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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밖의영상들

한산, 용의 출현 - 김한민(2022) CGV 김천, 익산

by 길철현 2022. 8. 12.

[명량]이 좋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이순신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 덧붙이자면 왜장이 실감나게 그려졌다는 것이다(류승룡이 맡았던 역할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8년만이 돌아온 이순신은 주인공이 최민식에서 박해일로 바뀌었고, 시간도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작품에서도 해전 장면을 실감나게 그려내 관객들의 찬사를 자아냈지만, 나로서는 이번에도 역시 와키자키(변요한)라는 일본 왜장 역할을 실감나게 그려낸 것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거기다 항왜 역할을 맡은 배우도 인상이 깊다.

 

임진왜란 당시 우리 조상들이 어떻게 항전했는지는 잘 알 수 없으나(평양성의 경우 백성들이 약탈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영화에 묘사된 것처럼 한마음으로 의를 위해 싸운 것은 아니더라도, 이순신이라는 걸출한 제독이 없었더라면 동북아의 역사는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달랐을 것이라는 건 분명하다.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는 대의가 실제 역사에서 차지할 위치는 특히 전근대의 경우에 거의 없다고 할 것이나 적어도 영화 내에서는 그것이 공허한 울림으로 다가오지만은 않는다는 점도 흥미롭다. 

 

손현주도 이순신을 돋보이게 하는 인물로서의 원균의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