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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이야기

2016 탁구 일지 - 4 - 1부(160706) [일산 중산탁구클럽에서, 탁신 동우회 회원들과]

by 길철현 2016. 7. 7.


오랜만에, 그래봐야 지난번 일산 모임 이후 두 달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어쨌거나, 오랜만에 일산에 들러 탁신 동우회 멤버들과 빡세게 탁구를 치고 또 김가네인지 뭐인지에서 갈비살을 뜯으면서 소맥을 거나하게 들이켰습니다(많은 운동량에도 불구하고 술에는 장사가 없는지 어제 하루 골골 거렸는데, 저녁에 고등학교 반창들을 만나 또 술자리. 이러다간 운동으로 챙긴 몸이). 탁구가 생각만큼 잘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즐거운 시간이었네요.


탁구에 앞서 먼저 카메라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내 블로그(많이들 놀러오세요)를 좀 활성화시키고, 여행을 갔을 때 좀 더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서 최근에 들어 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세상엔 좋고 비싼 카메라들이 많이 있는데, 나의 사진 기술은 초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사실은 그 좋고 비싼 카메라들이 개 발에 편자요,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일 수도 있다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인간들이 자유로울 수 없는 허영심에 나는 더욱 물들어 있어서, 현재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카메라는 소니 a7r II(바디만 3백 3십만 원 전후)입니다. 


이번에 백두산에 가는 김에 좋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현재의 내 경제 사정을 생각할 때는 턱없이 무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 저지르고 말아, 하는 생각이 정말 굴뚝 같았습니다. 그러나 프로이트가 말한 대로 현실원칙을 무시하고 쾌락원칙을 따르다가는 - 아니 굳이 프로이트가 아니라 초등학생 정도의 시견머리(?)라면 - 후회할 선택은 될 수 있는대로 자제하는 것이. 그래서 휴대에 간편한 소니 rx100m4를 용산에 가서 좀 싸게 95만원에 구입을 했습니다(32기가 메모리카드 3만 5천 원 추가요.). 


(이번 카메라 구입에는 탁신 동우회의 회원이자 사진에 일가견이 있는 서정 형이 많은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또 황남숙 탁구 클럽의 박홍기 형님도 많은 조언을 해주셨지요. 형이 특히 강조하는 것이 풀프레임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휴대의 편의성과, 가격 등을 생각해서 그냥 하이엔드로 가고 말았네요.)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전날 장마비로 엄청 풍성해졌을 연천의 재인폭포로 차를 몰았습니다. (저도 매일 노는 것은 아닙니다. 요즈음엔 거의 쉬는 날이 없었는데 - 그렇다고 아침부터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은 아니지만 - 이 날은 자체 휴일로 정했지요.) 재인폭포엔 힘찬 폭포를 구경나온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계곡 물이 그렇게까지 차오른 것은 아님에도불구하고 폭포로 내려가는 난간은 잠겨져 있어서, 난간 위에서만 폭포를 완상했지요. 


제일 명당자리에는 사진작가의 포스를 갖춘 분 - "사진작가냐?"고 직접 물어보았더니 "그냥 찍으러 다닌다"라고만 하셨습니다 -이 캐논에다 렌즈를 이것저것 교체해가면서 연신사진을 찍으시더군요. 그의 배낭에는 렌즈가 여러 개가 들어있었는데, 특이하게도 렌즈를 털모자 같은 것에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벙거지 모자를 썼음에도 얼굴이 검게 그을린 모습이, 정말 사진에 흠뻑 빠진 사람인 듯 했습니다. (그를 따라다니며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도 잠시.)

또 다른 한 사람은 거기까지 사이클을 타고 온 사이클 매니아인 듯했는데, 그 분은 재인폭포 아래의 폭호(영어로는 pothole이라고 한다고 안내판에 나와 있더군요)에서 용암이 솟구쳐 올랐다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를 해서 나를 어리둥절하게 했습니다. 한탄강으로 예전에 용암이 흘렀고, 또 이 재인폭포가 있는 한탄강의 지류 - 이 개천은 따로 이름은 없는 듯합니다 - 로도 용암이 흘러든 것은 안내판이나 그 동안 내가 보고 들은 것으로 종합해 볼 때 분명하지만, 폭포 혹은 용소에서 용암이 솟아올랐다니. 이 분 또한 나와 마찬가지로 재인폭포를 사랑하는 것은 분명한데 아무래도 상상력이 지나쳤다고 해야겠지요.


쇠뿔도 단김에 뺀다고, 돈을 투자한 만큼 좋은 사진이 나오는지 궁금해서 나는 휴대폰 카메라와, 막내 여동생에게서 얻은 삼성 카메라, 그리고 제법 거금을 투자한 rx100m4로 힘차게 떨어져 내리는 재인폭포를 찍어보았습니다. rx100m4는 사진이 깨끗하게 잘 나왔는데(지금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데, 2년이 지났지만 해상도가 꽤 높은 것이라 웬만한 사진은 다 괜찮아 보여서 잘 구분이 될는지?),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는 저도 자못 궁금합니다.




(계속)




구분이 좀 가는지 모르겠네요? 뭐 조금 더 나은 것 같기는 한데, 역시나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좀 더 사진 공부를 해야 할 듯합니다. 뭐, 이 정도면 흡족하다고 해야할 지, 서론이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탁구 이야기는 2부에 계속해야 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