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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슬픔 -- 수반의 무우꽃 -- 박순옥

by 길철현 2022. 3. 9.

밑동 잘려 나간 채

무우꽃이 핀다

잠깐의 휴식으로 지기 위해

 

흙이 아니어도 일구어지는

미동의 뿌리

잠들지 못하는 수반

 

한며칠

말갛게 비치는

빈혈로 서서

 

채마밭에서나 피어날

꽃이 핀다

감미로운 이름으로 지기 위해

 

 

 

수반 : 바닥이 얕고 평평한, 사기로 만든 네모난 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