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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래드, 조지프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Twixt Land and Sea) - 조지프 콘래드(Joseph Conrad)[1912 - 다섯 번 째 단편집]

by 길철현 2016. 9. 5.



1. A Smile of Fortune

(38) a lonely pair of castaways

(55) Her insulting taciturnity was enough sometimes to make one gnash one's teeth with rage.

(71) I felt in my heart everything in our life is common, short, and empty; that it is in seeking the unknown in our sensations that we discover how mediocre are our attempts and how soon defeated.

(73) her tragic loneliness of a hopeless castaway


이 작품은 콘래드의 개인적 체험에서 그 소재를 따온 것인데, 그 개인적 체험이라는 것이 그의 사랑의 실패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리고 매우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이 Mauritius라는 섬을 방문하여 청혼을 한 대상이 Eugenie라는 여인이었는데, 그녀는 이미 약혼한 상태여서 그의 청혼을 받아들일 여지가 없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가 영국에 와서 청혼한 여인의 이름도 Eugenie였고, 그녀 역시 약혼한 상태였다. (이 사실은 나로서는 대단히 흥미롭고 우연의 일치치고는 너무나도 놀라운 사실이다.)


소설의 내용은 이 사랑과는 달리 Alice라는 외톨이(Outcast) 여인과 젊은 선장과의 짧은 만남과 감정의 교차인데, 이런 여인이 실제로 있었던 모양이다(205 참조).


콘래드 소설에는 이 소설에 나오는 Alice같은 사회적으로 추방된 인물이 여럿 나온다. Falk의 선장 질녀, Chance의 여주인공, Victory의 여주인공 등등. 이 소설에서는 선장 자신의 입장도 명시적으로 이야기되고 있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사회적으로 추방된 혹은 외톨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러한 인물들은 모두 콘래드 자신이 처한 입장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강렬한 흡인력을 지닌 인물이지만(자신과의 동질성 때문에) 그 흡인성은 대체로 파국을 맞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끝까지 가지 않고 이별로 매듭을 짓고 있다.



2. The Secret Sharer [1910]

(83) my position was that of the only stranger on board. (96 다시 나옴)

(89) I've killed a man

(89) My double

(109) Before I left the cabin our eyes met - the eyes of the only two strangers on board.

(123) to be a fugitive and a vagabond on the earth


콘래드 후기 단편 중 뛰어난 작품으로 여겨지는 이 작품을 나는 꽤 오래전에 읽었었다. 그 때도 영어 원문으로 읽었던 듯한데, 영어 실력이 미치지 못해서 작품을 이해하기도 어려웠고, 번역을 봐도 번역도 시원치 않았다.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이 두 사람의 관계라는 핵심 부분이었던 듯한데 이번에 읽을 때는 이 작품에 대한 신비한 느낌은 많이 가셨다.


살인(혹은 사고로 사람을 죽임)을 저지른 뒤 자신의 배에서 탈출한 선원을 선장인 화자가 자신의 방에 숨겨주고 결국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그가 섬으로 탈출하는 것까지 도와준다는 단순한 줄거리의 이 작품은, 자신을 살인자와 동일시하고 자신의 분신으로 여기고 있는 데에서 잘 드러나듯이 화자의 내면에 있는 죄의식이나 추방자 혹은 이방인의 느낌을 잘 보여준 것이다.


(이것은 프로이트적으로 푼다면 아버지를 살해하고 싶다는 무의식과 그것에 따르는 죄책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 이론의 적용 가능성의 범위, 타당성 등을 잘 고찰해야 한다.)


3. Freya on the Seven Isles

(138) It was only when Jasper and Heemskirk were together at the bungalow, as it happened now and then, that she felt the strain, and even then it was not for everybody to see.

(157) Freya와 Allen이 서로 애무하는 장면

(166) But from suspecting to seeing - seeing, you understand - there's an enormous difference. [Heemskirk가 두 사람의 애정 행위를 봄. 부모의 성행위 장면을 보는 것]

(168) The indignity of the blow, the rage of baffled purpose, the ridicule of the exposure, and the impossibility of revenge maddened him to a point when he simply felt he must howl with fury.

(194) So this was how a perfidious destiny took advantage of a generous impulse!


이 꽤 긴 단편은 한 쌍의 연인(Freya Nielson & Jasper Allen)이 질투심에 눈이 먼 인물 Heemskirk에 의해 깨어지는 것, 특히 남자 연인이 죽음에까지 이르게 되는 콘래드 소설에서 계속 변주되는 이야기의 한편이다. Jasper와 Freya가 서로를 애무하는 장면을 Heemskirk가 보았다는 것을, Freya가 Jasper에게 이야기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파멸에 일조를 한다는 것은 [The Rescue]에서 다시 반복된다. 그리고 Heemskirk는 콘래드 소설에 등장하는 전형적인 악인이자 사랑을 파괴하는 그런 인물이다(Victory에 나오는 솜버그?와 유사한 인물).

또 한 명의 흥미로운 인물은 Scultz라는 도벽이 있는 인물인데, Jasper의 선의가 자신의 파멸로 이어진다는 것 - 슐츠가 재스퍼의 배에 있는 총기를 팔아먹어, 재스퍼는 무기 밀매 혐의로 헴스커크에 의해 고소된다 - 또한 콘래드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흥미로운 작품이지만 그 흥미를 넘어서는 깊이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말레이 반도 부근을 배경으로 한 작품.

 해주지 않았다는 것이





[제사(Epithet)]


Life is a tragic folly

Let us laugh and jolly

Away with melancholy

Bring me a branch of holly

Life is a tragic folly.

                        A. Symons



삶은 비극적인 어리석음

우울은 떨쳐버리고

웃고 즐겁게 보내야죠

호랑가시나무 가지를 가져오오

삶은 비극적인 어리석음

                      A. 사이먼즈 (길철현 옮김)



- 조지프 콘래드가 자신의 다섯 번 째 단편집인 [육지와 바다 사이에서]('Twixt Land and Sea)의 제사로 차용한 시. 아서 사이먼즈는 "상징주의"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평론가이기도 한데, 단순한 이 시는 세기말적인 허무주의나 비관주의를 담고 있다. 콘래드가 이 시를 자신의 작품의 제사로 차용한 것은, 자신의 두 번째 장편 소설인 [섬들의 추방자]의 제사로 스페인의 극작가인 칼데론(Calderon)의 희곡에 나오는 대사인 "인간의 가장 큰 범죄는 태어났다는 것이지요"를 차용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신의 비관적인 세계관과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리라. 4행에서 호랑가시나무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일단은 운율과 관련지어서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그 나무가 지니는 내포는 잘 알기 힘들다. 삶의 미적인 부분이나 작은 의미 등이 담길 수 있는 부분인데 크게 부각되지는 못한다(호랑가시나무는 크리스마스 트리로 많이 이용된다).  


<제사에 대한 설명과 생각들>


(제 글에 답글을 쓰는 것이 조금 우습기도 한데, 몇 가지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글이 좀 길어질 듯해서.)


아서 사이먼즈가 아주 유명한 시인은 아니더라도, 왜 이 시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없을까 하는 점이 다소 의아했는데, 좀 더 조사를 하다가 이 짧은 글이 운문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원래부터 있던 작품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지프 콘래드의 나이 어린 부인인 제시가 콘래드가 죽고 난 뒤에 낸 [Joseph Conrad and His Circle]이라는 책에 보니까, 콘래드와 사이먼즈가 꽤 친한 사이였고(사이먼즈가 여덟 살 정도 어립니다), 콘래드가 단편집을 낼 때 [사이먼즈가] 이 글을 보내자 콘래드가 크게 기뻐했다고 나오네요. (I recall my husband's pleasure when Arthur Symons sent him the following lines as a motto for the book, 'Twixt Land and Sea. 178)


처음에 글을 올릴 때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올려서, holly라는 나무가 갖는 내포 내지는 함의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좀 더 조사를 해보고 생각을 정리해 봅니다.


holly가 갖는 그 첫 번째 중요성은 각운(end rhyme)과 관련된 소리 때문이라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명료합니다. 이 나무가 갖는 상징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는데, 서양에서는 이 나무가 고대 로마 때부터 신화적으로 또 종교적으로 상당히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네요. (저니 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예수님이 쓴 가시면류관이 이 나무였다는 설도 전해 오고, 또 겨울에도 푸른 이 나무의 잎과 작고 빨간 열매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는데 빠지지 않은 단골 손님이고, 크리스마스 트리 자체로도 서양에서는 많이 사용되는 모양입니다. 넓은 의미에서 이 나무는 대체로 평화나, 기쁨, 행운 등과  연관이 되는 듯합니다.


그렇다고 본다면 이 시에서의 holly는 흐름상 즐거움이나 행운 등과 자연스럽게 연결을 시킬 수 있겠지요. 다른 한편으로 예수의 가시면류관을 생각해 본다면(이것은 흐름이나 이미지적인 측면에서는 개연성이 좀 떨어지긴 하지만) '비극적인 어리석은 짓'에 지나지 않은 우리 삶을 '오히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겠다'라는 면도 없지 않을 듯합니다.


우리 나라의 호랑가시나무('호랑이가 등을 긁는 나무' 라는 데서 이름이 왔다는 군요)는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라 그런지 관련된 이야기가 많지는 않은데, 이성복이라는 시인의 "호랑가시나무의 기억"이라는 시가 문득 떠올라 다시 읽어 보았는데, 호랑가시나무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시는 아니지만 어쨌든 아릅답네요.




[symbol]

Holly is a religious symbol in many parts of the world. Ancient Romans associated it with their sun god, Saturn, whilst Celtic lore believe it represents the eighth month of the Tree Calendar.



In Celtic mythology, the Holly King ruled from summer to winter solstice, representing the darker half of the year. Ancient Celts decorated their homes with the brightness of holly berries, believing it to be a symbol of luck. Others believe holly leaves to represent the thorns of Jesus's crown and the berries to represent his blood. In Scandinavia, holly is called Christ's Thorn. Ancient druids considered this a sacred tree of witchcraft.


[origin]

To avoid persecution during the Roman pagan festival of Saturnalis, the early Christians decked their homes with Saturnalia holly. As Christian numbers increased and their customs prevailed, holly and mistletoe lost their pagan associations and became symbols of Christmas.

Holly was the sacred plant of Saturn and was used at the Roman Saturnalia festival to honor him. Romans gave one another holly wreaths and carried them about decorating images of Saturn with it. Centuries later, in December, while other Romans continued their pagan worship, Christians celebrated the birth of Jesus . To avoid persecution, they decked their homes with Saturnalia holly. As Christian numbers increased and their customs prevailed, holly lost its pagan association and became a symbol of Christmas.

***

The Druids believed that holly, with its shiny leaves and red berries stayed green to keep the earth beautiful when the sacred oak lost it leaves. They wore sprigs of holly in their hair when they went into the forest to watch their priests cut the sacred mistletoe.

The plant has come to stand for peace and joy, people often settle arguments under a holly tree. Holly is believed to frighten off witches and protect the home from thunder and lightning. In West England it is said sprigs of holly around a young girl's bed on Christmas Eve are suppose to keep away mischievous little goblins. In Germany, a piece that has been used in church decorations is regarded as a charm against lightning. In England, British farmers put sprigs of holly on their beehives. on the first Christmas, they believed, the bees hummed in honor of the Christ Child. The English also mention the "he holly and the she holly" as being the determining factor in who will rule the household in the following year, the "she holly" having smooth leaves and the "he holly" having prickly ones. Other beliefs included putting a sprig of holly on the bedpost to bring sweet dreams and making a tonic from holly to cure a cough. All of these references give light to "decking the halls with boughs of holly."