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사랑회(탁우회) 창단 기념일 행사를 마치고
이번 창단 기념일은 이미 공지한 것처럼 탁구사랑회 20주년, 그리고 탁우회 40주년을 맞는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후배들이 한 달 전부터 선배들에게 참석을 알리는 전화를 했었고, 또 OB 여러분도 이번 기념일에는 여느 때보다도 더 많은 관심을 보여주어 이날 행사는 성황리에 치러졌습니다. 탁우회의 창단 멤버이신 69학번 이창흡 선배님부터 이제 탁사의 중심에서 탁사를 맡아 이끌어갈 09학번까지 정말 40년의 역사가 한 자리에 모여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원래 식전 행사로 ‘체육대회’를 생각했었는데, 요즈음 날씨가 쌀쌀했던 관계로, 참살이길(맞나?)에 있는 [안암 탁구장]에서 OB와 YB가 함께 하는 탁구 대회로 대신했었지요. 실력에 따라 부수를 나누고 네 명이 한 조로 예선전을 치른 다음 2명은 상위부로 또 나머지 두 명은 하위부로 가서 토너먼트를 치르는 요즈음 경기에서 유행하는 방식으로 대회를 진행했는데, 영광스럽게도 내가 상위부에서 우승(준우승 김영우)을 하고, 하위부에서는 정은교가 우승(준우승 유영재, 파이팅!)을 했지요.
공교롭게도 이날 학교에서는 논술 시험이 있어서 학교의 많은 부분이 통제가 되는 바람에 우리는 학교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학교 밖을 전전했는데요. 예년과 마찬가지로 올해에도 일차 송림분식, 이차 호프집, 삼차 부산집의 순서였지요.
송림분식에서 진행된 기념식에서는 이창우(70) 선배님과 유호상(86) 씨가 각각 탁우회와, 탁사의 연혁을 되짚어보는 뜻 깊은 자리도 있었고, 또 예전에는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테크놀로지의 승리, 탁구 사랑회의 면면을 엮은 동영상(이 동영상은 [탁사 일지장]에서 볼 수 있음)의 시청, 그리고 우리를 충격으로 몰고 간 09학번들의 율동(무슨 노래를 불렀었지? 소녀시대였나?) 등도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지요. 또 요 십 년 넘게 이러한 모임의 하이라이트로 자리한 FM을 통해 각자의 개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 날은 사발식과 FM이 무척이나 많았는데, 재학생 시절엔 FM을 하지 않았을 고참 OB들이 YB 뺨을 치게 잘 하더군요. 이 사발식이 결국에는 89학번 이영호까지 올라오게 되었는데, 정말 나에게까지 오지 않을까 간이 두 근 반 세 근 반이었습니다.
송림분식에서 나온 OB들이 늙은 혈기를 이기지 못하고 요즈음 주민들의 신고로 학생들도 자제하고 있다는 [엘리제]를 기어이 하고 말았는데, [엘리제]와 [석탑]과 [뱃노래], 정말 영원한 레퍼토리이지요.
2차 호프집에서는 술도 오르고 해서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좀 가물가물하기도 한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91학번들과 성 담론을 나눴네요(아는 사람은 알 것임). 그리고, 탁우회 선배님들이 따로 계신 [꼬치꼬치]에 가서, 탁사의 앞날, 탁사와 탁우회의 연계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요. 그 동안 임헌(78) 선배님이 많이 애를 쓰셨는데, 앞으로는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는 자리였습니다.
다음 날 탁구 시합이 있어서 나는 아쉽지만 2차를 끝으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듣자 하니 3차는 역시나 제기시장을 주 무대로 아침까지 이어진 모양입니다.
탁사에 몸을 담은 지도 벌써 18년. 내 인생의 18년이 [탁구 사랑회]와 끈끈히 이어져왔다는 사실(물론 그 중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좀 떨어져 있은 적도 있긴 하지만)은 그 안에 무수히 많은 이야기, 즉 역사를 담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탁구를 사랑하고, 또 탁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울려 서로 친교를 쌓아나가는 [탁구 사랑회]가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아니 지금보다도 더 끈끈한 정을 맺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P.S. 하기 거북하지만 빠뜨릴 수 없는 이야기. 모든 모임을 운영하는 데에는 경비가 듭니다. 그리고, 우리 OB는 특히 YB의 활동들(집중 훈련, 탁구 시합 참가 등)에 후원도 하고 있기 때문에 해마다 어느 정도의 경비는 필수적입니다. 이 경비는 OB 회원 여러분이 내는 회비로 충당이 됩니다. 많은 분들이 참가하고 있지만, 아직 참가하지 않고 있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탁구 사랑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자발적으로 참가해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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