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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새끼고양이

by 길철현 2016. 3. 10.

새끼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몰래 들어와

먹을 것 하나 없는 내 아파트로 들어와

무심히 닫힌 문에 감금되어

낯선이와 하룻밤을 동숙하네

집이 그리워 새끼고양이

밤새 애기 울음으로 내 꿈 어지럽혀도

잠에 취한 나는 그 울음 목 졸라

질식시켜 버리네

목 졸린 울음 내 가슴에 몰래 내려앉아

무거운 두 눈

무거운 두 발

허우적허우적 화장실로 나아가는데

새끼고양이,

무거운 두 눈 화들짝 들어올리네

울음소리 쿵하고 떨어져 내리네

불안과 침묵의 한순간이 지나고

너는 내게로 다가와 발을 내미네

나도 가만히 네 등을 쓰다듬네

 

길 잃은 새끼고양이 한 마리

 

(19980602)

(19980722)

(20000618)

(20040715)

(20230830)

 

 

 

 

새끼 고양이

 

새끼 고양이 한 마리

열어둔 현관문으로 숨어들어와

먹을 것 하나 없는 내 아파트로 들어와

무심히 닫힌 문에 감금되어

낯선이랑 하룻밤을 동숙하네

집이 그리워 새끼 고양이

밤새 애기 울음으로 내 꿈 어지럽혀도

잠에 취한 나는 그 울음 목 졸라

질식시켜 버리네

목 졸린 울음 내 가슴에 몰래 내려앉아

무거운 두 눈

무거운 두 발

화장실로 허적허적 나아가는데

새끼 고양이,

무거운 두 눈 화들짝 들어올리네

울음소리 쿵하고 떨어져 내리네

불안과 침묵의 한순간이 지나가고

너는 내게로 다가와 발을 내미네

나도 불현듯 네 등을 쓰다듬네

 

길 잃은 새끼 고양이 한 마리

                      

 

(98년 6월 2일)

(98년 7월 22일)

(00년 6월 18일)

(04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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