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수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인 이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된 사북, 고한은 개인적으로 몇 가지 추억이 있어서 남다르게 다가 왔다(그 중 제일 기억이 남는 것은 2001년 2월 중순 대설이 내린 날 대취한 상태로 고한의 골목길을 헤집은 것이다. 이 때의 경험을 글로 한 번 써보고 싶다). 거기다 사북 지역은 노동쟁의로 이름이 높은 곳이고, 1995년도에 내가 인상깊게 본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하다.
1988년도에 나온 최인석의 소설 [새떼]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시위주동 등의 혐의로 수배를 받고 있는 한태훈이 김기영으로 신분을 위장한 채 이곳으로 들어와 연탄 공장에 취업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영화는 그를 중심으로 다방 레지인 영숙(본명 금란)과의 사랑이 중요한 한 축을 이루고, 여기에 연탄 공장 사장의 아들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망나니짓을 일삼은 성철과 영숙의 관계, 연탄 공장에서 일하는 주변 인물들의 팍팍한 일상, 그리고 석탄 산업의 쇠락으로 폐광 절차를 밟고 있는 광산에서의 노사 갈등 등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정부는 폐광으로 타격을 입은 정선, 태백, 영월 등의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를 1998년도에 개장하였다).
이 영화의 장면 중에 전노협 결성을 둘러싼 노동자의 연행 등이 뉴스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 영화의 시간적 배경은 1988년 정도인 듯하다. 이 시기는 1987년의 6월 항쟁으로 우리 사회의 민주화가 불가역적인 정도의 성취를 이룬 다음, 그 동안 억눌려왔던 노동자들의 권리를 향한 세찬 목소리들도 봇물 터진듯이 물밀져 나오던 때였다. 박광수의 이 영화는 우리 사회의 모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폐광 지역에 숨어든 태훈의 시점으로 그 모순을 어느 정도는 까발리고 있긴 하다.
이 영화에 대해서는 "뛰어난 주제의식을 리얼리즘으로 풀어낸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민중과의 고리가 허약하며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지식인을 못 벗어난다는 평가가 공존"(KMDb)하고 있는데, 나로서는 이 영화의 입장이 후자의 평가처럼 다소 어정쩡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강하다. 이 점은 제목에서도 드러난다. [그들도 우리처럼]에서 그들이 노동자 혹은 하층 계급을 가리키고, 우리가 중산층이나 지식인을 가리킨다면 이건 노동자의 주체적 입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감독의 시각이 노동자에 대한 공감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해석은 감독의 선의를 폄하하는 것이 되겠지만 그럼에도 이 제목은 좀 혼란스럽다(박광수 감독은 1982년도에 동명의 18분짜리 단편 영화를 만든 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제목에 상당한 애착을 지니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이 제목은 오해의 소지도 있고 그 함의도 불분명하다. 나 역시도 이 부분은 좀더 생각을 해보아야 할 듯하다).
그 다음으로 이 영화에서 제대로 그 성격이 드러나지 않는 인물이 성철이다.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한 불만으로 망나니짓을 일삼으면서도 유독 태훈에게도 호의적이다. 그에게 맞고도 적극적으로 대들지 않고(경찰이 개입한 탓도 있겠으나) 오히려 나중에 경찰에게 선처를 호소하기도 하는 등 뭔가 앞뒤가 잘 맞지 않는다(이 부분은 소설을 읽어본다면 그가 안고 있는 문제와 그의 망나니짓을 좀더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영화에서는 제대로 해명이 되지 않는 느낌이다). 영화는 탄광촌 사람들의 팍팍한 현실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고, 태훈과 영숙의 사랑 이야기를 집어 넣고, 거기에 마지막 부분에서 영숙이 성철을 살해하고마는 것은 약간은 억지스러우면서도 예견된 진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결국 태훈 혼자 탄광촌을 떠나게 되는 결말은 노동자와 지식인 사이의 간극이기도 하고, 새로운 미래에 대한 모색이기도 하다(글에 그다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냥 나의 느낌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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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랜드
(생각해 볼 점)
영화 1987(2017년)
김사인 - 노동해방문학
1982년 동명의 단편영화 제작. 소매치기를 둘러싼 이야기.
(최광희 유튜브)
사회파
민중과 괴리된 지식인의 관념적 사회 운동
지식인의 삶과 민중의 삶이 적절하게 조화
고르바초프 - 페레스트로이카 (1991년 - 소련의 붕괴/ 옐친 권력 이양받음)
2001년 내가 이 지역을 찾았을 때에는 광산들은 문을 닫은지 오래 되었고 정부는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인 를 이곳에 설치하여 쇠락한 이 지역의 경기를 부양하려 하고 있었다.
사북사태(항쟁) 1980년 4월 21~24일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동원탄좌(주) 사북광업소 광부들의 총파업사건. 동원탄좌(주)의 열악한 근로조건과 노동조합의 어용성 및 유신체제의 와해로 인해 전반적으로 등장한 민주화 요구가 그 배경이 되었다.
젊은이의 양지 1995년 드라마
이문열 - 그해 겨울 영양군 -- 창수령 -- 영덕군 대진 (918번 지방도)
폐광
기영을 중심으로 영숙과 성철의 이야기
사회비판적 리얼리즘
베를린 장벽 붕괴 198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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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석 - 새떼(1988년 12월 10일)
KMDb
뛰어난 주제의식을 리얼리즘으로 풀어낸 수작이라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민중과의 고리가 허약하며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지식인을 못 벗어난다는 평가가 공존했다.
문학평론가 김사인을 모델로 함
시대가 바뀌고 있었다. 지금처럼 뚜렷하게. 포스트모더니즘이라는 새로운 철학이 유행하고 신인류가 출현했다는 호들갑스러운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불과 얼마 전까지 민주주의를 외치며 시대에 저항했던 ‘운동권들’은 갑자기 목표를 상실한 채 허둥댔다. <그들도 우리처럼>은 그 시대를 돌아보는 정직한 기록이자 절망 혹은 혼돈에 빠진 그들에게 보내는 가슴 벅찬 위로의 영화였다. 영화가 시대의 거울이라면 그 전면에 이 영화를 세워둘 수밖에 없다.(황희연 영화 칼럼니스트, 『영화천국』 61호)
이영진
사회비판적 리얼리즘 - 지식인 화자, 주인공
사회운동가인 김기영(문성근)은 시위주동 혐의로 수배중이다. 강원도의 폐광촌에 숨어들어간 기영은 한 연탄공장에 간신히 위장취업한다. 기영이 일하는 연탄공장 사장의 아들인 성철(박중훈)은 걸핏하면 주먹을 휘두르는 망나니다. 탄광촌의 다방에서 일하며 몸을 파는 영숙(심혜진)을 끼고 사는 성철은 영숙이 기영에게 호감을 품게 되자 기영이 보는 앞에서 영숙을 폭행한다. 참다 못한 기영은 성철과 싸움을 벌이고, 경찰에 끌려간 기영은 신분이 노출될 위기에 처한다. 멜로드라마의 흔한 삼각관계를 끌어왔지만, 박광수 감독은 비극으로 끝나고 마는 세 남녀의 관계를 얽힌 치정으로 묘사하지 않는다. 산업합리화조치로 탄광들이 문을 닫고, 임금체불이 잦아지자 광산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키는 영화의 배경 아래서 도드라지는 건 인물들이 지닌 고립에 대한 두려움이다.
일부 평자 - "행동하지 못하는" 지식인의 패배적인 감상
“민중과 지식인이 어떻게 하나가 될 수 있는가”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노동의 현장을 멜로적 정서로 담아낸 대중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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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영 한태훈
울려고 내가 왔던가
전노협(1990 1월 20일) 결성과 이에 따른 강제 연행 (1988년 12월 22일)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왜 나를 외면해야 했는지 외로움에 지쳐버린
탄돌이 차순이
희망에 비해 현실은 항상 초라했다
남진
날지도 못하는 새야 - 심수봉(조국을 위해 목숨을 버리고)
얄미운 사람
아 다시 못 올 흘러간 내 청춘
송영숙(이금란)
이성철 (고한 사북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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