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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서울 특별시장기 종별 탁구대회 (091127)

by 길철현 2016. 4. 18.

<서울 특별시장기 종별 탁구대회> (091127)

 

지난 일요일(22일)에 나는 동대문 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 대회에 참가했습니다. 이 시합은 개인전은 1.2부 통합으로, 단체전은 1,2,3부 통합으로 진행이 되었는데, 개인전(2부로 참가)에서는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2단 1복인 단체전([황남숙 탁구교실]에서 같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 탁신 멤버인 신준기(2부), 김금환(3부), 김성남(3부), 김동주(3부)와 함께 참가)에서는 당당히 3위를 했습니다.

개인전 예선에서 맞붙게 된 사람은 박은환(1부)과, 방통대 출신의 안민호(2부)였는데, 박은환은 2알을 잡고도 어렵다고 한다면, 안민호라는 사람을 잡아 예선을 통과하자는 게 나의 일차적인 전략이었습니다. 첫 게임은 박은환과 붙게 되었는데, 짧은 커트 서브든 긴 서브든 포핸드와 백핸드 사이드로 깊숙하게 튀기는 바람에, 첫 두 세트는 별로 하는 것 없이 7,8점 밖에 못 내고 내주고 말았습니다. 지더라도 3대 0으로 져서는 자칫 예선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어서 3세트에 들어가기 전에 어떻게 하면 한 세트라도 뺐을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까, 은환이로 하여금 튀기게 하고 그 공을 쳐버리거나 아니면 길게 빼는 작전, 그리고 은환이의 드라이브가 코스가 깊긴 하지만 그렇게 강한 편은 아니니까, 드라이브를 걸게 하고 지키거나, 아니면 맞받아치는 작전 등이 유효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가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나는 백핸드로 포핸드와 미들 정도에 가볍게 서브를 넣고 3구를 작전대로 처리해 나갔습니다. 이 작전이 먹혀 들어가서, 3세트를 다소 쉽게 따내었지요. 쉽게 경기를 이끌어가던 은환이는 내가 작전을 바꾸자 좀 당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범실이 좀 많아지더군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나는 드라이브와 스매싱으로 몰아붙였습니다. 5세트 째엔 내가 4대 5로 진 상황에서 코트 체인지를 했는데(옮긴 쪽이 밝아서 공이 훨씬 잘 보였습니다), 비슷하게 나가다가, 7대 7 정도에선가 맞드라이브에서 내가 이겨서 한 점을 따내면서 승기가 내 쪽으로 오기 시작했습니다. 10대 8로 내 서브를 가져왔는데, 첫 서브는 오른쪽으로 길게 넣고 지키려고 했는데, 통하지 않아서 10대 9로 몰렸고, 그 다음 서브는 백핸드 서브를 커트를 별로 넣지 않고 짧게 넣었는데, 은환이가 이걸 무리하게 걸려다가 밖으로 나가서 내가 신승을 거두었지요.

그 다음 경기에서는 은환이가 안민호를 3대 1로 비교적 쉽게 이겼습니다. 안민호는 볼이 그다지 강하지 않아서 쉽게 보였는데, 막상 시합에 들어가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거기다 뒷판 러버가 익스프레스라 이질을 잘 다루지 못하는 나로서는 좀 까다로울 수 있는 스타일이었습니다(그래도 요즈음 [코리아 탁구장]에서 안진호, 남승효와 많이 경기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적응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1패를 안은 안민호는 강하게 나를 압박했습니다. 나는 두 세트만 뺐으면 예선을 통과하기 때문에 좀 지키는 플레이를 했는데, 1세트를 앞서 나가다가 내주고 말았습니다. 9대 9 상황에서 내 서브를 가져왔는데 멍청하게도 두 점을 그냥 내주고 만 것이지요. 2세트부터는 나도 악착같이 몰아붙였습니다. 안민호는 뒷판을 생각만큼 잘 활용하지는 못했고, 그래서 오히려 내가 백으로 강하게 몰아서 점수를 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물론 포핸드 공격에서 범실을 하는 경우도 꽤 있긴 했지만. 어쨌든 힘에서 밀리지 않았기 때문에 2,3세트를 그렇게 어렵지 않게 따냈고, 안민호의 예선 탈락이 확정된 4세트에서는 여유 있게 칠 수가 있었습니다.

조1위로 예선을 통과하여 약한 상대를 만나기를 기대하고 있었는데, 아뿔싸, 본선 1회전은 부전승인 반면, 2회전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선수 중 한 명인 성병한(2부)이었습니다. 성병한은 [코리아 탁구장]에서 지금까지 3번을 만났는데 세 번 다 지고 만 상대인데요. 스펙톨을 치는 그는 상대 서브를 모두 건드리고, 빠른 타점에서 연속 공격을 하기 때문에, 비슷하게 가더라도 끝에 가서는 꼭 밀리는 상황이 반복이 되었지요. 이번 시합에서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첫 세트는 앞서 나갔지만, 듀스를 허용했고, 결국에는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2,3세트도 점수는 비슷했지만, 내가 버거운 시합을 해나가고 있는 것이 역력했습니다. 병한이가 치는 공을 디펜스하기에 급급했으니까요. 어쨌거나, 이질 러버와 칠 때에는 일단 강한 커트 서브가 있어야 하고, 또 포핸드 드라이브 때 좀 더 회전을 많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백핸드 드라이브를 많이 보완하지 않고는 이기기 힘들다는 것 등을 숙제로 남겨놓은 채, 개인전을 마감해야 했습니다. (이 날 경기에서는 국가대표 출신인 오병만 코치가 1부로 뛰어서 박은환을 3대 2(5세트는 11대 8)로 겨우 이기고 우승을 차지했지요.)

단체전 첫 게임은 4,5부 통합전에 나온 사람들인데, 시간 착오로 늦게 와서 몰수패를 당했는데, 1,2,3부 통합전에 3부로 뛰게 해주어서 뛰게 된 사람들이었습니다. 내가 첫 단식으로 나갔는데, 쉬울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상대는 드라이브나 디펜스 등 큰 기술에서는 나한테 밀릴 것이 없어서 1세트를 뺐기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진다고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게임이 진행 될수록 리시브 등의 미세한 기술에서 허점을 드러내 3대 1로 이겼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 친구가 내가 서브를 넣을 때 손을 치우지 않는다고 신경질적으로 자꾸 걸었습니다. 좀 공손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텐데. . . . 어쨌거나, 오픈 서브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신경을 쓰면 손을 빼거나 치울 수가 있는데, 무심결에 넣을 때는 편한 대로 손을 치우지 않고 넣기도 했으니까요.) 복식은 신준기와 김동주가 내 옆에서 뛰었는데, 잘 보지는 못했지만 쉽게 이긴 듯했습니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8강전인 2회전 경기였습니다. 상대는 [박은환 탁구클럽]이었는데, 멤버가 박은환, 이상근(1부), 한상용(1부), 김영환(2부)으로 짱짱한 편이었습니다. 우리는 일단 복식을 잡고 단식을 하나 잡는 작전으로 나갔지요. 신준기 관장이 수면부족으로 컨디션이 안 좋아 일단 복식으로 밀고, 이날 3부 개인전에서 우승을 한 김금환과 내가 단식을 뛰기로 했습니다. 박은환은 어렵겠지만, 이상근이나 한상용 누가 나오더라도 우리 두 사람이 모두 해볼만 하다는 생각, 아니 좀 더 부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거기다 나는 예선전에서 박은환을 이겼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붙어도 해볼 만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예상대로 1번은 박은환이 나왔고, 3번 단식은 그 전 시합에서 단식을 뛴 이상근 대신에 한상용이 나왔습니다. 박은환과 나의 재대결. 한꺼번에 모두 시합에 들어갔는데, 박은환은 내 작전을 역이용해서 서브를 쉽게 넣고 내가 튀기거나 공격한 공을 역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첫 게임 때와는 달리 한 볼 한 볼 더 정교하게 처리를 하는 바람에 제대로 힘을 써보지 못하고 3대 0으로 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복식에서 쉽게 우리 팀이 승리를 했고(김영환이라는 분이 좀 약했던 것 같습니다), 한상용과 붙은 김금환이 풀세트 접전 끝에 3대 2(마지막 세트는 11대 9)로 이겼습니다. 2대 1로 앞선 상황에서 4세트에서도 듀스까지 가서 시소게임을 하던 끝에 뒤집어져서 2대 2가 되었을 때만 해도 승운은 상대편에게 가는가 했는데, 역시 김금환이 게임을 잘 하더군요. 5세트에서는 금환이가 앞서가고 한상용이 계속 쫓아오는 형국이었는데, 10대 8로 앞선 상황에서 금환이가 긴 서브를 넣자, 한상용이 한 치의 실수도 없이 공격을 해서 포인트를 따낸 것까지는 좋았는데, 마지막 김금환의 커트 서브를 잘못 받아서 공이 네트를 넘어오지 못했습니다.

준결승전의 상대는 [명일탁구클럽]으로 정말 우승 멤버였습니다. 국가대표 출신인 오병만, 역시 선수 출신인 손종수(주니어 대표를 했었나?), 거기다 이순민, 김연우, 김상범이었으니까요. 우리는 오히려 마음이 편했습니다. 져도 아쉬움은 별로 남지 않을 테니까요. 그런데, 3부인 김금환과 김성남이 복식을 치면 핸디를 4점이나 접을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뭔가 기대를 걸어볼 수는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단식 둘 중에 하나를 잡으면 되니까요. 하지만 기대는 역시 그냥 기대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내가 오병만 코치와 치게 되었는데, 2알을 잡고 치니까, 별로 할 것이 없더군요. (오병만 코치는 머릿속에 무슨 생각이 들어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일방적으로 게임을 이끌어가면서도 정말 일 밀리미터의 틈도 보여주지 않고 시합을 하더군요. 혹시 **아냐,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6점, 6점, 7점, 그것이 내가 낸 점수였습니다. 첫 세트 첫 포인트, 오병만 코치의 강한 공격을 디펜스로 막아내서 한 점 뽑아낸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했습니다. 복식도 1세트는 빼냈지만, 노련한 순민이 형과 연우의 플레이를 풀어내지 못해 3대 1로 지고 말았습니다.

개인전에서는 성적을 못 내었지만, 요즈음에는 단체전에서는 계속 성적을 내고 있어서 기분이 좋네요. 또 시합에 많이 나가니까, 시합장 분위기에도 쉽게 적응이 되어 첫 게임부터 좀 짜임새 있게 풀어나가게 된 듯한 것도 흐뭇합니다.      

  


<예선전> 점수는 불확실합니다.

박은환(-2) : 1)패(8) 2)패(7) 3)승(7) 4)승(9) 5)승(9)   

안민호       1)패(9) 2)승(8) 3)승(7) 4)승(7)


<본선 2회전>

성병한    1)패(12) 2)패(8) 3)패(8)


<단체전>

(1회전) 이름 모름(젊은 친구, 셰이커)(2) 1)패(9) 2)승 3)승 4)승(9) 2:0

(8강) 박은환(-2) 1)패(9) 2)패 3)패(8)

(4강) 오병만(-2) 1)패(6) 2)패(6) 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