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특히 언어학 분야에서 문법이라는 규칙체계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예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예외는 일반적으로 규칙에서 벗어나는 것, 비합리적 불규칙성이라고 부정적으로만 이해되어 왔다. 이와는 반대로 레페에게서 예외는 규칙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긍정적 요소로 등장한다. 레페 자신의 표현에 따르면 "규칙은 자신과 대조를 이루는 예외가 없다면 존재할 수 없다." (TS 99) 이처럼 예외가 규칙이 만들어지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되는 것은 그것이 규칙(보편성)은 필수적이면서 동시에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이다.
헤겔의 용어로 표현하자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규칙이 단순히 "그 자체로서(즉자적으로)" 남아있지 않고 "스스로에 대해서(대자적으로)" 존재하려면, 달리 말해 규칙이 "그 자체로서" "인지되고" "지각되어야" 한다면 반드시 예외가 존재해야 한다. (TS 99)) 물론 여기에서 예외는 규칙을 깨뜨리는 부정적인 존재와는 무관하다.
김현강. [슬라보예 지젝]. 이룸. 2009. 8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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