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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잃어버린 시절의 이야기 1 -- 뒷산

by 길철현 2022. 6. 10.

잃어버린 시절의 이야기 1

                                      --뒷산

 

어릴 적, 꿈만 같았던 어릴 적

코흘리개 동무들과 뛰놀던

우리들의 산을 이제 홀로 오르네.

 

동네엔 아는 얼굴 하나 없고

함께 놀던 동무들 뿔뿔이 흩어졌어도

산은 산, 아직 남아 숨 쉬네.

 

중턱까지 새집들 지어지고 학교도 생겨

상처 입은 몸이지만

버리고 떠난 옛 친굴 다정스레 맞아준다.

 

낯선이들은 알까?

왕자처럼 뛰놀던 이 언덕,

바위 밑에 아로새긴 비밀들을

 

무거운 발걸음 옮기면

혼자라도 홀로라도 지키리라는

산의 목소리 들려올 것만 같은데

지나가 버린 시절은 다시 올 수 없으니. . . .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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