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작가인 한스 헬무트 키르스트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인데, 2차세계대전의 전개라는 한 축과 그 가운데 벌어진 살인 사건을 추적한다는 한 축이 맞물려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독일군 전체를 악으로 보는 시각이 아니라, 독일군 내에도 히틀러의 반인륜적인 정책에 맞서 그를 암살하려는 시도(발키리)도 있었음을 보여주어, 양심적인 독일군과 탄츠 장군(피터 오툴)과 같은 광기에 휩싸인 독일군으로 양분하려한다. 작가 자신의 양심의 가책에 따른 자기 변론의 성격을 지닌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렇다고 해도 독일이 저지른 크나큰 죄악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쟁이라는 엄청난 살상의 상황에서 창녀를 살해하는 범죄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소한 죽음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그 범인을 추적하여(그 때문에 그라우 대령(오마 샤리프)은 탄츠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결국 스스로 자살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이 영화는 큰 무리없이 엮어내고 있다. 탄츠의 이상 심리는 영화의 특성상 소설에서만큼 세세하게 그려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전쟁의 광기와 한 인간의 광기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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