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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구일 탁구 클럽 금요 리그 참가 후기 (160527, 글 29)

by 길철현 2016. 5. 29.



안산 상록수 배에서 후배들이 단체전과 개인전을 우승한 것을 기념하고 축하할 겸1호선 구일 역 (나는 이 역이 지선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1호선에서 갈아타야 하는 줄만 알고 있었는데, 효기와 통화를 하다가 이 역이 1호선 상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기억으로는 이 역이 - 물론 서울 서쪽의 길을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 1호선 상에 있지 않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구로, 개봉 역은 많이 들어봤지만 구일 역이라? 그래서 인터넷에 조사를 해보니 정보를 찾을 수 없어서, 직접 역에 전화를 했더니 - 참, 할 일도 없구나 - 95년에 생겼단다. 그렇구나, 20년 전에. 대학교 때 내가 인천으로 가끔씩 지하철을 타고 놀러 갈 때는 없었구나. 이 부분이 생각보다 길어진다. 길어진다는 이야기를 쓰면서 더욱 길어지고 있다.) 부근에 있는, "구일 탁구 클럽"의 "금요 정기 리그전"에 참가했다.


뭐 이렇게 저렇게 하다 보니 출발 시간이 늦어졌고, 서울 북쪽 우리집 월계동에서는 거의 반대편이라, 지하철 타는 시간만 한 시간, 총 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걸려서, 7시부터 시합인데, 8시가 되어서야 도착했다. (예전에 딱 한 번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에는 분명 "김기사"로는 위치가 맞는데, "부메랑 탁구 클럽"이 있어서 그 주변을 맴돌았던 기억이 있다. 이 탁구 클럽의 예전 명칭이 "부메랑"인데, 아직도 계단이나 그런 곳에는 "부메랑"이라는 명칭이 그대로 있어서 사람을 헛갈리게 했다.)


들어가자 영우가 - 이날 따라 영우의 키가 커 보였는데 - 나를 맞아주었고, 한 시간이나 늦게 도착한 나는 예선전을 스트레이트로 여섯 게임(다행이도? 3세트 게임. 나는 2부로 참가)을 치러야 했다. 7부 여자와의 첫 게임이 일단 넘어야 할 고비였는데, 몸을 안 푼 상태에서 핸디 6개를 주고 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상하게 공이  자꾸만 미스가 나스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를 진행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공을 돌려보니 대-왕 짱구였다. 당연히 드라이브 등에 범실이 날 수밖에 없었다. 공을 바꾸고는 2세트와 3세트를 이긴 다음부터는 일사천리. 나머지 3부부터 6부 선수들은 모두 쉽게 - 약간은 점수 조절을 하면서 게임을 해도 될 정도로 - 이겼다. 그래서 내심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급상승하고 있엇따.


그런데, 호사다마라 했던가? 본선 1회전은 부전승으로 올라가, 나와 시합할 선수들의 심판을 보는데 4부 선수가 디펜스가 좋고, 한 방도 있어서 내가 싫어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도, 어떻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나의 느려진 몸과 둔중함이 3알의 핸디를 극복하지 못하고 1대 3(패7 패7 승6 패8 대충 이 정도 점수, 세트 초반은 잘  나갔는데 뒷심이 딸렸다. 내 서브를 타지 않았고, 거기다 가끔씩 하는 한 방 공격을 잘 막아내지 못했다. 한 번에 잘 뚫리지 않으니까 힘도 많이 들었다.). 이 날의 시합은 예선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4부로 참가한 홍성욱(11, 25대 회장)은 - 5부로 참가했어야 하는데 - 안타깝게도 전패로 탈락을 하고 말았고(그런데, 기쁜 소식 하나. 성욱이가 건국대 의전에 들어갔다는 것. 축하 축하), 지방에 있어서 참석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던 임호균(05, 1부로 침)과 현재 에이스 자리를 위협받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명실공히 탁사의 에이스인 김영우(04, 1+로 침)는 각각 16강과 8강 전에서, 내가 예선전에서 쉽게 이겼던 이정현(5부)에게 석패하여 탈락(예선전을 끝내고 본선에 올라가기 전에 레슨을 받았다고 함. 스매싱이 좀 까다로운 스타일). 서효기(03)는 이날 갑자기 일이 생겨서 시합에 참석하지 못함.


시합 이후 후배들과 친 친선 게임에서 나는 모두 지고 말았다. 홍성욱(4알 핸디)에게 1대 3, 쉽게 생각했다가, 뒷판 숏핌플에 당함. 영우에게도 2알 핸디를 받으면 이길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1대 3으로 지고, 또 쉬운 상대라 생각해 맞잡고 치려다가 그래도 이기는 것이 낫다는 생각에 공식 핸디에 따라 2알 핸디를 받고 친 호균에게도 1대 3패(0대 3으로 질 뻔 하다가, 3세트를 16대 14인가로 이김. 뒷판 숏핌플 플레이가 더 까다로워 졌고, 포핸드에서도 예전보다 범실이 많이 줄었음). 한편으로는 나이와 체력이 원망스럽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후배들이 잘 쳐주어서 뿌듯했구나.


영우가 집에 부모님이 와 계셔서 먼저 들어가야 한다고 해서 보내고, 호균이, 성욱이와 함께 근처 고깃집에 가서, 수입 소고기와 돼지고기와 소맥을 범벅을 하고, 할증 택시를 타고 - 와 겁나는 요금 - 월계동 집으로 돌아왔구나.


다음 주에 한 번 더 도전을, 토요 리그는 1시부터이니까, 시합이 끝나고 시간이 많을 것도 같은데. 시간을 만들어서 한 번 더 참석하도록 해야 할 텐데. 허리만 버텨준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