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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이야기/고흐 시편

설경 -- 고호의 <자화상>에게 -- 이제하

by 길철현 2022. 3. 9.


지금 우리들이 보는 것은, 머리처럼 뜯겨서

피도 없이 겹쌓이는 백의

쥐죽은 듯한 저 종소리뿐이다



그대 몫에서 그만큼만

떼내라, 그리고

배고픈 귀는 내 쪽으로

돌려다오



그 한치 높이의

천상에서는

귀신같은 여뀌풀도

뻗고 있다, 그것도

잘라내라, 그리고



쓸쓸한 귀만은 내 쪽으로

돌려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