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저수지를 재발견한 이날의 여행도 거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방어진순환도로, 마포산업로를 달려나가다 보니 내비에 [지경바위]라고 떠서 바닷가로 가보았다.
주차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차가 많았는데 도로 끝부분에 간신히 차를 세울 만한 곳이 있어서 주차를 하고는 바다로 걸어나갔다. [누리팜펜션]으로 들어갔다가 그곳의 문을 통해 지경바위 쪽으로 나아갔다. 원래는 바다 옆 희미한 길을 따라가야 하는 모양이었다. 지경바위는 주전동과 미포동의 경계를 이루는 바위라는 데서 유래한 말로 하나의 바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일군의 갯바위들을 가리키는 말인 듯하다. 바위와 바위 사이에 텐트를 치고 오붓하게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고, 명소까지는 아니라도 울산 지역 사람들에게는 좋은 휴식처인 듯했다. 무거운 다리는 이 지경바위까지 갔다오니 정말 천근만근이었다.
[주전해안길]을 따라 주전마을을 지난 다음 1027번 지방도로를 달리다, 다시 해안도로를 달렸다.
판지항에 이르렀을 때 멀리 고층건물들이 밀집해 있는 것을 보고 저곳은 어디인가 하는 궁금증이 일어서 휴대폰의 [싱글테이크]로 찍어보기도 했다. 나는 이미 울산을 많이 벗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놀랍게도 고층건물들이 있는 곳은 울산 북구의 강동동 신도시였다. 해변에는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사진을 좀 찍을까 했으나 뒤에서 차가 와서 그냥 갈 수밖에 없었다. 점심을 건너 뛰어 배도 상당히 고팠고 어딘가 식사할 데가 있으면 들어가려고 했지만 마땅한 곳이 눈에 띄지 않았다. 일단 울산을 벗어나기로 했다.
31번 국도를 타고 북쪽으로 올라가다 904번 지방도로 좌회전 한 다음 한참을 달리자 왼쪽에 저수지(입실저수지)가 하나 보였다.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저수지 제방쪽으로 가는 길은 아래 사진처럼 레일형 일종의 미닫이문으로 막혀 있었는데, 나는 실례를 무릅쓰고 문을 넘어가 저수지를 사진에 담았다. 입실저수지는 물이 많이 빠진 상태였지만 물이 맑고 주위 풍광이 좋아 사진을 찍기에 좋았다. 제방 반대편 쪽으로 일몰 광경도 사진에 담아 보았더니 제법 근사하게 나왔다(7시 15분 정도).
입실지에서 좀 내려가자 외동읍이 나왔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이자 그 이름도 처음 듣는 곳으로 읍치고는 규모가 작은 편이었으나 나는 이곳에서 저녁을 때우기로 하고, [독도 돼지국밥]이라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텔레비전에서는 루마니아와의 예선전 중계를 앞두고 3일 전에 있었던 뉴질랜드와의 경기를 하이라이트로 보여주고 있었다.
철로를 건너자 노을이 예뻐서 카메라에 담아보았지만, 생각만큼 잘 나오지는 않았다.
7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35번 국도로 갈아탄 다음 경주IC에서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구로 들어왔다. 경부고속도로에서는 중앙고속도로와 서대구IC 중 어느 것을 이용할까 망설이다가, 중간에 있는 북대구IC를 이용하는 것이 가성비가 제일 높을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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