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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안산 유승민 배 탁구 대회 결과 및 개인적 소감 (100112)

by 길철현 2016. 4. 18.

<안산 유승민 배 탁구 대회 결과 및 개인적 소감>


지난 10일 안산에서 유승민 배 자선 탁구 시합이 열렸습니다. 새해 들어 처음으로 참가한 이 시합에서 입상을 하지는 못했지만, 개인전(2부)에서 3회전까지, 신준기, 김금환 등과 함께 참가한 단체전에서는 8강까지 진출했습니다. <탁구 사랑회>의 멤버 중에는 김영우가 출전하여 개인전에서 8강까지, 단체전에서는 우승을 했는지, 준우승을 했는지 잘 모르겠네요. (영우야, 축하한다!)

지난 2년 동안 탁구를 상당히 열심히 친 덕택에,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개인전에서 성적을 한 번 내고 싶은데), 요즈음에는 그래도 시합을 나가서 재미있게 시합을 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년 말부터 여러 가지 바쁜 일들이 있어서 탁구를 좀 게을리 했는데, 시합이 있던 주는 그래도 매일 라켓을 잡아서 컨디션이 좀 올라 온데다가, 아랫부분이 많이 파손된 옛날 라켓을 새 라켓으로 교체하고 난 뒤에는 드라이브에 힘이 좀 붙은 듯해서 감이 나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감기가 심하게는 아니지만 그 전 주 내내 나를 괴롭혔고, 시합 당일 날까지도 감기가 낫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시합 결과를 정리해 봅니다.


[개인전]


1. 예선전--이규호 3:0 [1)승(6) 2)승(8) 3)승(7)]


그런데, 이번 시합에서는 내가 <황남숙 탁구교실>로 나가는 바람에 예선전에서 같은 탁신 멤버인 이재석 형과 맞붙게 된 상태였습니다. 다른 한 명은 <모닝클럽>으로 나온 ‘이규호’라는 사람이었는데, 모두들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그다지 잘 치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선수 물을 먹은 젊은 애가 아닌가 내심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재석이 형이 먼저 이규호와 시합을 했는데, 상대가 그렇게 잘 치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았는데도 상당히 고전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볼을 잘 다루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한 방은 상당히 센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재석이 형이 팔이 아프다더니, 아무래도 정상 컨디션이 아닌 듯했습니다. 3대 2로 가까스로 상대를 이기고 나온 재석이 형이 팔이 아파서 못 치겠다면서 기권을 했습니다. 나와 이규호가 1,2위를 놓고 시합을 하게 되었는데, 포핸드 한 방이 좋은 것이나, 리시브 때 오른쪽으로 깊숙이 빼는 능력 등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큰 장점이 없는 선수라 3:0으로 낙승을 거두었습니다(상대방도 본선 진출이 확정된 상태라 최선을 다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처음에는 이 깊숙이 빼는 것을 피하려고 했는데, 그보다는 아예 빼면 쫓아가서 걸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자 게임 운영이 훨씬 편했습니다.


2. 본선 1회전--부전승

한참을 기다려도 내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 어떻게 된 영문인가 했더니, 나와 대전하게 된 19조의 사람이 불참을 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곧바로 2회전에 진출.


3. 본선 2회전--최규섭 3:2 [1)패(9) 2)패(12) 3)승(2) 4)승(8) 5)승(6)]

이 날 시합의 하이라이트는 이 최규섭(펜홀더) 씨와의 시합이라고 해야 할 듯합니다. 지금까지 코리아 탁구장에서 두 번 시합을 했는데(한 번은 핸디 2알을 주고, 그 다음에는 맞잡고) 두 번 다 패하고 말았기 때문에, 내 실력이 좀 올라왔다고 해도 만만하게 볼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습니다. 병규 씨는 쉽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나로서는 전형 상 까다로운 상대였습니다. 커트를 강하게 깎다가 또 때로는 너클로 풀고 하기 때문에, 집중을 하지 않으면 네트에 걸리거나 밖으로 나가기 십상이니까요. 이 날 시합에서도 최규섭 씨의 플레이를 이겨내지 못하고 첫 두 세트는 먼저 내주고 말았습니다. 커트가 많이 먹은 것을 재끼면 미스가 날 확률이 있는 반면에, 그것을 들어 올리면 그 다음부터는 최규섭 씨의 내리누르는 쇼트에 끌려 다녀야 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시합이 나에게 불리한 양상이었습니다. 2번 째 세트 듀스까지 가서 지고 나서는 극복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하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3세트 째에는 최규섭 씨가 한 세트를 풀어주는 작전을 쓰더군요. 쉽게 한 세트를 따내면서, 게임을 어떻게 푸는 것이 좋을까 생각을 해보다가, 일단 최규섭 씨의 서브 때에는 최규섭 씨의 공격력이 강하지 않으니까, 3구를 주어서 디펜스를 하고, 너클로 긴 서브를 넣어 최규섭 씨가 그것을 커트하게 하는 것보다는 아예 내가 강하게 커트를 넣고, 상대방이 커트한 공을 더 강하게 걸어보는 작전을 시도해 보아야겠다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습니다. 디펜스 작전은 원래부터 몰릴 경우에는 시도해 볼 작정이었지만, 그의 강한 커트를 나의 커트로 기선을 제압하는 맞불 작전은 나로서는 다소 과감한 시도였습니다. 내가 강한 커트를 넣자, 의외로 그는 그것을 다시 강하게 커트해서 보내지는 못하고, 그냥 적당한 정도로 커트를 해서 넘겨주었기 때문에 3구 공격이 더 편해졌고,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게임을 내가 이끌어 가는 양상이 되었습니다. 4세트를 이기고 5세트도 내가 앞서 나가자 최규섭 씨는 스스로 무너지고 말더군요.

 

4. 본선 3회전: 김상엽 2:3 [1)승(9) 2)패(14) 3)패(7) 4)승(8) 5)패(7)]

이 사람과는 처음 시합을 해보는데, 라켓은 펜홀더이고, 김연우의 말을 따르자면 나와 마찬가지로 랠리 탁구를 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첫 세트를 해보고 좀 쉬울 듯하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갈수록 내가 미세하게 밀렸습니다. 전체적으로 공격력에서는 그가 좀 더 앞서고 디펜스 능력에서는 내가 앞섰다고 할 수 있는데, 패인은 서브 리시브를 너무 밋밋하게 해서 시합 후반부에서 3구 찬스 볼을 너무 많이 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스를 감수하고서라도 과감하게 리시브를 했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단체전>

1. 1회전 - 위너스 (전체) 2:1  / (나) 3:2 [1)승(7) 2)승(6) 3)패(7) 4)패(10) 5)승(5)]

내 상대는 백이 좋은 대신 다른 장점은 크게 없는 펜홀더 전형이었는데, 그렇다고 전체적으로 어디가 크게 부족한 곳은 없어서, 쉽게 이기지는 못하고 5세트까지 가서야 잡아내었습니다. 1,2세트를 쉽게 따낼 때만 해도 낙승이 예상되었으나, 3세트부터 그쪽에서도 세게 밀고 나오는 바람에 엉겁결에 한 세트를 주고, 4세트는 애매한 심판의 판정 때문에 내주었지만, 5세트는 서브부터 걸면서 적극적으로 치자 상대는 쉽게 무너졌습니다.


2. 2회전 - 탁신 (전체) 1대 2 / 김병규 2:3 [1)패(10) 2)승(9) 3)승 4)패(8) 5)패(7)

병규 씨는 요즈음에 탁구가 물이 올라서, 탁신 2부 중엔 승률이 가장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합장에서 만나서는 지금까지 2승을 거두었기 때문에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했으나, 역시 뒷심이 딸려서 지고 말았습니다. 백핸드가 좋은 것은 어느 정도 커버가 되는데, 포핸드 쪽으로 연타로 공격해 들어오는 공이 코스가 워낙 깊어서 디펜스가 어려운데다가, 내 공격이 번번이 막혀, 랠리 플레이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랠리에서는 내가 다소 우세하게 진행했으나, 힘들게 한 점을 따내면, 서브에 이은 예측하기 힘든 코스로의 공격에 쉽게 점수를 내주는 바람에 게임이 어려웠습니다. 공격으로 끊으려 서두르기 보다는 끈질긴 랠리 싸움을 더 질기게 가져갔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 시합이 끝난 다음에 드는 생각입니다.


이번 시합은 무엇보다도 어느 정도 여유를 가지고 시합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게임을 좀 더 노련하게 운영하는 능력도 필요하겠지만, 포핸드의 파워를 좀 더 기르고, 백핸드를 보완한다면 앞으로 게임이 더욱 수월해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 이번 시합을 마치면서 핵심적으로 느낀 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