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유럽의 본국 정부와 해외 선교지역에서 활동하는 선교사, 그리고 원주민을 잇는 삼각형의 구도를 상상해보자. 선교사가 본국 정부와 밀착되면 원주민 신자들을 통해 해당 지역의 정보를 수집하여 본국 군대에 제공하고, 나아가 식민 통치를 좀더 원활하게 수행하는 데 필요한 방책들을 제시하는 등 식민지 정복 사업의 첨병으로 나서게 된다. 역사적으로 서양인 선교사들이 본국 정부와 밀착해서 선교 지역의 주민들을 크나큰 고통의 나락에 빠뜨린 실례가 많다.
하지만 선교사가 개인적 성향 때문이든 역사적, 사회적 조건 때문이든 본국 정부와 단절된 채 원주민들 속에서 살면서 그들에게 깊은 애정을 갖게 되면 정반대의 길을 택할 수도 있다. 즉 원주민들의 삶에 동화되어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편에 서서 본국 정부의 식민주의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게 되는 것이다.
조현범. 문명과 야만 - 타자의 시선으로 본 19세기 조선. 책세상. 2002,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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