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흘저수지를 끝으로 창녕을 뒤로하고 창녕IC로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올랐다. 상사호와 탐진호가 이번 여행의 주 목적지이지만 광양의 [백운저수지]에 들러 시간이 된다면 둘레길을 한 번 걸어보고 싶었다. 광양을 스쳐 지나면서 광양 시내의 이모집에 들르지 않은 것이 내심 미안했으나 나의 여행은 혼자되는 시간을 갖는 것이기에 이번에는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탁구 칠 상대가 있으면 미리 약속을 잡고, 모르는 곳이라도 찾아갔지만. 탁구는 예외). 거기다 만에 하나 이모나 이모부와 우연히도 부딪친다면 또 편의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는 핑계를 대면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도 했다.
섬진강휴게소(순천방향)에서 섬진강의 명물인 재첩과 매실이 들어간 [재첩비빔밥]으로 늦은 점심을 때우고 나온 시각은 2시경. 이때 나는 안내판을 보다가 [수어호]라는 큰 저수지를 발견하고는 다음 목적지를 그곳으로 정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카카오맵과 네이버지도 두 곳 모두에 나오지 않았다. 이 저수지는 간과할 수 있을 정도의 소류지가 아니라 왜 그런가 했더니 두 곳 모두에 수어저수지로 올라와 있었다. 예전에도 인터넷 지도에서 이 저수지를 보고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듯한데 잊어버리고 있었다. 그리고, 수어라는 이름은 포항에 있는 오어지를 떠올리게 했다.
진월IC로 빠져나온 나는 여기까지 온 김에 근처 망덕포구에도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이모집이 이렇게 지척일 줄은 몰랐지만 또 지금에 와서 갑작스럽게 연락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백운1로를 타고 달리다 우회전해서 망덕길로 들어갔다. 망덕포구는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곳인데, 바로 앞에 태인도와 [광양제철소]가 있는 금호도 등이 있어 장쾌한 바다의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또 망덕산이라는 나지막한 산은 백두대간 호남정맥이 끝나는 곳이라고 했다. 데크 길을 좀 걸으려다 날도 무덥고 해서 사진만 몇 장 찍고 그곳을 떠났다. 이모부가 광양제철에 재직하던 때 광양으로 몇 번 놀러 왔고, 그 때 언젠가 기회가 되면 태인도에도 한 번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작년 2월에 여수를 거쳐 홍도에 놀러 갔을 때 이곳을 지난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다 하동IC 쯤에서 59번 국도를 타고 섬진대교를 건너 태인도에 들어섰는데도 나는 그곳이 예전에 내가 가고 싶었던 그곳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는 그곳이 섬인지도 잘 몰랐고, 내비에는 태인동이라고 나와서 태인도인 줄 알아차리지 못했다. 차를 타고 달리다 보니 포스코광양제철소 정문이 나와서 좀 놀라긴 했지만, 지금에서야 당시의 내 경로와 이곳의 지리적 사항을 제대로 연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해안도로를 달린 다음 백운2로를 타고 선소리로 들어서자 저수지가 하나 내비에 보여 나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2016년에 조성된 이 이정저수지(안내판에는 복곡저수지라고 되어 있다)는 크지는 않으나 물이 맑고 그 빛깔도 좋았으며 저수지의 생김새도 예뻤다. 제방의 풀도 잘 깎여져 있어서 관리가 잘 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두 명의 작업자가 무슨 공사를 하고 있었다.
저수지가 있는 덕재길에서 돌아나와 백운2로를 타고 진월중학교를 지나서 달리다 또 저수지가 하나 내비에 떠 우회전하여 개천옆 차동길를 달렸다. 차사리에 있는 이 차사저수지는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1978년에 조성된 것으로 나온다. 제방과 도로를 잇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물이 많이 빠진 상태이긴 하지만 그래도 물은 맑았고, 이 저수지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곳은 호수 가장자리에 바위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는 곳이다. 물이 차면 이 바위들은 수면 아래로 모습을 감추고 마는지 그것이 자못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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