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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성남 안드로 배 단체전 우승 후 술에 취해 쓴 글 (탁신 140526)

by 길철현 2016. 4. 25.



(댓글을 달다가 글이 좀 길어져서 복사한 다음 답글에 옮기고 한 번에 안 되서,  페이지 나가기를 하면

안전하게 저장된다고 해서 나갔다가 돌아오니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네요.

다시 다 써야 하네. 아 미치겠다.)

정말 오랜만에 탁신이 오픈 시합 단체전에서 거둔 우승이라 감회가 뿌듯합니다.

내가 쓰면 장장 50 페이지 장편 대하 소설, 억시게 재미가 무너지는?, 이라 사람들이 몇 자 안 읽고

나가 떨어질 텐데, 용주가 개인적인 소감과 시합 경과를 조리있게 잘 정리해서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에너지를 절감하게 해주었네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일지는 적을 것입니다.)

 

두어 가지 사실 관계를 분명하게 해두면,

먼저, 16강에서 만난 팀의 정확한 명칭은  김장훈 탁구클럽입니다.

(인터넷에 조사를 해보니 수원에 있는 탁구 클럽입니다. 중요한가?)

박현수는 작년 무녕왕릉 배(3월 10일) 단체전에서 오갑이나 진황이와 시합한 사람이 아닌가

열심히 OK 핑퐁을 뒤적였으나, 결론은 나의 공상에 지나지 않는 듯. 하지만 어디선가 본 듯은 한데.

그게 아니라면 이 팀은 명단 발표 후 최후에 합류한 그런 팀인가?

(갓길로 자꾸 세는 나, 278.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나.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지, 뭐.)

 

그 다음 용주가 8강에서 픈 1패를 한 스마일 팀의 상대 선수는 박형우.

(우리 카페 자유게시판이 공개라 이 사람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생략하고, 왜, 공개지?)

용주가 수월하게 이길 상대라 생각했는데, 5세트에서 8대 11인가로 패하고 말았는데, 그래서 진황이와 나 복식조에게

뭔가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기회를 주었다. (피곤해서 그런지 갑자기 반말이 나오고, 애라 모르겠다.)

이 때 이긴 팀은 혼성 복식조가 아니고 (혼성 복식조는 16강에서 만난 김장훈 탁구클럽, 3대 1로 비교적 수월하게 이겼지요),

최대수, 김태식 조. 과로와 수면부복으로 생각이 안 나는데, (자고 나면 좀 기억이 나려나?) 3대 1로 이긴 것은 맞는 것 같네요. (촬영된 비디오를 보니 3대 2네요. 원래 그렇게 생각했던가? 용주의 이야기에 귀가 솔깃? 피곤하긴 피곤했던 모양.)

(피로를 이기고 글에 도전하자. 감기는 눈을 부릅뜨고 써보자.)

 

술을 마시며 민우의 단체전 실력 혹은 성적의 반은 나의 응원이라고 해 재석 옹의 빈축을 샀는데,

그래도 아픈 목(편도선이 부었는지 목이 자고 나면 따가워 병원에 갔더니 염증이 생겼다고 했는데)을 이끌고

아니 그것에 아랑곳 않고 고함을 질러대서 지금은 목이 더 안 좋은데,

여러분, 응원의 힘을 무시하지 맙시다.

(그리고 또, 지난번 부천 대회에서 3,4부 단체전 준우승 했을 때,

나는 그 때 단체전 멤버였지만, 엘보 때문에 작전 지시?만 했는데,

그리고나서는 준우승이 나의 기획력 때문이었다고 자화자찬 했는데,

지나고보니, 정일이와 민우의 실력이, 그리고 오갑이의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4부의 강자였기 때문이라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익범이 형이 술이 취해서 뭐라고 했지?

 

그렇다, 난, 사실, "탁구 없는 하루"라는 제목으로 오늘(월요일)의 일을 적고 싶었던 것이다.

요약본, 새벽 다섯 시에 집에 들어왔다. (그 전에도 모처에서 잠을 좀 자긴 했지만.) 열시 오십 분에 알람 소리에 깨서.

어제 차를 세워둔 응배네 탁구장 근처(응배야, 너한테 8천원 줄 것 있다. 언제 줄까) 극동 아파트까지 택시를 타고 가서

(독자 여러분, 나의 무분별함을 용서해 주세요. 거의 술 취한 상태와 비슷하게 되고 있네요) (재석이 형 왈, 참 이상한

놈이야! 까다로운 놈이야! 뭐야? 이 자식아!) 고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101번을 안 타고(노선을 잘 몰라서?

혹은 뭔가 다른 이유로? 정말 이것이 쓰기 어려운 부분이란 말이야!) 잠시 뒤에 온 273번을 타고, 서울 역사 박물관으로.

(그 바로 뒤에 또 101번이 왔는데.) 그런데, 273번은 고대 이공대로, 보문동으로, 한성대로 해서, 둘러서 가는 버스.

경희궁의 아침 4단지 앞에서 12시에 예전 지도교수님을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시간에 늦을 것만 같아서, 서울대 병원

에서 내려서, 택시를 탐. 운전수는 빠릿빠릿하게 운전하지 못하고. 종묘와 창경궁을 잇는 구름다리는 없어지고(초등학교

6학년 때 서울에 와서 처음 보았지). 창덕궁은 휴일. 현대건물. 그 근처 어디에서 오래전에 교통사고를 목격했었지. 피투성이가 된 얼굴. (아 이렇게 적으면 한도 끝도 밑도 없겠지. 정말 난 재석 옹 말대로 이상한 놈이다. 이가 상한 놈이다.)

 

산채향. 17,000정식. 노총각과 노노처녀의 이런 저런 이야기(이런 발칙한!). 카페와 미술관과 약간 고급스런 식당과, 옛날

주택들이 있는 도심 한 복판의 고즈넉한 동네. (이 동네의 이름이 뭐지?) 우리 카페. (점심 시간에는 커피를 할인합니다. 두 잔에 5천원)

 

책을 받아 들고, 문 닫힌 경희궁 둘레를 거닐다, 한용운과 오랜 시간 통화를 하고. 형, 수요일 네 시에 운동해요? 오케이. 이모의 전화. 광양에서 올라오고 있는 중. 사촌 여동생 집에. 아픈.

 

역사 박물관 맞은 편에서 273번 버스를 타고 오다가 길음 마사지 샵에 예약. 그래 지친 몸에 휴식을. 앗 그런데, 알라딘이다.

예약 한 시간 연기. 종로의 알라딘에 들러, 헌 책 몇 권 구입. 아니, Bowlby의 책이. 두 권에 거금 3만 원. 그 밖에 시집 몇 권.

 

그런데, 버스는 생각과는 달리 고대로 향하고, 난 차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깨다가. 차를 몰고 길음으로 가지. 주차장이 없는 마사지 샵. 재석이 형 치과 상가에 차를 세워 두고. 마사지를 받는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 가운데 알게 된 것이지만, 그건 나의 짐작이 맞는 것이지만, 내 마사지사는 여주인이었다. 목소리만 봐서는 깍정이 서울 여자 같은 하이 톤인데, 안경 낀 얼굴은 좀 둔탁해 보인다. 날카롭지가 않고.

 

고문이 따로 없는 마사지를 받는다. 언제까지 탁구 칠 거예요? 죽을 때까지. 그럼 5일에 한 번은 마사지를 받아야겠네요.

손만 대면 온몸이 아프다니 어디 안 아픈데는 없나요? 한 군데쯤은 있겠지요. 거기가 어딜까? 아, 그러고 보니, 여주인이 중국사람인데, 한국에 온지 13년 차인데, 한국 사람보다도 한국말을 더 잘 한다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구나.

 

6시. 근처 굿모닝 이비인후과에 들른다. 목이 많이 부었네요. 비염도 있고요. (마사지 샵에 들어가기 전에 가글을 샀다.

양치질을 못해, 가글이라도 하고 마사지를 받으면서 잠 들까 하고? 하지만 잠은커녕 내내 신음소리를 내었지.) 주사도 맞고.

약처방도 받아서 내려오는데, 노인네들 여러 명이 계단을 제대로 못내려가 정체가 일어났다. 할아버지 한 분이 난간을 붙잡고 엉금엉금 거리며, 겨우겨우 계단을 내려간다. (알라딘 앞에서 본 걸인 노파. 누더기에  검은 얼굴. 손에는 천 원 짜리 한 장 들고. 가장 비참한 표정으로 세상을 향해 구걸을 외치고 있다. 그 옆에 있는 젊고 건강미 넘치는 미남미녀의 광고판. 분별은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은 도대체 무엇으로 사는가? 머리가 너무 복잡하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없으면 가야 하는가?

요즈음 공부를 너무 안 하고 있어서, 어젯밤 꿈에는 다시 수능 공부. 그것도 등한시 했던 수학공부를 처음부터 다시 하고 있었다. 종잡을 수 없는 머릿속. 한선이는 탁구 레슨을 한다고 당구장을)

재석이 형에게 한 번 들를까? 의사가 술하고 담배 안 된다고 했는데, 술 마시자고 하면? 맞은 편, 문화 서점에 들러 또 헌 책

몇 권을 샀다. 올해에 벌써 150권 이상의 책을 구입했구나. 대부분 새책 같은 헌책들. 열 권은 읽었나?

(치과 상가에 차를 세우러 들어갈 때 일방 통행인 데 경소형차 한 대가 반대로 나오고 있었다. 운전수를 째려 보았는데, 그도 나를 째려 본다. 뭔가 한 마디 하려다가 그 뒤 차도 또 나오고 있어서, 또 일방 통행로가 끝나는 지점이라, 또 교행할 수 있어서 그냥 묵인하고 들어간다. 보니까, 가지 치기를 하느라고 대형화물차가 통행을 가로막고 있어서, 일방통행 방향을 따라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규칙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은 언제나 발생한다.)

(산채향에서 식사를 하다가 든 생각. 의식이 분주한 식사시간의 모습이라면 말입니다. 무의식은 그 식사를 준비하고 또 뒷치닥거리를 하는 주방의 모습 같은 것이지요. 우리가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이지만, 사실 그것이 더욱 더 큰 기반일 수 있다는. 지난주 정선 시합. 어제 시합은 10시 반에 시작해서 11시가 넘어서야 끝이 났지요. 정선의 몰운대에 갔는데, 몰운대는 꽤 아름다운, 이름 높은 절벽인데, 그 앞 개천을 따라 아름다운 노란 꽃들이 피어 있더라고요. 외래종이라고 하던 데요. 버터컵이라는 게 있지.) (그건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청풍호반(충주호의 일부인)에서는 번지 점프를 했답니다.

 

오목대. (왜 식당 이름을 오목대라고 지었는지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구나). 7시를 좀 넘은 시각. 식사와 세차를 같이 하면 2천 원 할인인데, 세차를 할까? 너무 늦은 시각. 돌솥 삼치 구이. 문화 서점에서 구입한 와다나베 쇼오꼬가 지은 불타 석가모니를 읽으며 밥이 나오기를 기다린다. 법정 옮김. 돌솥밥은 15분이 걸립니다. 밥은 참 맛있는데, 삼치는 작고 시들하다. 그래도 맛있게.

 

집으로 들어와 처음 의도와는 달리 의식의 흐름을 따라, 아니 연상을 따라, 설명을 생략하고(그러니 독자는 미치리라.

아니 다 포기했을 것이다) 주절이 주절이. 내일 정신이 좀 들면 좀 더 정돈된 글을 쓸 수도 있을 텐데. 하지만 우리 삶에는

타인에게 보이기 힘든 내면이 겹겹이 있구나. 오해와 비난과 또 나중에 약점 잡기, 공격. 탁구도 마찬가지 아닌가?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야 한다. 이기려면. 그건 상대를 돕는 것인가?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규정을 따라면서

물론 그것을 최대한의 장력으로 확장하면서, 이겨야 한다. 그래서 뭘 어쩌자는 것인가? 답은 없다, 라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것이 답이 되어버리기 때문에. 사태에 직면해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 누구의 말에 좌지우지되는 것이 아니라, 성인이니까,

그렇다고 남의 말에 귀를 막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내 안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는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에게 하는 것인가? 반반인가?) 타인은 없다. 나도 없다. 없는 것 또한 없다. 무슨 말이냐? 말이 나를

움직이고 나를 흔든다. 정말 어디까지 나는 쓸 것인가? 피곤하다. 피곤이 지쳐서 눈꺼풀을 내린다. 이 뭐꼬의 정신?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 탁구를 친다는 것은 무엇인가? (난 감각이 떨어지는데 저 사람은 왜 저렇게 좋을까? 용주는? 한선이는? 그래서 뭐

어쨌다는 것인가?) 감각이 더욱 떨어지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더욱 좋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틀에 잘 적응하고

있을 따름인 것을?

 

번지 점프를 했어요. 무서웠지요. 아무리 안 무서운 척 해도. 뭐, 죽기밖에 더 하겠어. 이렇게 외쳐봐도. 하지만 상처 입은 내 마음.

부딪혀 보고 싶었지요. 가짜 죽음이라도. 유일하게 유일하게 허용되지 않는 경험을 경험해 보고 싶었던 것인가요?

살짝 눈을 감았지요. 떨어져 내리며 언제 눈을 떴는지 모르겠네요. 눈 아래 광경을 보았지만 별로 기억에는 남아 있지 않네요.

무엇보다 생생한 건 그 무엇도 내가 떨어져 내린다는 걸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이었지요. 수퍼맨도, 신도. 또 그 사실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도 분명했지요. 그러자, 무중력 같은 자유낙하가 주는 자유로움이 정말 밀물처럼 밀려들더군요.

죽음 따윈 없어요. 모두 인간이 지어낸 이야기지요. 말이지요. 말은 어디에도 가지 못하고 말 안에서 맴돌 뿐이지요. 기호의 우리에 갇힌 우리는 우리의 기호에서 우리끼리 살아가는 것이지요. 답답하니까 도를 찾고 구원을 찾고 진리를 찾고 신을 찾을 따름이지요. 나의 생각또한 모두 오염된 것이네요. 자유라고 느낀 그것은 사실은 포우의 단편에 나오는 이야기 아닌가요.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려간 사내. 하룻 밤 사이에 머리가 하얗게 센 사내.

 

한 마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분명 있는데 찾지를 못하겠네요. 응배가 탁구장에다 탁구장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적어 두었는데, 큰

소리를 외쳐 상대방을 불쾌하지 말기와 연습할 때 공을 갑자기 세게 치거나 방향을 틀기 없기는 나에게 해당되는, 아니 나를 염두에 두고 적은 말 같네요. 나는 응배에게 게임에 졌다고 집에 가기 없기. 자기에게 불리하면 옆 테이블에서 들어온 공 탓하기 없기. 순민이 형에게는 네트와 에지 났을 때 욕하기 없기. 재석이 형 안 된다고 큰 소리로 자기를 꾸중하기 없기. 오갑이 땀 닦으며 시합 지연하기 없기. 술 한 잔 하면 인생은 아름다운 것이여(이건 응배). 물론 탁구를 이겼을 때 이야기이겠지요. 라캉(라캉이 아니라 들뢰즈)이 뭐라고 했던가요. 편집증자는 이성을 왜곡하는 자이고 분열증자는 이성으로부터 버림받은 자이다. 당신은 어디에 속하나요? 둘 다를 극복했나요?

 

가만히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 때, 들었다가 번쩍하고 생각이 들 때.

 

저거, 미친 새끼 아녀!

 

참, 아름다웠다고.

개시발, 좆같았다고.

전혀 다른 말이 아니지 않나요.

 

모두들 나름대로 답을 찾고 있지요. 답을 갖고 있지요. 미세 조정을 하면서. 그 조정을 하지 못하는 안 하는

그래서 특이한.

  

 

결론. 그래, 용주는 역시 독사다.


[이용주의 우승 후기]


탁신으로 참가해서 오랜만에 우승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전국 오픈대회에 3부로는 처음 나가는 시합이라 사실 조금 긴장도 했습니다.

말이 3부지 실력으로는 만만치 않다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가급적 전날 잠을 푹 자려고 했고, 여러 가지 이유로 개인전을 참가 안한 것이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시간 맞추려 식사도 못하고 만두 몇 개 사가지고 차 안에서 먹으며 운전하고 성남실내체육관으로 향했습니다.

역시 예상 시간보다 많이 지체되어 한참을 기다린 후에 개인복식에 들어갔죠.

개인복식은 16강에서 우승팀에게 졌는데 단체전 결승전에서 만난 JMC팀(김의중, 박정현)이었죠.

첫 세트를 이겼는데 내리 3세트를 내주고 졌습니다.

좀 약한 상대들하고 칠 때는 상관없었는데 강한 팀이랑 치니까 진황이와의 호흡이 문제가 되더군요.

평소 복식을 서로 맞춰보지 않아서 각자 따로 친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아침부터 개인전도 하고 회원들도 챙기느라 페이스가 떨어진 진황이를 생각하면 잘된 일이라고도 생각했네요.

우리 단체전 멤버는 철현이형, 진황이, 민우, 그리고 나 이렇게 네 명이었습니다.

역시 급조된 팀이다 보니 오더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게 되었죠.

진황이는 나와 복식을 치기를 희망했으나 내가 단식을 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진황이 화장실 갔을 때 철현이 형에게

내 의지를 말하자 철현이 형이 수용하고 밀어붙였죠.^^

단체전 1회전에서 전사B팀이었는데 (전사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1방에서 내가 가볍게 이기고 나서 복식 경기를 하는데 진황이 에너지 방전....

결국 복식을 내주게 되었고 공은 민우에게로 넘겨졌네요.

우리의 믿음직한 민우가 첫 세트를 겨우 이기더니 두 번째 세트에 박살이 나는겁니다.

갑자기 상대편이 너무 잘치는 거죠. 그런데 꾸역꾸역 민우가 잡아내서 1회전 통과! 민우를 얼싸안았죠^^

첫 출전에 1회전 탈락? 어휴~ 생각하면 끔찍하죠 ㅎㅎ

2회전 김창준? 클럽인가 하는데 우리 오더는 1회전과 동일 (결승전까지 계속 오더 동일!)하게 나갔습니다.

상대방 1방이 박현수라는 젊은 친구였는데 첫 세트 깜놀!!

엄청 잘치는 겁니다. 백핸드 드라이브에 이은 화드라이브가 범실이 없는겁니다.

나도 꽤나 잘 받았는데 4번 막으면 5번, 7번 막으면 8번 들어오더라구요.

3부 나와서 면이 안스겠다 싶었는데 서브와 구력으로 꾸역꾸역 3대 1로 역전. 노장의 매운 맛을 보여줬죠^^

복식도 이겨주어서 민우가 쉴 수 있게 되었네요.

참, 여기서 중요한 것은 1회전에서 에너지 방전으로 움직이지 못했던 진황이가 재석이 형이 사온 간식으로 당을 보충하고 나서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거죠. 역시 단합된 힘이 필요합니다. 회장님 감사^^

사실 저는 중간중간 다른 팀에 가서라도 조금씩 보충을 했었거든요. 체력 떨어지면 안될 것 같아서.

3회전 스마일팀 1방에 나선 상대팀이 허접한 4부, 4알 잡아주고도 충분히 이길 것 같은 상대였습니다.

여기서 천추의 한을 남기는데...

사람을 조금씩 짜증나게 하는데 갑자기 다리에 힘도 풀리고 성질이 나니까 막 치게되고

너무 허접해서 긴장도 안되고 미치겠더라구요.

상대팀은 엄청 응원하는데 그것도 신경쓰이구요.

결국 어이없는데 2:3 역전패

할 말이 없었습니다.

우리의 복식조가 혼성복식조를 3:1로 이겨주고, 다시 공은 우리 호프 민우에게...

1~3세트를 모두 듀스를 가는 접전 끝에 민우가 힘겨운 승리를 우리 모두 또다시 환호!(넘 이쁘다 민우)

이제 준결승전!

일단 입상을 해 놓아서 마음은 편한 상태였지만 이겨야 했죠.

준결승전 상대는 쌍문해핑!

모두 잘 아는 사람들이었죠. 같은 지역 사람들이니까요.

4~5부 시합 등에서 상금사냥꾼들입니다.

1번 단식에서 황의돈이라고 의정부에서 1부치는 형사, 67년생입니다.

개인전에서 재석이 형이 졌던 사람이죠.

나랑은 예전에도 몇 번 쳤었는데, 칠 때마다 게임이 일방적이었죠.

재석이 형은 심판보면서 계속 웃고~~ㅋㅋㅋ

결국 내가 1방에서 이기고 복식은 지고 또 공은 민우에게...

우리의 호프 민우!!! 또 다시 3:1 승

이제 결승으로~~~~

결승전 상대는 역시 JM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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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있어서 중간에 쉬었다 결승전은 이어서 작성합니다.^^

결승전 들어가기 전에 다른 팀의 누군지 모르겠는 사람이 정보를 준다면서 저쪽 1방은 무조건 김의중이라는 선수니 피하란다.

살짝 빈정이 상한다. 내가 나가서 잡으면 되지 않냐고 하니까 어이없다는 듯 웃는다.

계속 내가 잡아본다고 하니까 계속 어이없어 한다.(날 모르는 사람이라 나도 어이 없었다.)

꼭 피해야 하는 상대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복식에 확신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말방은 민우가 잡을거라 믿었기 때문에 피할 생각이 없었다.

우리 준결승이 일찍 끝나서 상대편 경기 하는 걸 봤는데 실실 웃으면서 여유있게 치는 모습이 좀 별로였다.

그런데 막상 쳐보니까 잘치긴 하였다.

이미 늦은 시간 항상 그렇듯이 단체전 결승은 세 테이블 모두 같이 들어갔다.

저쪽 테이블에서 가볍게 3:0으로 민우가 시합을 끝낸다.

복식은 2:0으로 지고 있다.

난...

1세트 듀스를 아주 여러번 왔다갔다 하다가 힘들게 이겼다.(내 집중력이 조금 더 빛을 발했나? ㅋㅋ)

2세트 초반 꽤 앞서 나가다가 페이스 조절 못하고 무너졌다.

3세트 서브로 흔들고 박자 뺐고 집중해서 하프로 이겼다.

4세트 어? 갑자기 지고 있던 복식조가 힘을 발휘하며 2:2가 되었다.

자꾸 옆 테이블을 쳐다보면 거기서 끝내주기를 내심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거기까지. 3:2로 지고만다.

결국 마지막 공은 나에게로...

초반 팽팽하게 4:4에서 5:4로 앞서며 테이블을 돌았다.

그 때부터 머리를 돌리기 시작하며 아껴왔던 리시브를 꺼내들었다.

그 선수(김의중)의 서브는 시종일관 변화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미 거의 파악이 되어 있는 상태

내가 의도한 대로 박자와 코스에 변화를 줄 수 있었다.

화쪽으로 흘리는 리시브가 주요했다. 상대방을 흔들어 놓고 스매싱으로 끝.

그런데 수비가 여간 질긴게 아니다. 계속해서 올라오는 로빙.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기다렸다가 스매싱 빡, 끝~

후반부에는 아껴두었던 드라이브 작렬.

심판보던 재석이형, 심판이 두 손을 들고 나이스를 외친다.

침착하게 벤치를 봐주신 흥기형과 내가 어떻게 힘을 내는지 아는 익범이 형의 응원이 커다란 힘이 되었다.

우리는 한 팀!!

값진 우승을 하는 순간 기쁘고, 다행이고, 좋았다.

민폐를 끼치지 않아서 다행이었고, 기대에 부흥해서 기뻤다.

같이 수고한 철현형, 진황이, 민우도 정말 수고했다.

서로 한 번 씩 빵꾸낼 때 적절하게 때워줘서 우승할 수 있었다.

파스 붙여주고 맛사지 해주고 물리치료해준 철현형, 정이형 땡큐~

그 외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탁신 사랑합니다.^^


[시합 전에 쓴 글]

결전의 날

 

피 흘리고

아니 피는 좀 그러니 땀 흘리고

그 전에 팔을 움직이고

허리를, 무엇보다도 다리가

아니, 처음에는 눈과 귀가,

이유도 잘 모른 체

아이들처럼 놀음에 취해

뼈 아프게 재미있다?

그래, 눈과 귀를 쫑긋

상대방 공을 따라

다리와, 허리를

그 다음 팔을 휘둘러

목표 지점에 꽂고, 또 꽂고,

뚫릴 때까지 꽂고,

상대방이 마이 뭇다 아이가 할 때까지 꽂아서

돈 따서 술 묵고, 또 묵고

토하지는 말고,

음주 운전은 사고나지 말고, 걸리지 말고,

그 보다는 대리합시다,

대리 올 때까지 대리 기다리고,

토끼 여우 기다리는 집으로 오케이,

토끼 여우 없는 나는

쓸쓸한 하이에나처럼

도시의 뒷골목을 또 배회하고

 

아, 인생 뭐 있어!

(이건 이원장 말)

 

Time flows, and we move on.

(이건 영화 끝없는 사랑의 대사. 맞나? 몰라?)

 

발바닥에 땀 좀 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