종결? Conrad’s Endings: A Study of the Five Major Novels (Ann Arbor: U.M.I. Research P, 1984)이 출판되었고, 스테펜 랜드(Stephen K. Land)의 ?콘라드와 플롯의 역설? Conrad and the Paradox of Plot (London: Macmillan, 1984)은 콘라드 작품에서 반복하여 등장하는 플롯의 구도에 대한 연구인데, 같은 분석이 팔머(Palmer 1978)의 저서에 보다 심도 깊게 논의된 바 있다. 케넷 시몬즈(Kenneth Simons)는 ?놀이의 상상력? The Ludic Imagination: A Reading of Joseph Conrad (Ann Arbor: UMI UP, 1985)을, 수레시 라발(Suresh Raval)은 ?실패의 예술? The Art of Failure: Conrad’s Fiction (London: Allen and Unwin, 1986)을, 가일 프레이저(Gail Fraser)는 ?조셉 콘라드의 작품에서의 엮인 패턴? Interweaving Patterns in the Works of Joseph Conrad (Ann Arbor: UMI Research P, 1988)을 썼다.


1990년대에 발간된 콘라드 연구서로 이브 허버(Yves Hervouet)의 ?조셉 콘라드의 프랑스 얼굴? The French Face of Joseph Conrad (Cambridge: Cambridge UP, 1990), 오웬 노울즈(Owen Knowles)의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A Chronology (London: Macmillan, 1990)와 ?조셉 콘라드의 주석 비평 문헌록? An Annotated Critical Bibliography of Joseph Conrad (London: Harvester Wheatsheaf, 1992), 마틴 레이(Martin Ray)가 편집한 ?조셉 콘라드? Joseph Conrad: Interviews and Recollections (London: Macmillan, 1990), 데이비드 스미스(David R. Smith) 편집의 ?조셉 콘라드의 서구인의 눈으로? Joseph Conrad’s Under Western Eyes: Beginnings, Revisions, Final Forms (Hamden: Archon, 1991), 로버트 버든(Robert Burden)의 ?어둠의 속? Heart of Darkness (Basingstoke: Macmillan, 1991), 리차드 암브로지니(Richard Ambrosini)의 ?비평적 담론으로서 콘라드의 소설? Conrad’s Fiction as Critical Discourse (Cambridge: Cambridge UP, 1991) 등이 있다.


현재 발간 중인 콘라드에 관한 전문 저널로 The Conradian: Journal of the Joseph Conrad Society, Conradiana: A Journal of Joseph Conrad Studies, L’Epoque Conradienne, Joseph Conrad Today: The Newsletter of the Joseph Conrad Society of America가 있으며, 국내에서 출판된 콘라드 연구저서로는 나영균의 ?콘라드 연구?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출판부, 1978)와 이상옥의 ?조셉 콘라드 연구? (서울: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6)가 있다. 전통적인 비평적 관점에서 콘라드를 연구한 이 두 권의 저서는 콘라드의 생애와 그의 주요 작품에 대한 심도있는 해설과 분석이 곁들어져 있다. 지난 수년간에 걸쳐 콘라드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대 영미소설 학회의 성과는 주목할 만하다.


특히 포스트-모더니즘적인 관점과 포스트-콜로니얼리즘적 관점으로 콘라드에 접근하는 시도가 심도깊게 이루어졌으며, 페미니즘 비평과 라캉(Lacan), 바흐친(Bakhtin), 푸코(Foucault) 등의 이론을 토대로 콘라드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독자의 관점에서 콘라드의 소설을 분석하고 영상화와 관련지어 그의 텍스트를 분석하는 작업 등 콘라드 연구는 더욱 다변화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