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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19년 탁구 이야기 - 재석이 형이 백핸드 드라이브를 가르쳐 준단다 (0507)

by 길철현 2019. 5. 7.

 

지난 토요일에 재석이 형에게서 전화가 왔다. 백핸드 드라이브를 이해했으니, 가르쳐 주겠다고 했다. 펜홀더에서 셰이크핸드로 바꾼지 나는 22년 차이고, 재석이 형은 이제 5년 차 정도인데, 형이 백핸드 드라이브를 제대로 이해했다면 난 둔재이고, 재석이 형은 수재가 되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지 가서 들어는 봐야겠다는 생각에 정릉 탁구장으로 향했다.

 

재석이 형 말인 즉슨 "손목을 돌려서 회전을 주려고 하지 말고, 포핸드 드라이브처럼 쭉 뻗어주라는 것"이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별로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였다. 거기다 몸 중심이 아니라 롱 백핸드를 할 때처럼 팔을 몸 옆으로 빼서 거는 것이 우스꽝스러웠다. 그래도, 들어올 때는 공에 힘이 좀 있어서, 연습을 꾸준히 한다면  좋아질 듯도 했다. 내가 별다른 반응을 안 보이자 재석이 형은 나에게 "애가 마음의 문을 닫고 있다"는 말도 했다.

 

포핸드이든 백핸드이든 나의 경우 드라이브가 약하다. 성찬이에게 10년 정도 레슨을 받으며 드라이브 전형으로 바꾸려했지만 결국 드라이브 앤드 스매싱 전형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더군다나, 공이 폴리로, 또 ABS로 바뀌고 나서는 내 주특기인 스매싱이 좀 더 위력을 발휘하는 듯하다. 요즘 젊은 친구들의 플레이를 보면 예전보다 중진 플레이의 비중이 더 많아진 듯하다. 공이 예전만큼 뻗지 않기 때문에 공에 위력을 좀 더 가하고 코스를 더욱 깊게 하기 위해서는 빠른 박자보다는 공에 더욱 힘을 가해 공격을 할 수 있고, 좀 더 안정적으로 수비할 수 있는 중진 플레이가 선호되는 경향이다.

 

나의 경우 드라이브에 별 위력이 없는 것은 스윙을 좀 더 뻗어주지 못한다는 것(포핸드 드라이브를 걸 때 공이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손목을 당겨버리는 것과 팔꿈치가 올라가는 등의 악습)과, 공과 라켓 사이의 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밀린 상태에서 걸기 때문이라는 것을 최근 들어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게 되었다(재욱이와 성욱이가 특히 이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포핸드와 백핸드 모두 타점이 늦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강한 커트볼을 걸 때 취약점으로 작용을 한다. 재석이 형은 내 백핸드 드라이브가 드라이브가 아니라고 하는데, 드라이브라는 이름에 값할 만큼의 회전량이 없다는 말일 것이다. 내 드라이브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오랜 버릇이 잘 바뀌지 않고, 요즈음엔 따로 레슨을 받는 것도 아니어서 더 이상의 큰 진보는 없을 듯하다.

 

문제는 그보다도 탁구를 치고 난 다음 몸이 아픈 것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는 체력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도 관건인 듯하다. 70대까지 탁구를 치려면. 70대가 먼 듯하지만, 탁신에 들어올 때의 설레던 느낌(환상에 지나지 않았는가?)이 생생한데 벌써 15년이나 지난 걸 보면, 앞으로 15년, 20년도 후다닥 지나가리라.

 

재석이 형은 셰이크로 바꾸고  백핸드 때문에 고민이 많다. 아무래도 백핸드를 정착시키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대신에 재석이 형은 요즈음 용호한테 배운 서브로 먹고 산다. 이 날도 나는 재석이 형 서브를 제대로 못 받아 범실을 하거나, 강공의 기회를 주어 두 판 다 지고 말았다. 백핸드 드라이브보다 재석이 형의 서브가 부럽다. 고수인 지수는 재석이 형의 모션만 봐도 서브를 알 수 있다고 했는데, 하수인 나는 눈알이 튀어나오게 보아도 구분이 잘 안 된다. 서러울 따름이다. (재석이 형의 커트도 부럽다. 강하고 낮게 깎아서 드라이브로 공격하게 어렵게 만든다. 왜 난 커트도 못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