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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19년 탁구 이야기 - 단상들(1112)

by 길철현 2019. 11. 12.

여행의 계절이고 또 탁구의 계절이다.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한다는 것, 그럴 수 있을 때 삶을 우리는 그렇게 회의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에는 항상 반대급부가 있어서 경계심 없이 무턱대고 이끌리다 보면 즐거움의 댓가가 혹독하다. 젊었을 때에도 무리하게 탁구를 치다가 부상으로 오랜 기간 고생을 하기도 했으므로, 장년의 나이인 지금은 그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몸에 되도록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그 동안 익힌 기술들로(바꿔 말해 힘을 어느 정도 바탕으로 하되 노련미로) 게임을 운용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탁구를 어떻게 쳐야 하는지를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정리해 본다.


1. 기본 체력 운동

모든 운동은 체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명제는 운동뿐만 아니라 우리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감소되므로 운동으로 이 감소폭을 최대한 늦추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의 경우 아직 하체는 튼튼한 편인데, 상체의 힘이 좀 약한 편이다(지난번 체력 측정에서 내 신체 나이는 실제 나이보다 10살 가까이 젊게 나왔다). 이 약한 상체의 힘을 보완하기 위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아령과 팔굽혀펴기를 낮이나 자기 전에 한 번 더 하고 있는데, 이걸 꾸준히 유지해야 할 것이다. 달리기도 일주일에 서너 번 20분 정도 꾸준히 해나가도록 하자.


2. 서브와 리시브

이 글을 쓰면서 예전에 쓴 글을 검색해 보니 3년 전에 쓴 글에서 지적하고 있는 점들이 아직도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http://blog.daum.net/kilchy/618) 몇 가지를 더 요약해 본다.


a. 맞수 내지는 상수와의 시합에서는 짧은 커트와 너클 서브가 기본이다. 리시브가 길게 나올 때는 3구 공격을 하는 것이고, 짧은 스톱성 리시브는 같이 스톱을 놓거나(이것은 내가 잘 못한다. 자꾸 시도를 해야 한다.), 공이 뜬다면 가볍게 스트록을 하고, 대처가 좀 늦었을 때에는 날려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하수와의 시합에서는 긴 서브를 포함해서 다양한 서브를 구사할 수 있다. 특히 YG 서비스가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YG 서브는 간혹 맞수나 상수들도 좀 타기 때문에 YG 서브를 지속적으로 연습해야 한다. 커트량을 늘이기 위한 앞면(포핸드 쪽)이 위로 오게 해서 커트 서브를 연습하고 있는데 이것이 좀 효과적인 듯하다. 아직 공을 러버의 앞쪽에 맞추는 것이 잘 안 되는데, 이것이 조속히 풀어야 할 숙제이다(내 주변에서는 충신이 형이나 민준이가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듯하다)


b. 리시브의 경우는 지난번에 쓴 것처럼 다양한 상대와의 시합을 통해 '감'을 더 익히는 것이 최선책이다. 무엇보다도 내 나름의 리시브 스타일을 유지하면서도 상대방 서브를 빠른 시간 내에 읽어내는 것, 다시 말해 시합이 끝나기 전, 좀 더 이상적으로는 한 세트 정도 치고 난 다음에는 어느 정도 대응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셰이크의 장기를 살리려면 백핸드에서의 볼처리가 좀 더 능숙해져야 하고, 그 첫 번째는 백핸드 드라이브로 리시브를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처리가 까다로운 공을 강한 커트로 넘길 수 있어야 한다(커트가 약하다 보니 모든 공을 쳐서 넘기려 하는 경향이 강한데, 커트를 좀 더 보완하는 것도 요즈음 내 탁구의 화두 중의 하나이다). 리시브 미스를 줄여야 하고, 3구에 강한 공격 찬스를 주지 않도록 코스에 변화를 주는 리시브를 해야 한다. 그리고 긴 서브는 포핸드 드라이브든 백핸드 드라이브든, 아니면 그냥 포핸드나 백핸드 스트록이든 좀 더 공격적으로 리시브를 해야 한다.


리시브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리시브를 너무 안정적으로 하려하거나 아니면 무모하게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리시브도 전체적으로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상대방의 3구 공격 능력에 따라 리시브는 달라지기 마련이다.


3. 드라이브

내 탁구는 스매싱 전형에서 드라이브 전형으로의 변화를 꾀해 왔다. 하지만 체질적으로든 탁구의 출발점부터 그랬던 스매싱이 나에게는 맞다. 특히 ABS로 공이 바뀌고 나서부터는 스매싱이 더욱 효과적인 면이 있다. 그렇지만 스매싱의 문제점은 범실이 많다는 것이다. 3구와 랠리는 드라이브를 하지 않을 수 없고, 포핸드 드라이브는 요즈음 들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타점이 늦은 문제점도 보완이 되고 있다. 백핸드 드라이브를 능숙하게 하지 못한다는 것이 아쉬움인데, 꾸준한 연습과 연습 게임이나 하수와의 게임에서 많이 시도를 해야 할 것이다(시행착오 없이 내 것이 될 수는 없고, 특히 중요한 시합에서 해낼 수 있어야 한다. 성욱이의 말을 빌자면 '듀스 상황에서도 구사할 수 있어야 내 것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스매싱(스트로크)

내 포핸드 스매싱은 좀 위력적이다. 하지만 파워가 부족하다(대신에 맞을 때 좀 더 눌러서 그런지 공이 많이 깔린다). 범실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리라. 백핸드의 경우에는 펜홀더 때의 버릇 때문에 정석과는 달리 라켓을 몸 밖으로 빼서 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범실이 좀 많고 타점이 좀 늦지만 대신에 파워는 괜찮다.


5. 복식

복식에 약한 이유 중의 하나는 커트나 스톱을 잘 못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경험치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복식을 칠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복식에서의 결과가 좋지 않다. 적고 보니 여러 단점들이 떠오르는데, 상대방과 호흡을 잘 맞추지 못한다는 것, 강타가 부족하다는 것 등이다. 무리하게 치지 않으면 연타는 좋은데, 그러다보면 너무 공격력이 약할 수가 있다.


5. 총론

시원스럽게 상대방을 이기면 좋겠으나 탁구의 신도 천재도 아닌 범재이므로 이기려는 마음과 함께 지지 않으려는 마음을 항상 동시에 견지하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전체적인 승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그렇기 때문에 또 마지막 한 점이 관건이다. 나이로 인한 신체 노화로 젊은 친구들과의 게임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내 몸이 얼마나 느린가 하는 것을 절감한다.하지만 반대로 경험치라는 면에서는 나에게 어드밴티지가 있구나. 탁구에서 어느 정도 수준을 넘어가면 그것이 그렇게 크게 작용하지는 않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꾸준한 절차탁마로 마지막 순간을 이겨내고 버텨내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이상은 상상의 영역이고 현실은 시련의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