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절의 이야기 1
--뒷산
어릴 적, 꿈만 같았던 어릴 적
코흘리개 동무들과 뛰놀던
우리들의 산을 이제 홀로 오르네.
동네엔 아는 얼굴 하나 없고
함께 놀던 동무들 뿔뿔이 흩어졌어도
산은 산, 아직 남아 숨 쉬네.
중턱까지 새집들 지어지고 학교도 생겨
상처 입은 몸이지만
버리고 떠난 옛 친굴 다정스레 맞아준다.
낯선이들은 알까?
왕자처럼 뛰놀던 이 언덕,
바위 밑에 아로새긴 비밀들을
무거운 발걸음 옮기면
혼자라도 홀로라도 지키리라는
산의 목소리 들려올 것만 같은데
지나가 버린 시절은 다시 올 수 없으니. . . .
(8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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