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시합을 다녀와서]
참 오랜만에 글을 쓰네요. 침묵의 시간이 길었던 것 같습니다.
뒤풀이 자리에서 익범이 형에게 건배사 겸 한 마디 해줄 것을 제안했는데, 익범이 형은 ‘술 한 잔 하자’는 말로
끝냈고, 회장인 재석이 형은 언제나 ‘술 취하면 말을 못한다’고 해서, 내가 뭔가 한 마디 하고 싶어서
준비도 없이 일어났다가 조리를 세우지 못하고 횡설수설하고만 느낌이네요. (이럴 때는 탁신의 사회자인
춘헌이가 있으면 딱인데. 급한 일이 있는지 춘헌이는 시합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실종)
이번 시합은 탁신 멤버인 연우가 주최한 시합이고 해서, 탁신이 대대적으로 참석하자고 했는데,
몇몇 배신자들이 (이미 다른 팀으로 나가기로 되어 있었다는 미명 아래. 농담일까요?) 다른 팀으로
뛰는 바람에 탁신으로는 알다시피 1,2부 두 팀, 3,4부 두 팀, 총 네 팀이 시합을 나갔습니다.
(이번 시합에서 다소 특이했던 점은 선수들이 많이 참여해서 1,2부 단체전 팀이 3,4부 단체전 팀보다
더 많았다는 것.)
개인적으로 이번 시합에서는 죽을 썼기 때문에 경기 결과를 별로 적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빼먹으면
안 되겠지요. 개인전에서는 경태가 3위를 했고(준결승전에서 장우택인가 하는 셰이크 선수에게 2대 3으로
아쉽게 지고 말았지요. 마지막 세트에서 5대 2로 이기고 나가다가, 내리 5점인가를 내 주다가 6대 11로
지고 말았는데, 경태 말로는 백핸드에서 밀렸다고 하더군요. 경태 말마따나 백핸드 드라이브가 장난이 아니었음)
1,2부 단체전에서는 경태, 홍준, 연우, 진호 팀이 8강에서 석패를 했지요. 인상적인 것은 이번에 처음
참가한 홍준이가 탁신에 처음 들어왔을 때보다, 실력이 많이 향상(혹은 회복) 되었다는 겁니다.
병규 씨, 춘헌, 응배, 준기 2부만으로 구성된 팀은 단체전 예선 리그(1에서 4부까지만 시합을 해서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세 팀이 리그를 했지요)에서 첫 게임에서는 병규 씨가 단식을, 그 다음 게임에서는
병규 씨, 응배가 복식을 이겼으나, 결과적으로는 두 경기 다 1대 2로 석패.
요즘 볼이 잘 맞는 준기가 채(?)리군 - 알고 보니 최리군이네요. 대학 동아리 출신의 이 친구 이름이 늘 요상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 을 잡을 뻔 했지만, 잡을 뻔하고만 말았네요.
(딴 팀으로 나간 충신이 형, 태신이 팀은 3위를 했습니다. 태신이가 단체전 8강에서 오병만 코치를 잡는
기염을 토했지요. 2대 1, 10대 9로 태신이가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오병만 코치가 태신이의 서브를 걸었는데
미스가 났음. 시합을 마치고 난 뒤 관중석 한 구석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려 봤더니 오병만 코치가
심하게 자책을 하고 있더군요. 야, 오늘 정말로 못치네, 드라이브를 한 개를 못 거냐? 이렇게 말했던가?
태신이도 요즈음 들어 탁구를 점점 더 잘 치는 그런 느낌이네요. 탁신 최강전에서 세 번이나 우승을 했다는데.
재석이 형의 애정선이 요즘은 태신이로 향하고 있었고, 술자리에서 노골적으로 애정행각을 벌였던가?)
3,4부 개인전에서는 아마도 아무도 8강까지 가지도 못했는데(재석이 형은 언제 성적을 낼 것인가), 단체전에서 재석이
형, 천금, 태원, 정일이 팀이 놀라운 저력을 발휘하여 준우승을 했답니다. 재석이 형과 천금이 복식이 궁합이 잘
맞는 듯했고(모든 게임을 3대 0으로 이겼다던가), 마지막 결승전에서는 태원이와 정일이가 지는 바람에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그래도 3,4부 단체전에서 계속 성적을 내면서 탁신의 저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만천하에 보여주
었지요.
(마지막 단식에서 정일이가 수비수를 만나서 애를 먹었는데, 어떻게든 게임을 풀어보려고 한 없이 커트를 하던
정일이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애 많이 썼다, 정일아.) (결승전은 탁신이 져서 아쉽기는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뿌듯하기도 했는데, 상대 팀 선수 중 2명이 내 고대 탁구 동아리 후배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익범이 형, 나, 오갑이, 민우로 이루어진 팀은 민우가 4부에서 3부로 올려 출전했음에도 단식 두 게임을 다
잡아주었지만, 내가 단식에서 지고, 익범이 형, 오갑이는 복식에서 지고 (2대 2, 7대 3으로 이기다가 7대 11로
뒤집어지고 말더군요)(지는 사람 독박이라고 했는데, 세 명이 다 독박을 써야 할 지경), 잘 한다.
짤막하게 적으려고 했는데 적다 보니 좀 길어졌네요.
마지막으로 선수 구성하고 언제나 물심양면으로 탁신을 위해 애를 쓰는 재석이 형, 엘보 때문에 탁구를 못 치는
데도 김밥을 싸가지고 멀리까지 와준 총무 진황이(차가 막혀 좀 늦게 오긴 했지요. 아침도 안 무서 배가 마이
고팠다), 이번 연말을 끝으로 두 사람 다 물러나는데, 참 많이 수고했다고 고맙다고 이 기회를 빌어 감사를 표합
니다.
뒤풀이.
비가 부슬부슬 뿌리는 가운데 시합 장 근처 제주 도야지 집에서 삼겹살을 폭풍 흡입하고 2차로 또 부근에
있는 ‘가보자’ 포차에 갔는데(웃겼던 것은 내가 추천한 역시 인근의 호프집에 갔다가 -- 나는 그 사이 오갑이 차에
가방을 가지러 갔었는데 -- 주인이 연식이 좀 있는 아줌마라서 나왔다고 한 것) 배가 부른 가운데서도 또
오징어며 대하며를 잔뜩 시켰고, 재석이 형이 낸다고 해서 술 취한 김에 내가 그 집 맥주를 다 마셔 보려는
생각도 잠시. 또 술 취한 김에 재석이 형과 사소한 일로 안주 삼아서 옥신각신. (그런데 하나는 이번에 짚고
넘어 가야할 것이 재석이 형이 술이 취하면 -- 안 취했을 때도 이따금씩 -- 자꾸 육두문자는 아니지만 귀에
거슬리는 **라는 말을 쓰는데, 아무리 하지말라고 해도 안 들어 먹으니, 오십 나이에 남한테 그런 말 듣기도
싫고, 무엇보다 내 안에서 그 말에 대해 상당한 거부감이 있어서, 아무리 재석이 형이 애정의 표현 운운해도,
앞으로는 재석이 형이 **라는 말을 쓰면 나는 앞에 개자를 붙여서 돌려줄 것임. 아니면 욕배틀이라도 하든지.)
그리고 이 2차 자리에는 충신이 형 - 충신이 형은 일차 때에 왔다고 진황이가 지적 - 과 태신이도 합류했구나.
마지막으로 원래는 익범이 형, 충신이 형, 오갑이 나, 이렇게 당구를 치려고 했는데, 전부 나가 떨어지고,
익범이 형과 내가 내기 당구를 쳐서 내가 이겨서 아주 좋은 데를 갔음. 아 당구에서 이긴 건 꿈이었나?
이상입니다.
'탁구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모임 후기 (탁신 - 140420) (0) | 2016.04.25 |
---|---|
성남 안드로 배 단체전 우승 후 술에 취해 쓴 글 (탁신 140526) (0) | 2016.04.25 |
경인지역 대회를 마치고 (탁구 사랑회 010226) (0) | 2016.04.24 |
탁신 최강전 사진 (160416) (0) | 2016.04.21 |
경인 지역 대회 우승 (030218) 탁구 사랑회 (0) | 201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