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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들·용어

데카르트와 회의론자의 차이

by 길철현 2019. 2. 27.

우리가 경험하는 것과 외부 세계간에는 어떠한 유사성도 있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즉 우리의 지각의 지속적인 삶을 구성하는 일련의 이미지들이 필연적으로 우리를 밖의 세계를 그림과 같은 방식으로 반드시 재현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세계]에서 그는 언어의 비유를 사용했다. 즉 단어들은 대상을 지칭하지만 단어가 대상을 '닮지'는 않는다. 마찬가지로 시각적인 이미지나 다른 감각적인 투입 요소들은 대상을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대상과 일정하게 관계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외부 세계의 진정한 특징은 사실상 경험되어질 수 없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의 내부 세계와 우리 앞에서 어른거리는 이미지들에 대해서 우리는 절대적으로 완벽한 지식을 가질 수 있다.


데카르트와 회의론자의 차이점은 이 마지막 논점으로부터 기원했다. 그리고 이 논점은 미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분기점이다. 회의론자들에게 한 사람은 사과가 녹색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은 갈색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이 진리의 인식 불가성을 증명해주는 것이었다. 그들이 믿기로는 사과는 일정한 색깔을 가진 것이 분명한데, 인간의 지각은 그것이 무엇인가를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러한 한도내에서 회의주의자는 여전히 일종의 아리스토텔레스주의자로서 다만 인간의 오류 가능성을 주장한 데 불과했다. 즉 이상적이고 인간이 아닌 관찰자는 세계를 실제 그대로 볼 수 있고, 그 세계는 색깔*냄새*맛으로 구성된 세계일 것이다. 이와 반대로 데카르트는 우리가 실재하는 외부 세계에 색깔 등이 있다고 가정할 아무런 이유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예를 들어) 색맹이란 그러한 세계에 대한 진리를 알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고 결론지을 아무런 이유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색깔은 전적으로 내면적인 현상으로서, 물론 외부의 대상에 의해서 야기되지만, 그 대상을 오류가 있든 없든, 재현하는 것은 아니다.


리차드 턱 외 - 홉즈의 이해. 강정인. 문지. 1993, 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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