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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관산읍, 대덕읍, (210701)[유가, 창녕, 광양, 순천, 그리고 장흥(210629 - 0701 셋째 날3)]

by 길철현 2021. 12. 2.

[정말 끝나지 않을 것만(아니 끝내지 못할 것만) 같았던 여행기도 이제 종착점을 향해 간다.]

 

천관산 산행을 마친 나는 기름을 넣기 위해 관산읍으로 향했다. 머릿속에서는 여행의 마지막 여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 를 계산하면서 관산읍의 정경을 몇 장 카메라에 담았다. 

관산초등학교

관산읍에서 나와 그 다음으로 향한 곳은 지정저수지였다. 지도에는 두 개의 저수지가 좁은 물길로 연결이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중간의 다리 같은 것이 방파제라 실제로는 분리된 상태이다. 상당한 규모의 저수지이지만 간척형 저수지라 그런지 모양이 단조롭고 물도 탁해 별다른 감흥이 없다. 

마른 흙 위에 피어난 붉은 연꽃 두 송이가 색깔이 곱다
지정저수지 인근 신동리 정남진로에 위치한 신동교회
정남진 입구를 알리는 이정표
천관산 원경

이 다음부터의 여정이 좀 불분명하다. 큰 간척저수지인 삼산호는 찾아가지 않았고, 부안저수지를 찾아가려고 했는데 공사중이라 들어가는 길을 찾지 못해 포기하고 말았다. 그 다음 어은저수지(카카오맵에는 [수동제2저수지]로 올라와 있다)를 찾아갔는데 [지정저수지]와 마찬가지로 실망스러운 곳이었다. 제방으로 올라서는 길도 나있지 않았고 저수지 자체도 수초들이 지저분하게 떠있는 데다가 물빛마저 탁했다. 오른쪽으로 멀리 [정남진전망대]가 보인다. 

관흥지는 어은지와 거의 맞붙어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인접해 있다. 이 저수지는 만수면적이 어림짐작으로 50ha는 넘지 않을까 할 정도로 규모가 있다. 대부분의 간척형 저수지들처럼 그 모양이 직사각형으로 단조로우나 물이 그래도 맑은 편인 것이 인근의 다른 저수지들에 비해 매력적이었다. 

 

이 인근에는 간척형 저수지가 연이어 있는데 그 다음은 포항지였다. 수초가 떠 있는 것이 지저분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천관산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나름 운치가 있었다. 

23번 국도에서 819번 지방도로 우회전하자 대덕읍 시내가 나왔다. 이 때 시각이 12시 40분 경, 점심을 먹을 때가 되었다. 

원형경기장을 연상시키는 대덕시장의 모습이 흥미롭다

나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워 두고 읍내 구경도 할 겸 식당을 찾을 겸 거리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길목집]이라는 작은 식당으로 들어갔는데 점심 시간이 약간 지나긴 했으나 손님이 하나도 없어서 음식이 맛이 없지는 않을까 약간 걱정이 되었다. 무난한 김치찌개를 시켰는데, 연세가 있으신 데다 어딘가 편찮아 보이는 할머니가 8천 원짜리 김치찌개에 고기를 얼마나 많이 넣었는지 미안할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갈증도 나고 해서 맥주를 하나 시켜 3분의 2정도를 마셨다.  

대덕읍 읍내를 떠나 내비에 뜬 연지(청교)저수지를 향해 출발했다. 산정구평길을 따라 저수지로 나아가니 왼쪽으로 구평마을이 있었고, 오른쪽으로는 천관산이 암산으로서의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오른쪽의 암봉의 이름이 무엇인지?  

천관산 서쪽 사면에 위치한 연지(청교)저수지는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로 규모도 제법 크다(만수면적 25헥타르)

연지저수지 인근에는 규모가 좀 작은 산정저수지가 있었는데, 물이 맑고 주변 산들과 잘 조화를 이루어 제법 운치가 있다. 1969년에 조성된 저수지이니 연륜도 있는 편이다. 

저수지 바로 아래 마을에 있는 보호수
회복의 교회, 그 이름도 색깔도 흥미롭다.

819번 지방도 대대로를 따라 달렸다.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지인으로부터 대구에 놀러오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이 아마도 이 부근을 지날 때 쯤이었을 것이다. 저녁에 만나 탁구도 한 게임하고 술도 한 잔 하려면 이제는 서서히 돌아가야 할 듯했다. 

대대로를 내려서자 멀리 강진만이 눈에 들어왔다. 

장흥군에는 부산면이, 강진군에는 대구면이 

방향 감각도 정확하지 않은 가운데 23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보니 [고바우전망대]가 나왔다. 노을이 아름답다고 하는 이곳에서 강진만의 바다를 몇 장 담아 보았다. 

시간 관계로 들르고 싶은 저수지들을 뒤로 하고 2번 국도를 타고 달리다 남해고속도로 장흥IC로 들어와 집으로 귀환했다. 이 남해안 고속도로가 순천에서 한 번 끊어지기 때문에 국도로 나왔다가 들어가야 했다. 나는 내가 길을 잘못들었는가 했으나 이후 8월에 진도로 갔을 때도 똑같은 경험을 했다. 

 

섬진강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휴게소 밖으로 나와 사진도 몇 장 찍고, 포장된 재첩국도 샀는데 맛은 별로였다.

대구로 들어오기 직전 달성IC를 지났을 때쯤 차가 밀리고 반대편 차선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았다. 차량 화재가 발생하였던 것인데, 불길은 맹렬하게 차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 

장흥군을 중심으로 한 2박 3일의 여행은 이렇게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